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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대 Jul 06. 2022

데이터 분석은 분석가의 몫이라는 흔한 착각

알면 무기, 모르면 독

올해 개인적으로 본업 외에 분석 의뢰를 받아   진행해왔습니다.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회고할 , 데이터 분석에 대한 생각을 적어봅니다.


1. 고백하자면, 그간 진행했던 건들은 자연어 처리 모델을 일부 사용하긴 했으나 대체로 기초 통계 기반으로, 고객사 현업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평소에 데이터를 들여다봤다면 충분히 수행해봄직한 수준이었습니다.


2.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생각하는 방향은 현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액션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데이터를 익숙하게 다루는 환경이 되면서 기계처럼 쿼리만 날리는 분석가는 점차 역할을 잃어가는 것입니다. 이게 더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면 아주 간단한 회귀분석을 통해서도 고도의 머신러닝 예측 분석보다 더 좋은 인사이트를 건질 수 있습니다.


3. 분석에 관심 없는 현업이 멋들어진 보고서 한 번 만들어보려고 아웃소싱 한다면, 결과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큰 임팩트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좋은 분석은 반드시 좋은 질문에서 시작되고, 좋은 질문이 부재한 테스크에서는 당연하게도 그저 그런 분석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4. 따라서 분석에 관심 있는 현업이 직접 분석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석이 꼭 r이나 python으로 멋진 알고리즘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더 자주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5. 아무래도 데이터가 무지막지한 규모로 쌓이다 보니 분석가가 여기저기 투입되지만 사실 데이터 분석이 꼭 분석가에게만 맡길 일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볼 줄 모르는 실무자가 어떤 근거로 의사결정에 대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요?


6. 아울러 데이터 분석이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환경은 모든 현업이 분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세팅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분석하느라, 해석하느라 코어 롤에 집중하지 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입니다. 그래서 현업에겐 좋은 분석 도구가 필요합니다.


7. 두물머리에서 최근 출시한 개인 맞춤형 투자 솔루션 올라떼나 테일러를 보면 이러한 의도를 정말 우아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수 추종이든 액티브든 다수를 타겟으로 설계된 펀드를 수동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투자(도메인)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매우 단순한 조작으로도 MDD와 승률을 직접 백테스팅해보고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투자를 스스로 판단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아무리 대단한 전문가가 설계한 상품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딱 맞는 솔루션일 수는 없습니다. 투자는 승률이 높아도 50%~55% 선이고, 그 안에서 결국 성향과 상황에 따라 최대 손실을 스스로 선택하고 따르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8. 이처럼 개인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최선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나 대신 판단해줄 최고의 분석가가 아니라 복잡한 프로그래밍 기술이나 통계 기술 없이 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도메인 지식만으로도 훌륭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 최적의 분석 도구입니다.


9. 같은 맥락에서 AI 자체만으로도 그러한 도구로써 훌륭한 대안이며, AI가 적용된 통합 분석 프로그램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10. 자연어 처리를 예로,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용량 한국어 코퍼스를 사전 학습한 모델이 공유되고 있으며 다운스트림으로 다양한 도메인에 대해 변환 적용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방향에 맞게 세부 도메인들에서 커스텀 가능한 분석 도구들이 등장할 것이며 저 역시 포지션을 잘 지키면서 흐름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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