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2 (105~106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5~10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논술 놀이, 입시 논술 스타일과 문답법 스타일
놀이글 프레임에 얹는 시도를 ‘단 하나의 스타일’로 거의 확정적으로 보면서도, 단순화된 형식을 통해 지식놀이의 성향을 다르게 표현하는 형식을 구상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이건 그냥 습관이다. 나는 ‘단 하나의 스타일’을 밀겠지만, 누군가는 그 스타일보다는 원래 있던 다른 방식이나 형식을 선호할 수 있으니, 수시로 관련 아이디어에 관한 브레인스토밍을 했고, 메모해 두었다. 그건 꼭 지식놀이의 지점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라 전면적이었다. 구어체 지점이든 삼행시 지점이든 가능한 모든 지점에서 아이디어가 생겼다면 그게 당장 어떤 식일지 몰라도 일단 메모하고, 필요하다면 시도했다.
그런 맥락에서 희원이-겨울락 스타일이 좌초하고, 메타픽션적-창작일지적 에세이 역시 실패했음에도 지식놀이 지점에서 그 문제 의식을 지녔다. 지나치게 어려워서는 안 되고 각 이야기나 주장이 짧게 매듭지어지면서 연결될 수 있는 스타일을 원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막연하게 구상하던 논술 놀이 역시 서랍에서 다시 꺼내 들어 본다. 원래 처음에는 입시 논술 자료를 그대로 본떠서 다양한 주제, 대학 입시를 넘어서거나 엉뚱한 주제까지 확장하여 논술 문제와 해제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성경에 관심이 있을 때는 종교적 주제에 대하여 발제하여 분류해 놓고는 언젠가는 이 형식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그 경우엔 주장의 스펙트럼을 펼치는 역할을 담당하는 지점은 제시문이었다. 논제를 제시하고 여러 제시문이 요약글이나 발췌글로 활용되는데, 이때 다양한 관점에서 같은 주제를 설명하거나 비판한다. 그것을 통해서 다양한 주장의 스펙트럼이 제시되고, 이것을 논제를 통해 조합하는 예시 답안을 최소 2~3가지 유형으로 쓴다면, 다각도로 지식놀이를 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보았다. 여기에 덧붙여 ‘해설 부문에서 제시문의 배경과 예시 답안을 설명하는’ 설정까지 수용하면 짧게 제시했지만, 꽤 효율적으로 지식놀이를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심지어 대학별로 논술 문제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니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다만 ‘입시 논술 스타일’은 정공법으로 지식놀이에만 한정했을 때 관심을 두었다. 그러다가 잠시 관심이 시들해지고 삼행시 콜라주 등에 관심을 빼앗겼는데, 다시 논술 놀이를 검토하기 위해 꺼내 들었을 때는 더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고 충돌하며 배치되는 방식이길 원했다. 콜라주된 상태가 아니라 그 형식 그대로 배치되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는 구성이길 바랐다. 그때 ‘문답법 스타일’을 떠올렸다. 예를 들어 교수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발제를 하거나 질문을 했을 때, 각자의 스타일로 그것에 대한 답을 올리라고 한다면, 어떤 이는 주장하는 글, 어떤 이는 비평하는 글, 어떤 이는 시를, 또 어떤 이는 콩트를 올려서 우회적으로 그 발제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다. 그러면 교수는 그것을 보고 몇몇을 조합하거나 방향을 다시 잡아주거나, 특정 의견에 대해 집중적으로 반응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렇게 릴레이 방식으로 질문과 답변이 꼬리를 물면서 첫 질문부터 마지막 질문까지 끝났을 때는 다양한 형식으로 각각의 질문에 답한 과정과 결과물이 쌓여 있을 것이다. 저마다 답변 자체가 완결성을 지녀야 하고, 형식은 다양하다. 지식놀이를 하지만 다각도로 지식에 접근함으로써 재미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이는 스타일을 염두에 두면서 원고 구상을 하기도 했는데, 역시 적극적으로 실행해보지는 않고 다시 서랍에 넣어 두었다. 당시에는 철저하게 ‘단 하나의 스타일’을 확립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이 형식이 ‘단 하나의 스타일’이 되기에는 부족했다. 더구나 다양한 형식이 결집하는 방식이라 여기에 놀이글 프레임을 얹기도 어려워서 ‘단 하나의 스타일’로 검토하는 길목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