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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플라 Jul 30. 2024

만약에 가지지 못한 것에 끌린다면




김희주 작가의 첫 장편소설 '동경'을 읽고 독서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동경'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 하며 그것만 생각한다는 의미인데 우리는 종종 동경하는 것을 쫒아서 살고 있어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아름다움에 시선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대부분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끌림을 느껴요.  자연스럽게 갖지 못한 것에 강하게 끌리고 동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산 너머에 있는 맛있는 열매, 산 너머의 멋진 풍경, 산 너머에 있어서 접근이 어려운 것일수록 동경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고 싶은데 가질 수 없어서 눈앞에 계속 아른거리며 더더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내 경우에는 마음을 먹으면 딱 실행하는 눈부신 실행력을 가진 사람을 무척 동경해요. '어떻게 저렇게 생각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감탄하며 존경심마저도 들어요. 혹은 내게 부족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사람을 통해서 도전할 용기를 얻기도 해요. 직접 산을 오르는지는 않았지만 이미 산 정상을 정복했다고 상상하면서 기뻐하며 좋아하는 마음이 나도 해볼까나 라며 모험을 부추기는 게 아닐까요? 


가지지 못한 것에 끌린다면 그것은 성장을 원한다는 신호예요. 때로는 동경심이 나를 변화로 이끌었지만 뒤늦게 알아차릴 때도 있지만 동경하는 것을 상상만 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하면서 더 생생한 성과를 올릴 수 있으니가요. 좋아하는 것을 상상만 하는 것보다 실제로 해보는 게 더 살아있는 삶이라는 걸 깨달으며 외적으로도 성장과 함께 단단한 내면을 가질 수 있어요.       


이 소설에는 아름과 해든과 민아하는 20대와 30대의 젊은이 세 명이 등장해요. 


세 명의 젊은이들을 묶은 것은 서로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이었어요. 자신에게 없는 것에 끌리는 마음이 연대감으로 자라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어요. 상대의 좋은 점을 좋아하는 마음은 정말 귀한 마음인거 같아요. 친구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우정이기 아닐까 생각해요.



이 책에는 책점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요. 


"심심할 때 해봐. 책점을 치는 거야. 고민이 있으면 그걸 생각하면서 책에 손을 올려놓고... 아무 데나 펼치는 거야. 그리고 맨 처음 눈에 들어온 문장을 읽어. 그럼 그 문장은 네 거야. "



해든이 아름에게 심할 때 해보라며 책점 치는 방법을 알려줘요. 방법은 쉬워요. 고민이 있으면 그 걸 생각하면서 책에 손을 올려놓고 아무 데나 펼쳐서 눈에 들어온 문장을 읽는 거예요. 



아름은 걱정이나 고민이 있을 때 해든이 가르쳐 준 책점을 치곤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이렇게 고른 문장들을 메모지에 적어서 두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해요. 재미가 있을 거 같아서 따라서 해봤어요. 


"타인의 말에 불행해져서는 안 돼."


무념무상의 상태로 책을 빼서 이런 문장을 골랐네요. 똑똑한 점괘로군요. 타인의 말에 신경이 많이 쓰이고 상처를 잘 받는 편인데 책이 그러지 말래요. 의도적으로 상처주려고 하는 말이 아닌 다음에야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게 정신건강에 더 좋죠.



김화진 작가의 장편소설 '동경'을 여러 주제에 관해 사색하며 흥미있게 읽었어요. 관계, 용기, 변화를 키워드로 젊은 작가 상을 수상한 작가답게 이십 대와 삼십 대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흥미있게 풀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인물들의 속 깊은 마음과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까지 담아낸 잔잔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 마음도 빛이 나고 눈부셨어요. 이 소설을 통해서 과거라는 이름에 묻혀버린 채 소중한 가치를 알지 못했던 지나간 시간이 값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짜 꿈, 진심이 담겼던 것들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기도 했고요. 


폐허는 우연히 만들어낸 미학적 결과물이다. 그것을 일부러 아름답게 만들 수는 없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폐허를 만들지 않으며 관리하지도 않는다. 폐허는 밑으로 그리고 무더기에 가까워진다. 가장 멋진 것은 무너진 이후에도 여전히 서 있는 것들이다. 


본문 중에서, 195



새 건물이 오랜 시간을 보내면 결국에는 페허가 되는 게 자연의 이치예요. 하지만 그런 폐허를 보면서 대개는 얼굴을 찌푸리고 외면하거나 없애버리고 싶은 게 일반적인 반응이죠. 그런데 아름이 사진을 찍으면서 폐허를 우연히 만들어진 미학의 결과로 볼 수 있는 줄 아는 안목이 생겨요. 아름처럼 사물을 세심한 관찰할 수 있는 예술적인 안목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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