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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언자 Oct 12. 2024

일곱째 날 - 이름의 부담감

예언자란 이름으로

예언자라는 이름이 가지는 부담감이 있다. 이름의 뜻이 의미하는 것이 주는 부담감이다. 그래서 이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고민이다. 다만 내게 있어 이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어릴 적에는 책을 사서 읽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였다. 책은 당연히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따로 용돈이라는 것을 받지 않았고 학업 관련 책들로 사기 힘든 시기라 읽기 위한 책을 서점에서 구입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였다. 물론 그래서 책은 항상 조심히 다루어야 했고 책에 어떠한 표시 내지는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내가 책을 돈을 주고 산 것이 언제가 처음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처음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이나 줄을 긋는 행위를 한 것이 예언자라는 책을 구입한 이후이다. 온전히 나만의 책이 된 것이다. 물론 다른 의미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볼 기회를 없애는 행위이기도 하겠지만 그때의 그 행복감은 아직 생생하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가끔씩 다시 읽는다. 그 속에서 나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책 이후에도 책에 표시하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요즈음 서평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고 하나의 일이라 생각하니 그 접근이 쉬었다. 일을 목적으로 할 때 허용되는 내 마음의 변화였다. 지금은 그 표시들을 정리하며 서평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1년 정도 지나가니 서평의 목적이 아닌 따로 구입한 책들도 밑줄이나 현광펜이용 등 자유롭게 하고 있다. 이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는지. 어릴 때부터 가진 책에 대한 귀중함을 간직하는 것에만 의미를 두었다. 또 다른 변화는 세상에 읽을 책이 많아 같은 책을 다시 읽기가 어려웠다. 새로운 책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고 싶고 얻고 싶었다. 지금은 본 책을 다시 본다. 얼마나 많이 읽는가가 아닌 그 글 속에서 내가 무엇을 보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닉네임 또는 아이디라는 것을 만들어야 할 때 내가 생각한 이름이 예언자였다. 항상 이름을 사용하다가 인터넷을 시작하면서  본명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할 수 있어 어떤 이름을 사용할지 고민할 때 바로 생각난 이름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이 이름은 다양한 형태로 지금까지 인터넷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내 글을 올리는 이곳에서 잠시 멈칫하였다. 이곳은 글에서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는 곳이니 예언자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 질지 걱정스러움이 있다. 


나에게 오랫동안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책이라는 의미가 첫째이지만 그런 추억이 없는 분들에게 이 이름은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앞으로 나의 다양한 글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 시작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면 이곳이 이름의 의미가  더 잘 이해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단어 이면의 뜻을 찾고 다양한 의미를 나눌 수 있는 곳.


브런치에서 다양한 글들을 만나고 함께 의미를 찾아가는 그런 꿈을 꾼다. 그래서 예언자라는 단어도 더 풍성한 뜻을 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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