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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정 May 09. 2024

아줌마들의 우정은 영원하다.

여고동창들이 만나면 일단 다음 일정부터 잡는다.

생애 첫 해외여행은 2017년이다.

터키를 시작으로 세계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고 친구 셋 이서 시작된 여행은 2021년도에 1명이 추가되어 지금은 4명 이서 다니고 있다. 코로나를 만나고 멈추었다가 작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터키, 인도, 몽골, 동유럽 3국, 포르투갈, 남 프랑스, 일본을 다녀왔다. 

2025년 이탈리아 소도시가 예약되어 있다.

회갑 여행은 산티아고로 가자고 약속하고 열심히 다리 근육을 키우고 있다. 


다리 근육을 키운다고 해서 대단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씩 제주도 올레길 트레킹을 한다. 올레길을 걷고 나면 15,000보에서 20,000보가 기본이다. 

좀 긴 코스를 가면 30,000보 까지도 걷는 날이 있기도 했다. 그리고 계단 오르기 하는 게 전부다. 

여고 동창 10명 이서 모임을 하는데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들 4명 이서 주로 여행을 다니고 가끔 시간 되는 친구들이 합류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국내 여행은 거의 10명의 친구들이 함께 움직인다. 섬 투어를 갈 때도 있고, 도시 투어를 할 때도 있다. 우리는 만나면 일단 하루 10,000보에서 20,000보를 걷는 코스다. 


중년의 아줌마들이 이렇게 씩씩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여행과 모임에 목숨을 건다. 

10명의 직업도 다양하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만나서 신나게 웃고, 맛있는 거 먹고 헤어져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만나면 다음 모임 날짜를 정하고 다음 장소를 정하고 일정이 시작된 된다. 


10명의 친구 중 2명은 아직 싱글이다. 싱글인 친구들이 있어서 우리가 더 열정적으로 모일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가야 할 나라도 많고, 가야 할  도시도 많은데 시간과 돈은 한정되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잠깐 고민도 되지만 뭐 어때. 10년 전에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게 될지 알고 산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늘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1년 뒤, 5년 뒤, 10년 뒤의 나를 만날 것이다. 

그 모습이 아픈 모습만 아니면 좋겠다.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사람,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면 미루지 말자. 

스위스, 시애틀, 오스트리아, 아프리카 등 아직 가야 할 나라들이 많다. 혼자는 못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라면 뭐든 할 수 있다. 각자가 맡은 달란트 대로 함께 하나가 되는 우리 친구들이 있어서 노년이 기대된다. 

나만 잘하면 된다. 아프지 않고, 경제적 파이프 라인이 끊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잘 살아내자고 스스로에게 뇌 새김 하면서 오늘도 잘 살아낸 나를 응원하며 친구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도한다. 기다려라. 세계 곳곳의 도시들! 


그런데 기다려 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 1월에 남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를에 가서 고흐의 카페테라스를 갔더니 폐업 상태였다. 12월까지 영업하고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깝던지! 

2023년 1월에 예약한 남 프랑스 여행이 모객이 안돼서 취소되는 바람에 우리가 고흐의 카페를 보지 못한 것이다. 작년에 왔으면 볼 수 있었을 텐데.... 


또 어떤 도시, 어떤 장소를 가게 될지 모른다. 

떠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 친구들을 위해 기도한다. 

건강과 평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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