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2 (117~118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17~118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뉴스픽션에 관한 단상
뉴스픽션은 하나의 잡지나 신문 형태로 발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하루 혹은 월간지의 페이크 뉴스를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으로 그 순간의 단상이나 이야기의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하고자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를 주력으로 삼지는 않아도, 단발성 기획으론 이미 많이 있었을 거 같다. 최근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터라 이러한 시도는 부정적으로 여겨질 여지는 있다. 하지만 블랙해킹에 대한 화이트해킹이라는 대척점으로 놓는다면 뉴스픽션 자체로 교육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치 NIE 교육 때처럼 미디어 교육에서 창작을 직접 해봄으로써 스스로 글쓰기 관점의 문제를 터득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몽상을 한다.
더 나아가 픽션 신문 제작 방식을 경험해 본다면, 뉴스픽션을 통해 배경을 포괄적으로 구축해 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그 자체에서 큰 줄기의 이야기가 흐름을 타다가 한순간에 엮여서 비교적 선명한 흐름을 구축하는 경험도 가능하다. 5~10매짜리 기사를 쓸 수 있는 능력으로도 콜라주처럼 연결된 그 순간의 진실이나 자기의 생각을 드러낼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형식의 기사 문체로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구축해보는 셈이다. 기사 형식이되 아이디어, 아이러니, 페이소스는 종종 건조체로도 표현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이미 증명한 바 있다. 생략된 상황에서 무미건조한 틈새로 새어 나오는 이야기도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거시적 이야기를 구축하기에 편해 보이는데, 동시에 인터뷰 기사 등으로 소시민의 이야기가 거시적 이야기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 역시 가능하다. 취재를 통해 사실을 기반으로 하되, 거기서 확장하여 픽션 신문으로 지뢰를 심듯 군데군데 뉴스픽션을 구성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초등학교 때 신문 제작 숙제를 한 경험들을 제법 했다.
뉴스픽션 스타일은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점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큰 테크닉을 요하지 않으면서 에세이 외의 다른 표현 방식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검토되는 것이기도 했다. 이미 현실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선명한 문법이 있다는 점도 장점에 속했다. 기록비평가와 시민기자의 훈련을 아우르려면 결국 기사를 써보는 것이 좋은데, 그러한 부가적인 명분으로 보아도 괜찮아 보였다. 가상 기사라면 그 확장성이 넓고. SF적일 수도 있고 미시사적일 수도 있고. 미디어 리터러시도에도 유익할 것으로 기대했다.
개인적으론 기사 안에 ‘페이크 지뢰’를 심어주면 좋을 듯하다. 그 기사를 읽어보아도 기사가 사실을 아닐 수 있다는 분명한 단서. 예를 들어 한국인데 '12만 유킷'이란 돈을 쓴다면, 갸우뚱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픽션 예시였던 ‘심장이탈증’의 뉴스픽션의 경우라면 아예 허구적 설정이라 그것에 속기란 쉽지 않다. 애초에 허구임을 드러낸다. 날짜로 페이크 지뢰를 설치할 수도 있다.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미 3024년이라고 한다면, 웬만해서는 거짓인지 헷갈릴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것을 교묘히 숨기면서, 나중에 알도록 깨닫게 하기 위해 특정 부분에서만 선명히 드러나게 함으로써, 추리소설처럼 기능하도록 페이크 지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뉴스픽션에 관한 단상은 당시에 단상에 그치고, 서랍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나중에 써먹을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 정도는 했다. 또한, 삼행시 콜라주 때 삼행시를 대신해서 뉴스픽션을 전면적으로 콜라주 재료로 활용하면서, 전체 배경과 흐름을 뉴스픽션을 잡으면 어떨까 하는 구상도 했었다. 번호글이 핵심 이야기를 도출하고 뉴스픽션이 그것과 관련된 많은 요소를 잡아주는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당시엔 삼행시는 이미 많이 창작된 상태고, 뉴스픽션은 거의 없었기에 이러한 구상은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즉, 여전히 막연하게 검토하는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