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할머니가 된다고!
맴맴 소리가 시끄러워도 할머니 소리가 들린다. 우하하하~
지난주에 커뮤니티에서 시집을 만든다고 두 편의 시를 제출하라고 해서 쓴 詩다.
주말에 아들이 전화가 왔다.
"15일에 목포 가면 대반동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 하시게요."
"밥을 먹지 무슨 커피야?"
"아니요. 밥은 좀 그렇고 차나 한잔 해요."
'무슨 할 이야기가 있나 보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을 기다렸다.
카페에서 만난 아들내외가 봉투를 내밀었다.
"한 번 열어봐 주실래요?"
와~ 초음파 사진이었다.
1월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다고 똑띠가 보내는 카드였다. 똑띠는 태명이란다.
16주가 되었다고 한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꾹 참았다. 왜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거지?
며느리가 보여준 영상에서는 임신 소식을 듣고 펑펑 우는 아들의 영상도 있었다.
그 영상을 보고 또 눈물이 글썽이고, 집에 와서 들은 이야기로 남편도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꾹 참았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건가!
뭘 좀 먹고 올라가라고 했는데 입덧이 심해서 먹을 수 없다고 그냥 간다는 것이다. 그나마 오늘은 조각케이크를 먹을 수 있어서 먹는 며느리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 하는데!' 걱정이 되기도 했다.
광복절에 찾아온 똑띠의 소식과 함께 남편의 닫힌 빗장문도 열린 것 같아 감사하다.
먹고 싶다는 거 사주라며 남편은 아들에게 송금을 하는 눈치다. 뭐라도 해서 먹여 보내야 하는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고 아들내외의 마음은 집에 가서 편하게 쉬면서 먹고 싶은 거 먹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어둡기 전에 올라가라. 얼른 가서 쉬어라."
추석에 뵙겠다는 인사를 듣고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할수록 기분이 묘하다. 좋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이런 기분이구나....
똑띠야~ 우리 곧 만나자!
두 팔 벌려 크게 호흡한번 내 쉬어본다.
나의 꼬물이가 자라서 결혼을 하더니 이제 아빠가 된다고 한다.
아들! 너의 똑띠가 잘 자라서 너와 같은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가 지켜볼 수 있을까!
아들이 나의 가슴속으로 들어온 그날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 아들이 이제 아빠가 된다니...
"똑띠야! 우리 웃으면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