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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Nov 22. 2024

익스트림 메탈과 테크노 / 비트와 서스펜스

스타일 Part2 (123~127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23~127프레임에 해당합니다.






“사실 록에서 좀 과하게 장르 구분하는 거, 스타일로 불러도 충분할 듯한데, 조금만 다른 요소가 있으면 지나치게 세분화된 장르를 많이 두는 것 같아요. 익스트림 메탈 계열이 특히 그런 듯한데, 제 귀로는 그 음악이 그 음악 같은데 엄청나게 장르가 세분화되어 있어요. 소수 마니아 중심인데, 장르 수를 보면 메인스트림에서 엄청 흥하는 장르 같죠. 꼭 이렇게까지 장르로 이름 붙여야 하나 싶지만, 장르라는 개념을 그냥 스타일 정도로 쓰는 것이란 생각을 하면 수긍할 만하죠. 개인적으로는 그 하위 장르로 나뉘기보다는 스타일로 부르면 적당할 경우도 많은 거고요. 예를 들어 우연히 몰라도 되는 정보를 하나 알았는데, (웃음) 익스트림 메탈 계열에서 포르노그라인드라는 장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소재로 분류한 경우인데, 소재의 경우 음악적인 요소는 아니라 음악 장르의 핵심적 스타일로 보기는 어렵지만, 분명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흔하죠. 그런 분위기를 수용한다면, 소재는 외적으로 포르노가 분명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외적 스타일이면서, 어디서도 그 소재가 쓰인다는 점에서 내적 스타일로 해당 음악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거예요. 더 극악한 이미지를 준다고 해야 할까요. 심지어 제가 뽑은 노래가 좋기까지 해서 당혹스러웠죠. (웃음) 어쨌든 제 경우에는 음악 핵심적인 요소에서 공적 스타일이 충분히 차별화되지 않아도 보아서 그냥 장르의 요건을 갖추었다기보다는 익스트림 메탈이라는 하위 장르 안에서 포르노그라인드라는 스타일이 있다고 보지만, 포르노그라인드라는 장르에서 소재적 요소가 핵심 공적 스타일로 차별성을 확보하고 익스트림 메탈의 공적 스타일을 토대로 한다고 본다면, 익스트림 메탈 계열에 속한 포르노그라인드를 하위 장르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어쨌든 해당 분야 종사자가 그들만의 영역을 형성하고, 그것을 인지하고 향유하는 팬이 있고, 이론적 기반이 탄탄할수록 어떤 카테고리든 장르로 부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죠. 그게 어쩌면 주류 의견이겠죠.”






“테크노 계열에서도 그래요. 그래도 이 경우에는 비트 등으로 나누는데, 비트는 대중음악 장르를 구분하는 주요한 기준이라, 비트가 갈리면 그냥 바로 장르로 구분하는 경우도 많은 듯해요. 비트가 있다 없다는 분명히 인지하지만, 세부적으로 비트가 다양화되면서 어떻게 비트가 다른지는 일반인으로서는 구분하기가 어렵죠. 그러다 나니 구분을 남발하는 느낌도 들어요. 무슨 동네마다 장르가 있는 것 같죠. (웃음) 개인적으로는 그 경우에도 스타일로 구분해도 충분할 듯해요.

이 사례를 보다 보니, 아무래도 특징적으로 차별화된 공적 스타일이 몇 개 정도 조합되고, 안정적인 기존의 공적 스타일을 토대로 할 때에 비로소 장르 요건이 안정적으로 충족되는 것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었죠. 심한 경우는 결정적인 공적 스타일 하나가 장르를 판가름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하고요. 20세기 대중음악의 많은 장르와 유럽 고전음악을 구별하는 비트처럼요. 그냥 사견일 뿐이에요.”






