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L 코리아의 'MZ 오피스'라는 코너가 선풍적인 인기였다. 그런데 여기의 등장인물들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MZ 오피스'의 젊은 사원들은 회사에서 브이로그를 찍고, 문해력이 부족해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커피 주문이나 반찬 세팅 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야말로 같이 일하기 싫은 동료 혹은 후배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콘텐츠가 인기를 얻자, 다양한 유튜브나 SNS 크리에이터들이 MZ 세대의 생활양식, 소비 습관 등을 비꼬는 영상들을 업로드하고 있다.
회사 내 브이로그를 찍는 MZ세대, 진짜 이런 사람이 있을까?
MZ세대의 문해력 부족을 꼬집는 장면
물론 시대를 막론하고, 세대 간 갈등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활상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차이가 생기고, 이의 충돌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요즘처럼 공개적으로 특정 세대를 희화화하고 풍자하는 경우는 없었기에, 지금의 사회 모습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진다.
지금의 20대에게는 경제관념 없고, 사회생활 못하고, 일은 하지 않고 권리만 누리고 싶어한다는 최악의 낙인이 찍혀 있다. 몇몇 긍정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MZ세대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서 좋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웃어넘길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영상에 나온 부분들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MZ세대는 과거와 달리 글보다 영상을 더 많이 접한 세대이기에 문해력이 비교적 떨어지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시대에 자랐기에 공동체에서 처신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고 권리만을 요구하는 직원, 기본적인 예의조차 차리지 않는 직원 등 특정 개인의 문제를 '요즘 세대는 이렇더라' 식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어떤 플랫폼이든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새 20대들의 애환이 담긴 댓글
책 <일의 격>에서는 유능한 직원을 무능하게 만드는 방법을 5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① 상사가 유능한 직원의 능력을 의심한다. 의심하게 되면 점점 직원의 업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게 된다.
② 그러면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 의욕은 점점 감퇴한다. 그리고 그는 상사를 조금씩 불편하게 대하게 된다.
③ 상사는 이 모습을 보고 더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감독을 강화하고 더 간섭하며 더 세부적인 보고를 요청한다.
④ 직원은 점점 업무 의욕을 잃는다. 그래서 업무의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리고 상사를 더 멀리하며 때로 상사에게 반항까지 한다.
⑤ 상사는 자신의 의심이 정확했음을 확신하게 된다. “맞아. 저 녀석은 진짜 무능한 거야.” 드디어 그 직원은 무능 직원으로 전락한다.
20대들의 경험 부족을 무능력과 무례함으로 치부하고, 이래서 MZ세대는 안 된다고 핍박한다면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의 눈에는 골칫덩이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뭐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20대들도 결국 회사와 사회의 일부이고 언젠가는 이 사회의 주축이 될 것이기에, 당장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들을 믿어주고 앞에서 끌어주는 것이 인생 선배로서의 도리 아닐까? 이 글을 보는 기성세대가 있다면 20대에게 'MZ'라는 낙인을 찍지 않고 기꺼이 그들의 멘토가 되어주시길, 그리하여 그들의 사회의 건실한 일원이 될 수 있게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