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세상을 파헤치려 하는가

조사방법

by 쏴재

# 어느 날 밤, 검색창 앞에서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노트북 화면에는 검색창이 떠 있었다.

"고래는 왜 물고기가 아니라 포유류일까?"
그 질문 하나로 시작된 검색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고래의 폐 구조
→ 포유류 진화
→ 다윈의 항해
→ 갈라파고스
→ 진화론 논쟁.

어느 순간 나는 고래 이야기를 넘어 19세기 자연사 연구를 읽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정보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무언가를 조사하고 있었다.

왜 인간은 이렇게까지 무언가를 찾아다닐까?

왜 우리는 모르는 것을 그냥 두지 못할까?

왜 사람들은 바다를 건너고 범죄를 추적하고 자연을 연구하고 과거를 발굴할까?

인간은 왜 조사하는 존재인가?


# 인간은 왜 조사하는가

심리학에서 말하는 호기심의 구조를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론이 정보 격차 이론이다. George Loewenstein 그는 인간의 호기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지만 모르는 것 사이에 간격이 생길 때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이를 정보 격차(Information Gap)라고 부른다. 퀴즈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 미스터리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 인터넷 검색이 끝없이 이어지는 이유가 모두 같은 원리다. 우리는 "조금 아는 상태"에서 가장 강하게 궁금해진다. 그래서 인간은 모르면 무시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에서도 같은 설명이 나온다.

초기 인간에게 탐구는 생존 전략이었다. 어디에 물이 있는지, 어떤 열매가 먹을 수 있는지, 어떤 동물이 위험한지 모르는 것은 위험이었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탐색하고 관찰하고 추적한다. 어떤 철학자들은 인간을 Homo Quaerens, 즉 "질문하고 찾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 세상을 넓힌 사람들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조사 방식은 무엇일까? 아마 탐험일 것이다. 지도에는 항상 빈 공간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 빈 공간을 그냥 두지 않았다. Marco Polo, Christopher Columbus, James Cook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 사람들은 단순히 여행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항로, 새로운 대륙, 새로운 문화를 조사했다. 탐험은 사실 거대한 조사 프로젝트였다. 이러한 이야기를 잘 정리한 책이 The Discoverers다.


# 탐정의 방식

조사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방식이 있다. 바로 탐정이다. 문학 속 가장 유명한 탐정은 Arthur Conan Doyle이 창조한 Sherlock Holmes다. 홈즈는 사건을 해결할 때 항상 같은 과정을 거친다. 관찰, 단서 수집, 추론, 가설, 검증. 놀랍게도 이것은 과학적 방법과 거의 같다. 홈즈는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은 보았지만 관찰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보지만 조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현대 법의학과 범죄 수사는 현장 분석, 증거 수집, 패턴 추적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 기자의 방식

조사는 개인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때로는 사회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197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로, 이 사건을 밝혀낸 사람은 두 명의 기자였다. Bob Woodward와 Carl Bernstein은 몇 년 동안 인터뷰, 문서 조사, 정보 추적을 계속했다. 그 결과 미국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다. 이 사건을 기록한 책이 All the President's Men이다. 조사는 단순한 지식 활동이 아니라 권력과 진실의 문제다.


# 자연을 조사한 사람들

조사의 또 다른 형태는 연구다.

Charles Darwin은 단 한 번의 항해 HMS Beagle로 유명해졌지만, 진화론은 그 항해에서 바로 나온 것이 아니다. 다윈은 20년 동안 화석, 동물, 식물, 지리를 조사한 끝에 On the Origin of Species를 썼다. 진화론은 단 한 번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수십 년 조사의 결과였다. 모든 조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Alexander Fleming은 실험실에서 우연히 곰팡이를 발견했다. 그 곰팡이는 세균을 죽이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페니실린이다. 현대 의학을 바꾼 이 발견은 계획된 실험이 아니라 우연한 관찰에서 시작되었다.


# 과거를 조사하는 사람들

조사는 미래뿐 아니라 과거를 향하기도 한다. 역사를 뜻하는 단어 history의 원래 의미는 "조사"다. 이 개념을 처음 체계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Herodotus다. 그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기록, 증언, 이야기를 수집했고 그 결과 역사학이 탄생했다. 과거를 조사하는 또 다른 방식은 땅을 파는 것이다. Heinrich Schliemann은 어린 시절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읽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신화라고 생각했지만 슐리만은 "정말 없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터키에서 발굴을 시작했고 결국 트로이 유적을 발견했다.


# 인간 사회를 조사하는 사람들

조사는 자연만을 향하지 않는다. 사람도 조사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학문이 인류학이다. Margaret Mead는 사모아에서 연구를 하며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인간 행동은 문화에 따라 달라질까? 그녀의 연구는 문화 상대주의라는 개념을 널리 퍼뜨렸다.


# 조사 방법

조사는 실제로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자연이나 사회를 그대로 기록하는 관찰,
사람에게 직접 묻는 인터뷰,
문서와 자료를 분석하는 기록 분석,
조건을 통제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실험,
숫자 속에서 패턴을 찾는 데이터 분석이 대표적이다.

조사의 핵심은 결국 패턴을 찾는 것이다. Gregor Mendel은 수천 번의 완두콩 교배 실험을 통해 유전 법칙을 발견했다. 조사는 항상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권력과 충돌한다. 탐사 저널리즘, 내부 고발, 부패 조사가 그 예다. 진실을 밝히는 일은 종종 위험하다. 하지만 인류 사회는 조사를 통해 더 투명해졌다.

오늘날 조사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나마 페이퍼스다. 수백 명의 기자들이 수백만 개의 문서를 데이터 분석과 국제 협력을 통해 조사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정치인과 기업의 비밀 계좌를 드러냈다. 이것이 새로운 조사 방식인 데이터 저널리즘이다.


# 정리

인간은 호기심 때문에, 생존 때문에, 진실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조사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 당신이 해볼 수 있는 작은 조사

이제 아주 작은 실험을 해보자.

오늘 하루 동안 세 가지 질문을 적어보자.
예시)
- 왜 어떤 사람은 아침형일까?
- 왜 어떤 음식은 중독성이 강할까?
- 왜 어떤 사람과는 대화가 편할까?
그리고 그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해 다음 단계를 따라가 보자.
- 관찰하기
- 자료 찾기
- 사람에게 묻기
- 기록하기
- 패턴 찾기


# 사고 관찰하기

- 다음 그림에 추가로 선을 그어서 연결한다

- 그 선을 그은 이유를 적는다. 아무거나 다 좋다. 떠오르는 모든 걸 적는다

- '조사'에 관한 나만의 마인드 맵을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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