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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강훈 Apr 28. 2024

박찬일 <밥 먹다가, 울컥>

북토크


<불금에, 울컥>


서점에서 책이야기마당이 열릴 때면 시간을 내서 참석하는 편이다. 금요일 저녁에도 책이야기마당이 열렸다. 불타는 금요일에 책이야기 마당에 참석하게 되었다. 술 약속이 없어서 불쌍한 금요일이 될 뻔했으나 진주문고가 나를 외롭게 만들지 않았다. 나의 아내는 금요일이라 술 한잔하고 들어온다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좋다. 술에 버금가는 이야기에 취할 수 있으니까 좋다. 작가의 책을 완독 하고 북이야기마당에 참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날 것의 대화.


책에서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글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하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작가의 의도와 달리 내 멋대로 해석하고 느끼기도 한다. 독자마다 해석이 다를 수는 있기에... 어느 부분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그럴 때는 작가를 만나서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이런 기회가 주어지면 행운이다.




<밥 먹다가, 울컥>


책 표지를 보면 낯익은 얼굴이다. 요리사다. 요리 칼럼 이야기인 줄 알았다. 제목만 보면 요리책인가 싶기도 하고, 밥 먹다가 울컥한 이야기 긴가 싶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 관련 서적은 아닌 것 같았다. (살 빼려고 산 것도 아니다) 사실 심심하거나 잠 안 올 때 가볍게 읽어 보려고 했던 책이었다. 구입한 지 일주일이 좀 지나 책장을 열었다. 하루 만에 다 읽고 말았다. 스물아홉 꼭지의 이야기들이 단숨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배경과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었기에 책장이 더 빠르게 넘어갔다. 이야기 속 등장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항상 부족하지만 음식이 있었고 그 음식에는 사연이 있었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그런 이야기다. 그 음식을 만나면 그 사람이 그리워지듯 나와 함께한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작가를 바라보며 느낀 부분이 있다. 글을 쓸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문창과를 중퇴한 작가의 삶은 기자를 거쳐 요리사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퇴근 후 새벽 한 시에 써 내려간 이 축축한 글들이 책이 될지라도 그는 써 내려가고 있었다. 한 손에 뜨거운 팬을 한 손에는 차가운 펜으로 음식과 글을 요리하는 박찬일 셰프의 삶을 엿보았다.


#밥먹다가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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