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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온유 Dec 19. 2023

거꾸로 생각하면 기분이 좋거든요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더 싫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될까 봐 아무것도 하기 싫다.

잘하고 싶다.

열심히 해도 잘하지 못할 바엔 대충 하고 못하는 게 낫다.

내일 혹시나 일어날 일이 두렵다.

그 일로 인해 불행해질까 봐 더 두렵다.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던 어느 때와 똑같은 날. 침대에 누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왜 나를 아프게 하는 생각들을 멈추지 못하고 매일 같은 방식으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걸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 이런 거라면 앞으로의 삶은 뻔하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감정과 생각에 주도권을 빼앗긴 삶.

나는 정말 그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그러기엔 나는 삶에 바라는 것이 너무 많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고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다. 앞장서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은 못되더라도 기울어진 시소의 균형을 맞추고 불의를 회복시키는 일에 작게나마 동참하고 싶다.

꿈은 세계평화지만 현실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넘나드는 나약한 인간. 이 괴리를 좁히기 위해 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해로운 생각이 들면, 무조건 그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운동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면 운동을 하는 거다.

발표가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모두에게 기립박수를 받는 상상을 하는 거다.

불안해서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그냥 그 불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거다.

돈이 부족할까 봐 겁이 나면 돈을 금이 아닌 똥으로 보는 거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숨이 막히면 못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얍!

두 손을 꽉 쥐고 전두엽에 온 힘을 싣는다.

이제 뇌가 하고 싶은 거 그만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다.

2023년 12월 18일

새해 계획을 세우기 조금 이르지만 그렇다고 너무 이르지도 않은 날 침대에 가만히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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