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위로를 핑계로 상대방의 불행을
내 삶의 원동력으로 삼는
끔찍한 행동을 일삼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오늘은 잠시 멈춤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그만큼 노력하고 있는지,
그만큼 지쳐있는 건지 가늠하는 것조차 어려운 날이다.
자기 객관화라는 말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는다.
내 아픔을 드러내면 잠깐의 달콤한 위로에 빠져
우울함을 가까이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눈을 질끈 감는다.
혹 내 그림자 한 면을 보며 나라고 여겨
내 자그마한 실수조차 '그림자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라 결부시킬까 봐 두려운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남 눈치 보며 살 것 없다지만
그 말을 꺼낸 사람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펴본다.
썩 달갑지 않은 표정을 확인하고 이내 용기를 거둔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내가 위로가 필요한 것인지
되려 채찍이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혼자 동굴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그 속에선 넘치는 자기애를 권하는 글과
끝없는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글이 힘을 겨루고 있다.
나는 글을 사랑하면서 삶이 더 복잡해졌다.
또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단 책임감에 눈을 번쩍 뜬다.
때론 의기양양하고, 때론 겸손해야 한다.
별안간 고집불통 갈팡질팡 변덕쟁이의 삶이다.
하지만 사랑하므로 밉지 않다.
결국 위로도 성찰도 채찍도
그 모든 뙤약볕과 비와 바람을 거칠 테니.
또다시 하루가 시작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