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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언자 Oct 11. 2024

여섯째 날 - 문장력이 아닌 '의지'

타이탄의 도구들 중

사람마다 타고난 것들이 있다고 한다.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일 것이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나란할 때 그럴 것이다.


흔히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랄 때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타인에 비해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일 것이다. 보통은 잘하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 때 고민하다. 어느 정도 성인이 되면 안 할 줄 알았던 것을 아직도 하고 있다. 글쓰기는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 


이제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으로 결론 내리고 그냥 써보려고 한다. 책에서 이 문장을 발견하고 좋았다. '가장 큰 도움과 위안은,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불멸의 위대한 작가들도 매일 나처럼 진흙탕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심은 의지다. 작가를 만드는 건 문장력이 아니라 어떻게든 쓰고자 하는 의지다.' 나에게 문장력이 있는지 고민하지 않고 의지가 있는지 고민해 본다. 무수히 멈추어진 순간들이 있었다.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의지만 생각해보려 한다. 


어제 글을 올리고 많은 분들이 내 글을 보았다는 알림을 받았다.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많이 놀랐다. 구독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물론 나도 다른 분들을 구독하면서 모든 글들을 다 보지 않는다. 그래도 읽어봐 주시는 몇 분이라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무언가 새로운 감정들이 생겼다. 그리고 구독의 글자밑에 있는 숫자에 자꾸만 시선이 머물렸다. 아!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은 처음 해본다.


물론 그전에도 작가서랍에 몇 개의 글이 있었다. 다만 작가등록이 안된 상태여서 혼자만의 글쓰기였다. 어제 받은 여러 알림들에 내 글을 읽고 눌러주신 다는 생각에 새롭고 기분 좋은 울림이 생겼다. 요즈음 많이들 하는 SNS나 유튜브에서 말하는 구독, 좋아요가 이런 울림을 가져오는지 알았다. 아마 당분간은 숫자를 보지 않을까 한다. 


글을 쓰면서 나는 나에게 쓰는 일기 또는 말하기였다. 누군가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을 거라는 생각. 다만 일기장이나 공개하지 않는 곳에 쓰지 않고 이렇게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곳에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의 가능성. 누군가 읽을 수도 있다는. 그리고 욕심나는 쓰는 사람으로 변하고 싶은 마음.


초등학교 때는 방학숙제로 일기를 썼고 그 후에는 습관처럼 매년 일기장을 썼지만 어느 순간 항상 같은 생각들로 이어지고 넘어설 수 없는 답답함에 멈추었다 다시 하기를 반복하였다. 나에게 글쓰기가 그랬다. 그 답답함을 멈춤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벗어나야 했다는 것을. 같은 선택으로 같은 결과만 가져왔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과정으로 다른 결과를 얻고 싶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함. 나는 그 순간을 아직 경험하지 않았다. 의지로 꾸준히. 그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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