괴물 회사원이 되어버린 내 친구...
오늘 4년 만에, 2019년 2월에 석사를 같이 졸업했던 친구를 만났다.
신기하게도 친구는 4년 동안 나와 거의 똑같은 커리어를 밟고 있었다. 나는 3년 동안 다니던 AI 직무 관련 대기업을 퇴사하고 4명 규모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입사하였다가 6개월 만에 폐업, 올해 50명 규모의 새로운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비교적 안정적이고 즐거운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친구도 석사를 졸업하자마자 AI 직무 관련 중견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성장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소규모 스타트업에 입사하였으나 8개월 만에 폐업. 다시 50~100명 규모의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현재는 리드 개발자로 팀원들과 함께 즐기면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친구는 바쁠 때는 일주일에 100시간, 평소에도 최소 80시간은 코딩을 해왔다고 했다. 이렇게 일하면서도 피곤하고 지치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고, 회사 내에서도 모두에게 인정받는 개발자가 되었다고 한다.
친구를 주 100시간 일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친구 역시 성장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본인과 마음 맞는 동료와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인정받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것 같았다.
친구는 3년 전에 서점에서 자기 계발서를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미라클 모닝"이었다는 걸 깨닫고 바로 다음날부터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빡세게 한 후에 또 일을 열심히 하다가 퇴근하여 밤 9시 30분에 잠이 드는 삶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3년 동안이나 하고 있으니, 어떤 일을 했든 성공했을 거다.
나도 예전 대기업 다닐 때보다는 야근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내 성장을 위해 일하고 공부하는 게 재밌기 때문이다. 나는 주 50시간 정도 일하니까 친구에 비하면 많이 일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합리화 할 때가 많다. 사무실에 나 혼자 남아있을 때면 '성장도 좋지만 내가 너무 무리하나..? 이렇게 일하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내 친구는 3년 동안 주 80시간 넘게 일하고 있는데 누구보다 건강하고 생기가 넘쳐 보였다.
'야근을 좀 더 줄여야 하나'라고 타협하고 합리화하려던 차에 누구보다 재밌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친구를 만나서 업무 시간의 한계치에 대한 내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단순히 '업무 시간만 늘리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하고 그럴 바에 차라리 칼퇴근하고 쉬고 잠자는 게 낫다는 거에 100% 동의했다. 친구처럼 주 80시간 까지는 아니지만 주 60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적극적으로 휴식도 취하는 나만의 페이스를 루틴으로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