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642
1초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책 <글쓰기 좋은 질문 642>에 나오는 첫 번째 질문이다. 그런데 과연 1초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망설임 혹은 엉뚱한 결단
봄날 공원에서 사뿐 날아가는 나비 바라보기
빌딩 옥상에서, 헛발 짚어 흠칫 몸의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기 -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
어두운 골목에서 연쇄 살인마와 마주치기. 어둠 속에서 그의 도끼가 번득거리며 다가온다. 검고 푸른 그것이 바로 도끼라는 걸 깨닫게 되는 시간이 평균 1초라고 한다. 아니, 그렇게 짐작된다.
폭탄 타이머 바라보기, 00:00:01
누군가에게 뺨 맞기. 타격으로 얼굴이 오른쪽으로 젖혀지며 크게 반 회전하는 시간은 슬로 모션으로 측정해도 대략 0.6초 정도 된다. 1) 왼손잡이에게 맞아 뺨이 왼쪽으로 회전할 때는 약간 더 오래 걸린다. 대략 0.7초로 측정된다. 측정 오차는 플러스마이너스 0.03초. 2) 아무튼 1초에서 그 순간을 뺀 나머지 0.3~0.4초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너무 짧기 때문이다. 단, 타격 때문에 양자 요동 현상을 목격하는 경우에는 예외이다. 우주가 무너지는 그 찰나의 순간, 당신의 시야에 잡히는, 수십억 개의 가상 입자들이 물결치며 순식간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모습은 영원한 영원처럼 아주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1) 위의 측정 결과는 키 163 cm, 몸무게 48kg의 적갈색 머리 여자에게 뺨을 맞는 경우이며, 눈을 질끈 감고 타격을 받아들이는 남자는 키 179cm, 몸무게 71kg인 초식남인 경우이다. 이 남자의 두개골 크기는 미처 기록하지 못했다. 두개골의 크기나 뺨의 분량이 회전 속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하며 이 문제는 훗날 다른 연구자들에게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 두기로 한다.
2) 오른손잡이에게 뺨을 맞는 경우와 왼손잡이에게 뺨을 맞는 경우, 각각 얼굴 회전 속도가 다르게 측정되었다는 점을 트집 잡아 측정자 혹은 글쓴이를 차별주의자로 공격하면 곤란하다. 글쓴이는 류현진 같은 왼손잡이 투수도 편견 없이 늘 좋아했다. 다만 왼손잡이 동료와 옆에 앉아 밥을 먹을 때는 상당히 불편해서 짜증스럽기도 했다.
주말과 다음 주 초에는
가족 여행 가기로 했는데
이탈리아는 못 가고 그냥 제주도 가기로 했다.
오늘은 음악과 영상으로 대신하고 다음에는 꼭 이탈리아 가야지.
출처 : 유튜브 DJ티비씨, 원방송은 JTBC <비긴어게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