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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정 Apr 10. 2024

5월의 제주를 기다리며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과 내가 좋아하는 제주에서의 하루!

4월 제주도 트레킹은 비밀의 숲이다.

우리를 제주도에 보내 줄 씨월드고속훼리 배는 새벽 1시 출발인데 우리는 10시에 여객 터미널에 집합이다.

20분 늦었다고 친구들에게 혼이 난다. 일행이 다 모여야 들어갈 수 있기 떄문이다. 혼이 나도 즐겁다.

일단 혼이 나고 여객선 사무실에 들러 시그니처 투어 모바일 스탬프를  확인 후 우리는 모두 훼리호에 승선했다.


준비한 와인과 코스트코에서 공수한 치즈와 육포로 3시간 남짓의 수다타임으로 우리의 4월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자정이 넘어 배가 목포항을 벗어나 도심의 불빛이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 우리는 침실로 들어왔다. 한잔 걸친 와인 덕분인지 머리를 대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5시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떠서 화장을 고치고 우리는 제주도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제주항에 내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의 첫 코스는 함덕 해수욕장이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우리는 일출을 본다. 밀려왔다 쓸려가는 바닷물에 시선을 놓아보며 마음의 시련을 흘려보낸다. 오늘도 역시 제주는 나를 평안으로 안아 주었다. 버스를 고 이동하면서도 앉기만 하면 눈을 감고 잠깐의 수면에 빠진다. 그만큼 제주도가 편안한 걸까.


오늘 하루 제주에서 이동 경로이다.


함덕 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뒤로 하고 비밀의 숲으로 이동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두 번째 방문하는 비밀의 숲이다. 작년에는 가을이어서 수국을 보았는데 올해는 봄이라서 수국은 잎만 보고 봄꽃의 향연에 영혼을 털리고 숲 향기에 함께 묻혀 본다. 유채꽃과 뿔냉이꽃, 튤립,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수국까지 봄바람에 너울 춤을 추는 노랑 나비의 날갯짓처럼 중년의 소녀들은  웃음꽃과 함께 숲속을 거닌다. 계절마다, 가는 곳 마다 다른 옷을 입는 제주는 변신의 술사다.

언제와도 다시 좋은 비밀의 숲이다.



민트색 봉고는 언제봐도 엣지 있다. 착즙천혜향 쥬스가 3천원 밖에....



비밀의 숲에서 우리는 아부오름으로 이동한다. 아부오름(앞오름)을 올랐다 내려와서 우리는 성산일출봉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보말 칼국수와 해물 칼국수, 보말 전복죽, 해물파전으로 아점을 먹은 뒤 카페인 충전을 위해  프릳츠컴퍼니를 찾아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까지 다녀 본 오름 중 가장 짧고 쉬운 오름이다.


핸드드립으로 코스타리카를 마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원두인데 맛이 달랐다. 내가 내리면 어떤 맛이 나올지 궁금해서 좀 비쌌지만 나는 코스타리카 원두 200g 봉투를 집어 들었다. 분쇄도를 어느 정도 해서 내리면 맛있냐고 물었더니 레시피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원두를 사면서 커피 레시피를 받아 본 적이 처음이었다.

커피 레시피는 물의 온도, 물의양과 원두량을 적은 카드에 적어주면서 알려주는 것이었다. 내가 내린 프릳츠의 코스타리카는 어떤 맛일지 너무 기대된다.


프릳츠 카페에서 바라 본 성산일출봉이다.
내가 좋아하는 코스타리카 핸드드립 커피를 엽차잔 느낌의 잔에 마시고 왔다. 그들만의 레트로 감성인듯!


오늘은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족욕 코스가 있었다. 본초 족욕이라는 곳에서 미네랄 소금과 페퍼민트 오일과 약초물로 1시간가량의 족욕을 하고 오늘 트레킹이 마무리되었다.


이런 족욕통이 집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내 발이 오늘 호강하는 날이었다.

원래 주말에 있는 트레킹 코스와는 좀 달라서 편하게 버스로 이동하는 이번 여행은 트레킹 이라기 보다는 관광에 가까운 느낌이다. 버스 기사님이 오메기떡 주문을 받고, 족욕장에서 족욕을 하면서 미네랄 소금과 오일을 팔고 하는 이런 것들이  지역의 상생 프로그램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앞으로 평일 프로그램은 참석하지 않고 주말 트레킹 상품에 참여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백양통닭에서 치킨을 주문하고 여객 터미널에서 퀵으로 받았다. 오늘은 회가 아니고 치킨이다. 우리는 승선을 한 뒤 한잔씩의 음료잔을 부딪히며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선실로 들어와 각자의 쉼을 누린다. 한 달에 한 번 제주를 만나지만 다시 또 와서 또 봐도 새로운 제주가 정말 좋다.

프릳츠의 커피도, 아부오름도, 함덕의 파도 소리도, 보말도 몇 번을 보고, 먹고 하지만 질리지 않는다.

나는 제주도가 정말 좋다.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더 많이 좋은 거 아닐까.


이번주는 일주일이 빨리 지나갈 것 같다. 오늘 받은 제주의 기운으로 남은 일주일을 즐겁게 살아내자.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있더라도 이렇게 자연을 만나 바람과 구름에 실어 보내고, 자연이 주는 새로운 힘을 받아 몸과 마음이 새로워 질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것은 시간뿐 아니라 마음도 그러한 듯하다. 흘러 흘러 어딘가에 머무를  나의 셀프를 응원한다.


다시 또 5월의 제주를 기다리며 4월의 제주와 안녕한다.



#백일백장 #책과강연 #그레이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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