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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2일 차

미슐랭맛집 예상하이부터 황푸강유람선까지

by 정은애

상쾌한 날씨와 푹신한 잠자리로 기분 좋은 아침이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들의 지인인 상해 현지인 한 분과 오늘 하루를 동행하기로 했다.

점심과 저녁을 대접받고, 현지인이 추천하는 핫 플레이스를 방문하며 딸들과 너무 행복한 상하이의 2번째 날을 보냈다.


상해 임시정부를 시작으로 신천지 거리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 르라보 카페의 에스프레소로 모닝커피를 마시고, 미슐랭맛집 예상하이에서 예약한 점심을 먹었다.

동파육과 마파두부, 베이징덕과, 연근찰밥, 오이무침, 볶음밥, 새우튀김, 칭다오 맥주!

너무 많은 요리로 점심을 배부르게 대접받았다. 해외여행 와서 현지인에게 대접을 받는 일이 나에게 있다니... 감사하고 행복했다. 아들과 함께 오지 않았지만 이 분 덕분에 함께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KakaoTalk_20250418_145857898.jpg 베이징덕! 명성만큼 기대에 부흥해 주지는 않았다. 우리의 촌스러움이겠지!

배부른 점심 탓에 우리는 난징동루를 향해 거리를 거닐어본다. 현지인처럼^^

장원거리의 골목뷰들을 만나면서 탄성과 함께 사진을 찍는데 모든 곳이 핫플이었다.

유럽의 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서울 인사동의 확장판 이라고나 할까?

유럽과 한국을 섞어 놓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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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캉루맨션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여기 왜 있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젊은 딸들과 다니려면 감수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상해에서 가장 오래된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아파트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까 궁금했다.

검색해 보니 세계 2차 대전 당시 프랑스 군함이었던 노르망디 전함을 기념하기 위해 범선모양으로 지어진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배 모양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 한국말이 서툰 동행인의 이야기를 잘 못 알아듣고 검색을 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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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라테가 맛있기로 유명한 카페인데 상하이에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라고 했더니 커피가 진짜 맛있다며 현지인도 추천을 했다.

모두가 좋아하는 커피 맛집이란 생각에 반갑고 설렌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좋아한다고 해 주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Bar안에 계시는 분.. 여성 바리스타... 복장이며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브랜드에 먹칠하는 수준이랄까! 앞치마도 없이 흐트러진 머리에 성의 없이 음료를 건네는 태도가 실망스러웠다. 어쩔 수 없는 꼰대일까? 직업병인가?

커피마니아인 엄마를 위해 딸이 고려한 카페 투어일정에 행복한 마음으로 불편함 정도는 그냥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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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들른 곳은 상하이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카페규모에 엄청 놀랐다. 전 세계에 6개밖에 없는 리저브카페인데 상하이에 있는 카페가 3번째로 크다고 한다. 카페에 칵테일바가 있는 것도 신기했다. 원두를 볶는 기계도, 1~2층을 가득 메운 사람들도 그 사이즈는 역시 대륙의 나라에 걸맞은 규모라 그저 놀랍고 너무 신기하기만 했다.

기념품으로 뭔가를 하나 사고 싶은데 망설이다가 미니컵을 하나 사서 나왔다.

내가 언제 다시 또 스타벅스 리저브카페를 와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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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쿠이지아에서 마라롱샤로 이른 저녁을 먹고 황푸강유람선을 타기 위해 이동했다.

프라하여행에서 유람선을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유람선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상하이는 나라에서 전기비용을 댄다고 했다. 화려함의 극치였다.

프라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네온빛의 방출이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약간의 차이가 느껴졌지만 그날 밤 상하이의 화려함에 눈호강, 귀호강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

상하이 빌딩을 시작으로 50여분 가량의 선상 투어는 강바람을 가르며 보여주는 와이탄의 야경이 상하이에서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나! 선상의 사람들 모두가 카메라 버튼을 연신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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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예원거리로 와서 저녁야식을 사고, 숙소에 들어와 컵라면과 맥주로 하루를 정리하며 내일 일정을 알려준다. 이렇게 계획하고 리더해 주는 큰딸의 모습이 대견하고 고맙고 사랑스럽다.


동생과 함께 예쁘게 지내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고 마음이 흐뭇했다.

오늘도 역시 바라보면서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함이 넘친다.

먼 대륙의 나라까지 와서 네온이 깜박이는 밤거리를 활보하며 이방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걷고 있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신기했다.

'이런 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건강을 허락하시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게 조건과 형편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기도가 절로 나왔다.

KakaoTalk_20250421_083037535_03.jpg 장원거리에서 한컷!

그동안 참았던 커피를 오늘 다 마신 듯!

1잔의 에스프레소, 케멕스커피,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오늘 충전한 카페인 덕분에 에너지 충만할 수 있지 않았나!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라는 것에 미리 감사한다.

딸들의 내일도 우리들의 내일도 평안하고 행복할 것을 믿고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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