◑ 한눈팔기: 비트와 서스펜스

음악적 형식으로 장르를 나누곤 하지만, 다루는 주제나 소재에 따라서 장르가 규정되기도 한다. 물론 형식적 요인이 장르를 나누는 데 유력한 기준이기는 하다. 겉으로 보이는 음악적 특징은 누구나 인지한다. 또 실내악 편성과 오케스트라 편성은 쉽게 구별할 수 있고, 보컬이 있는지 없는지도 명확히 인지된다. 대중음악과 서구 예술음악을 나눌 때에는 드럼 비트의 유무도 장르 구별의 기준이 되었다. 드럼의 전격적인 도입으로 대중음악은 비트를 중심에 두고 세분화되기도 했다. 비트 자체가 외적 스타일이었던 셈이다. 누가 들어도 드럼 비트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중음악 사이에서 비트라는 주요한 기준을 두고 세분화되면서는 비트만으로는 록음악과 재즈음악 등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언뜻 곡의 느낌이 다른 정도는 알 수 있어도 그걸 정확하게 인식하는 대중은 많지 않다. 비트에서 오프비트와 싱커페이션 기법 등으로 강세점을 다르게 주면서 박자를 쪼개기 때문에, 그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점점 비트에 기반을 두고 장르를 분류하는 전통은 견고하게 확립되었다. 이럴 때 비트는 내적 스타일이며 비트를 중시하는 대중음악에서는 여러 형식에 록 비트와 재즈 비트, 레게 비트, 테크노 비트 등등이 섞여서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내적 스타일만으로도 장르를 구분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외적인 형식만이 장르를 구분하는 유력한 기준은 아니다. 때로는 비트가 내적 스타일로 기능하면서도 그 하나만으로 장르를 구분할 근거가 될 만큼 강력하게 기능한다. 내용적 소재나 주제로 장르를 구분하는 것은 때로는 다른 형식과 장르에 걸쳐 있기도 한데, 비트가 내적 스타일로 기능할 때는 아주 선명하게 장르를 규정짓는다. 예를 들어 데스메탈의 주제가 죽음(death)이라고 할 때 죽음을 소재로 한 재즈가 있거나 영화가 있다면 그것을 한 카테고리에 묶을 수도 있지만, 대중음악에서 록 비트로 규정된 장르에서는 그냥 록으로 확실히 규정된다. 록 비트를 다른 장르에 폭넓게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대개는 록 비트를 적용하면 겉으로는 팝이나 재즈처럼 들려도 록인 셈이다. 내적 스타일로서 비트가 장르를 규정하는 영향력이 큰 것이다.


그에 비해 서스펜스는 좀 더 일반적인 내적 스타일에 가깝다. 즉 기법으로 작용하기에 여러 형식에 적용된다. 그러면서 장르를 규정할 만큼 강력하게 기능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영화나 만화나 소설에서 서스펜스는 적용될 수 있다. 또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 그리고 액션 영화나 코미디 영화에서도 서스펜스는 적용될 수 있다. 물론 더 잘 맞는 형식은 있기 마련이다. 만화나 소설보다는 영화에서 서스펜스는 극대화되고, 코미디 영화보다는 공포나 스릴러 또는 액션 영화에서 서스펜서는 더 알맞게 기능한다.

비트처럼 내적 스타일이 장르를 구분하는 핵심 스타일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 정도로 강력하게 기능하면서 각 형식에 적용되는 기법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보통은 내적 스타일보다는 외적 스타일이 장르 구분의 유력한 기준일 때 모두에게 쉽게 인지되면서 장르 규정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용의 주제나 소재로 장르를 구분할 경우 겉으로 인지되는 속성이 강해서 외적 스타일로 기능하는데, 동시에 형식이 담아내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형식에 폭넓게 적용되므로 내적 스타일의 특징도 있다고 하겠다.

비트의 경우엔 상위 장르에서는 외적 스타일로 기능하면서 비트의 유무로 음악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하위 장르로 갈수록 비트의 세분화로 대중이 인지하기 어려운 내적 스타일의 기법으로 장르를 구분하는 주요한 기준이 된다. 내적 스타일인 단조와 장조 역시 곡의 분위기를 지배하지만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강력하게 기능하지 않는 것에 비한다면, 유사하게 곡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비트는 대중음악에서 정체성에 가까운 근간이라 그런지 그 위상이 남다르다.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내고 여러 스타일을 조합하여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려는 과정, 예술가에게 재미 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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