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육 펜스를 읽고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도 기꺼이
용서해 주고 싶다.
'달과 6펜스'중에서, 8쪽
'달과 육 펜스'에서 화자인 나와 찰스는 예술하는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스트릭랜드의 아내는 연극 구경을 하듯 작가들을 바라보았으며 이제 그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굳게 닫힌 그들의 세계도 방문할 수 있게 되자 자신이 정말 더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트릭랜드 아내는 자신은 예술을 즐긴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예술을 알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멀리서 연극을 구경하듯 예술가들을 주변에 두었을 뿐이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지 않았으니까요."
'달과 육 펜스' 중에서
하지만 그녀는 거리를 두고 작가들의 예술방식을 구경할 뿐 거기에 맞춰 행동하지는 않았다. 작가들의 괴팍한 도덕관도 기이한 옷차림이며 터무니없는 논리나 역설처럼 그저 재미있게 여겨졌을 뿐 그녀의 신조에는 눈곱만치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거다
"가끔 나는 어느 쪽이 더 눈부시고 놀라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위대한 그림을 닮은 삶일까, 아니면 삶을 닮은 위대한 그림일까?"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중에서, 166쪽
삶과 예술이 닮은 부분을 떠올리고 그 의미를 탐구하도록 나를 이끈 문장들을 모아보았다. 이 문장을 통해서 '내게 주어지는 일생을 어떻게 살아야 내 삶이 예술에 가까워질까?'에 관해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번뿐인 인생 이왕이면 책 읽기와 글쓰기를 키워드로 특성을 살려서 나만의 색다름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한다.
예술이 주는 해방감이 있다고 한다. 작가는 자기가 창조한 인물에 살과 뼈를 부여함으로써 다른 방식으로 방출될 수 없는 자신의 본능에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한 작가들의 만족이 하나의 해방감이라고 섬머싯 몸은 말한다.
책을 읽고 리뷰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지는 걸 느낀다. 꼭 천재여야만 예술이 주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점 하나를 찍고 거기에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부터는 예술이 아니다는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올해는 '어떻게 멋있게 살아야 할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주제를 책을 읽고 글쓰기로 정했다. 작년에도 같은 주제를 우선순위에 두었었는데 작년보다 조금만 더 강도를 올려 집중할 것이다
"작가란 글 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하여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16~17쪽
즐겁게 쓴 글이라면 미숙한 글이라도 보람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달과 육 펜스'와 같은 고전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납득이 간다. 고전 읽기를 통해서 이해하고 터득한 것을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