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책, 얇아져 가는 지갑 두께

'사실 지갑은 두꺼웠던 적이 없었다.'

by 감성의사 김동훈

이런 바보 같은!

낭비하지 말자, 아직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다 못 봤잖아!

'아니야 책 사는데 돈 아끼지 말기로 했잖아!'


또 사버린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作

책이 내 손에 들리는 데는 5분 남짓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부산 동쪽의 기장 여름바다의 푸근하게 넘실거리는 파도와 그 경계에 끼여있는 듯한 형세의 묘하고 세련된 책방은 나를 더 낭비벽 있는 인간처럼 몰아세웠다.


사실은 3권을 집었지만 양심과 타협해 두 권은 내려놓은 터였다. 그리고 시원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지만

그것도 포기했다.


2-3분간 촤르르륵 책장을 넘겨본 뒤, 같이 온 일행을 빤히 쳐다보며

"아 이건 읽어야 해,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 좋아하는 거 알지? 그리고 책을 사야.. 주차비 할인이 된다 이 말이야 이거 안 사면 손해야 맞지 맞지?"

변명은 주로 웃프게도 논리적이다.


그렇게 사두고 읽지 못한 소설, 에세이 등이 집에 10권 남짓 쌓여갔다.

구매한 책을 다 못 읽어도 가끔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 만의 정취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서재에 책이 많이 꽂혀있는 모습이 좋다는 컬트적인 성향이랄까.

열람실 귀퉁이 허름하지만 정갈하게 차려입은 노신사의 페이지 넘김과 어린아이의 그림책을 넘기는 손끝은 달라도 마음은 필시 비슷할 것이다.


그렇게 책을 구경하다가 또 책을 빌리는 것이다. 빌리는 건 공짜다.

그래도 언제나 공짜로 빌려보는 책은 두배로 즐겁다. 물론 기한을 정해두고 읽어야 한다는 건 취향이 아니지만..

은유 작가님의 <출판하는 마음> , 김성광 서점 MD님의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등등..

그렇게 이 책 저 책 살펴보며 읽다 보니 당직오프가 저물고 있다.


책 한 권 산 걸로 유달시리 난리다!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이번 주말 30만 원어치의 책 쇼핑을 했다. '반드시 읽어내리라‘ 다짐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