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 비포 유』 그리고 『엘리멘탈』
다양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기에 갈등과 논쟁은 자연스레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즉, ‘포용’의 자세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와도 같다.
야침 차게 시작한 ‘영화, 보고서’가 어느덧 스무 번째 시간을 맞이했다.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제법 사랑스럽게 포착한 두 작품을 선정해 심심한 고찰을 시작하고자 한다.
『미 비포 유(Me Before You)』, 2016
이별을 준비하는 '윌', 그리고 그를 만나 최대한의 행복을 알아가는 '루이자'. 두 남녀가 함께한 수많은 시간 속에서, 이들이 느꼈을 풋풋하고 따스한 감정들을 잔잔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
취미, 취향, 가치관이 너무나 다른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스럽고 포근하다. 그렇다고 단순 로맨스 영화라 하기에는 ‘죽음’, ‘조력자살’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마냥 가볍지 만은 않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는 점. 여전히 '윌'의 선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이 또한 그가 스스로 선택한 삶의 일부이지 않을까?
인간에게 있어 평생을 고민해야 할 '인생'이라는 숙제. ‘윌’의 말처럼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있는 힘껏 그 행복을 최대한 붙잡아 보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마주하는 태도이자 의무라고. "Just live well. Just live."
『엘리멘탈(Elemental)』, 2023
네 개의 원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앰버'와 '웨이드'가 만나 만들어 가는 특별한 이야기.
일상과 접점이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낯설고 생소게 느껴지는 소재에 인격과 개성을 부여했다. 막상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보니 픽사가 픽사했구나를 무한긍정하며, 그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경이로움을. 각 원소의 특성을 조화롭게 녹여 낸 캐릭터들의 향연은 ‘엘리멘트 시티‘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낯선 땅에 적응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불 원소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동양적 소재와 굳센 기운 그 이면에는 ‘이민자’의 아픔이 내재되어 있음을. 짐짓 울컥한 감정이 솟구쳐 올랐던 것은 아마 이 때문이었으리라.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그렇게 서로에게 융화되는 ‘우리들’.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냉담한 시선을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는 사랑스러운 동화 한 편.
© 2023. 박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