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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맨 Jul 12. 2024

영화<사랑할땐 누구나 최악이된다> :과연,그렇다.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독특한 제목의 이 영화를 보았다.최근 만족감을 주는 영화가 정말 없었는데,잘봤다는 생각을 했다.노르웨이 영화다.


감독: 요아킴 트리에 
배우: 레나테 레인스베, 안데스 다니엘슨 리, 할버트 노르드룸
장르: 드라마, 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8분
개봉: 2022.8.25(현재 넷플릭스 스트리밍중) 



영화의 구성은 프롤로그, 12개의 챕터, 에필로그로 이뤄져 있다.

주인공  율리에는 의대를 진학했다 그만두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다시 사진작가로 진로를 바꾼다. 율리에는 어느 파티에 갔다가 만화가 악셀을 만나는데,그는 40대 중반의 나이로 율리에와 10살이상 차이가 난다. 

인생의 한 챕터를 넘긴 악셀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어 하지만 율리에는 그런 삶에 관심이 없다.성공한 악셀 옆에서 율리에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악셀이 일에 몰두할수록 더욱 그렇다. 



난 내 삶의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 악셀에게 율리에 



그 때쯤 초대받지 않은 파티장에 들어간 율리에는 또래의 남자 에이빈드를 만나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다정한 에이빈드는 엉뚱하게 행동하는 여친에게도 잘 맞춰주는 착하고 무난한 남자다.결국 율리에는 악셀을 떠나 에이빈드에게로 간다.


너랑 있으면 완전한 내가 돼
        - 에이빈드에게 율리에  

                                                    


악셀과는 달리 에이빈드와 있으면 율리에는 '자기자신'으로 빛날 수 있었다.하지만,악셀과 사귈때 정신적으로 풍요로웠던 반면 에이빈드와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음에 좌절한다.그래서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게 언제야?!!"(이 말은 정말 심했다) 라며 상처주는 말을 퍼붓는다. 그즈음 에이빈드의 아이를 임신한다.그 사실을 에이빈드가 아닌 악셀에게 먼저 알린다.

(※이후 줄거리는 보실 분들을 위해 생략한다) 


누가 착해서도,누가 악해서도 아닌,연.애. 


이 영화의 원제는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세상에서 가장 최악인 사람)다. 

율리에가 가장 최악인 사람일까?

이기적이고 충동적으로 보이긴 하지만,연애와 이별에 있어서 누군가는 악인이 되기 십상이다.자기자 혹은 상대가 생각하기에 최악일지 몰라도 율리에는 이별을 주저없이 선택한다.

20대의 그녀는 아직 미성숙하고 불안하며 호기심이 많은 인생의 챕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아이를 원하는 악셀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는 것도 그래서다.

각자 다른 챕터 안에 놓여있기 때문이다.그것이 '타이밍'일 거다. 누가 착해서도,누가 악해서도 아니다.

호기심많고 늘 성장하고 싶은 율리에가 '큰 욕심없고 ''무난한' 에이빈드를 떠나는 것도 그렇다.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틀린게 아니다.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원제보다 한국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누구나.사랑할 땐.최.악.이 된다!. 


자기만의 방을 찾는 주인공의 성장기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눈에 띠는 장면이 있다.

엄마 집에 살다가 연애를 할 때마다 남자친구 집에 얹혀살던  율리에는 마침내 '자기만의 방'을 갖는다.더이상 누군가에게 의존적이지 않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름만 사진작가지 ,서점 알바가 주된 일이었던 율리에는 영화 현장을 찍는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다.그녀는 연기를 망쳐 속상해하는 젊은 여배우를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는다.

상처를 주고,받고,선택하고,후회하고 ,떠나고,버려지고, ....  이런 과정은 인간을 성장하게 한다.연애 상대는 때때로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러므로 연애는,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온 마음을 다해 자기를 깨트리는 과정일 것이다.율리에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악'인 나를 경험해야 '최선'으로 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한 여자가 사랑하는 이야기이자 성장하는 이야기다.   

마치 한 챕터를 넘길 때마다 짧막한 단편을 읽어가는 듯한,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연출이 산뜻하다. 


주인공 ‘율리에’역의 레나테 레인스베는 첫 주연작인 이 영화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전세계 영화제에서 22개 부문 수상, 93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좋은평을 작품이다.


연애세포가 죽은지가 언젠데...ㅎ이 영화는 내 지난 지난한 연애부터,내 인생의 챕터들,아직도 정돈되지 않은 꿈까지,나자신에 관해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했다. 꼭 한번 보셔도 좋겠다. 


내 맘대로 랭크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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