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그리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영화, 보고서’ 열다섯 번째 시간.
누구나 영원을 바라지만, 이는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애티튜드를 지닌 채 정처 없이 흘러가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영화’ 보고서‘에서 살펴볼 작품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살아가는 즉,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이들 모습을 통해 유한한 삶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1997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앞두고 있는 ‘마틴’과 ‘루디’는 우연한 계기로 바다로 떠나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이들의 로드무비가 궁금하다면.
두 남자의 여정은 다소 황당스럽고 조악하기까지 하다. 부도덕하고 범법적인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그들의 기행은 행동 동기에 물음표를 내던지게 만든다. 아이러니 한 점은 그들의 여정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다는 것. 다만,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과정에 휴머니즘적인 면모가 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테킬라 한 모금을 머금고 넌지시 바다를 바라보는 두 남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이들 눈에는 더 이상 두려울 것 없는 마음속 불꽃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물론 두려움도 앞섰겠지만,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의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연한 만남으로 친구가 되고 이내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났던 이들처럼. 그렇게 인생에 다시는 없을 아름다운 여정은 뜻밖의 순간에 시작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Will You Be There?)』, 2016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과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 만일 과거의 당신을 만나 인생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스토리 짜임새가 흡입력 있었던 원작이 워낙 인상적이었던 터라 기대감이 앞섰달까. 활자 속 문어체를 어떻게 영상화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네 감성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깔끔한 각색이 돋보였다. 다만, 스토리텔링의 방식에 있어 원작에 비해 다소 늘어지고 그 깊이가 미약해 아쉬웠을 뿐.
과거를 바꾼다면 미래 즉, 지금의 현재는 이전과 변함없이 유효할까? 작은 변화로 말미암아 나를 둘러싼 수많은 관계들이 한없이 뒤틀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인생은 해피엔딩이 중요한 것이 아닌 이야기 그 자체에 있다는 말처럼, 현재 내게 주어진 시간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을 더욱 사랑하기로 다짐해 본다. 과거와 현재의 ’수현‘이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고자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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