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군 Aug 21. 2020

영화 파리의 인어 리뷰

프랑스 파리에 나타난 인어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 내 목소리를 들으면 남자들은 너무 사랑하게 돼서 가슴이 터져 죽어요.

- 내 심장은 예전에 터졌어요.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요.





- 당신이 사랑을 아나요?

- 사랑을 하면 어떤데요?

- 마음이 기뻐요. 쓰리기도 하고.





- 당신이 나를 안 사랑해서 기뻐요.

- 최고로 아름다운 거절이네요.





강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나 쓰려요. 아주 많이.















프랑스 파리에 나타난 인어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아름다운 파리의 세느강. 그곳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선상위에 있는 '플라워버거'를 운영하는 '가스파르(니콜라스 뒤보셀)' 라는 남자가 있다. '서프라이저' 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몽상가들을 위한 플라워버거는 배 아래에 역사의 흐름에 따라 갈 곳 없는 첩보원이나 스파이들을 거둬들이며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면서 낭만에 죽고사는 사람들이 모이던 곳이었다. 죽은 엄마의 뒤를 이어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가스파르는 아버지 '까밀레(체키 카료)'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더이상 낭만만 쫓기 힘든 현실에 플라워버거를 배째 통채로 처분해야 한다는 생각에 완강하게 반대한다. 그러던 어느날 플라워버거 근처에서 남자들이 하나 둘 심장마비로 죽는 사건이 일어나고 가스파르는 무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플라워버거 배 근처에서 우연히 마주친 '인어(마릴린 리마 / 룰라 역)'의 다친 꼬리를 보고 병원과 집을 오가며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기로 한다.





룰라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인해 병원에 들렀을 때 의사 하나가 심장마비로 죽어버리고 무슨 일인지 가스파르는 좀체 죽지 않아 혼신의 힘으로 노래를 하는 룰라지만 무덤하게 그녀의 꼬리에 난 상처에 약을 발라주며 가스파르는 그녀에게 이야기해 준다. "내 심장은 예전에 터졌어요.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요." 라고.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가스파르는 룰라에게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레코드판에 녹음을 하기도 하고 이틀 후 해가 지기 전까지 바다로 돌아가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말을 룰라에게 들은 가스파르는 이틀동안 정성껏 그녀를 보살피고 아버지와 플라워버거 직원들에게 소개도 하면서 점차 룰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결국 다른 남자들처럼 심장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 가스파르는 자신의 의사 애인의 죽음을 기이하게 여긴 '미레나(로만느 보링거)'의 추격을 피해 룰라를 바다로 보내주는데 성공하지만 이내 심장마비가 와, 강 근처에서 쓰러지고 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미레나는 CPR로 가스파르를 되살리게 되고 룰라가 흘렸던 눈물이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가스파르는 수십개의 룰라 눈물을 모아 아버지에게 전달하며 플라워버거를 배째로 매입하면서 룰라를 찾아 여정을 떠나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파리의 인어는 정신없고 도발적인 프랑스어로 완성된 영화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을 떠나보내고 혼자 외롭게 살고있던 한 남자에게 인어가 찾아와 다시금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고딴 뻔한 영화다. 몽상가라는 이름의 '서프라이저' 라는 개념을 영화 속에 심어놓은 덕분에 주인공인 가스파르는 인어 룰라를 보고도 놀라거나 금세 사랑에 빠지지 않고 그냥 물고기 하나 치료해 주는 셈 치고 병원과 집으로 데려간다. 인어인 룰라는 이 세상에 딱 하나 남은 인어로, 어머니가 뱃사람에게 살해당하자 인간들(특히 남자들)을 죽일 심산으로 노래를 익혀, 뱃사람이나 자신을 목격한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며 살아왔다. 왜 꼬리에 상처를 입게됐는지 영화 파리의 인어에 자세히 서술되지는 않지만 그녀를 세느강 근처에서 본 두 명의 남자와 애인의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룰라를 보고 넋이나간 '의사(알렉시스 마샤릭 / 빅토르 역)', 이렇게 세 남자가 바로 심장마비로 죽어버린다. 가스파르를 보자마자 역시 노래공격을 퍼부었던 룰라지만 자신의 노래를 듣고도 한 방에 죽지않는 가스파르를 보며 이내 그의 보살핌에 익숙해져 버린다. 가스파르와 이틀밤을 보내면서 세느 특제 생선가스도 먹고 가스파르 이웃집에 살고있는 '로지(로시 드 팔마)'의 담배도 얻어피는 인어 룰라.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어느새 인어를 사랑하게 된 가스파르는 심장을 쥐어 짜는듯한 통증을 느끼지만 아마 그가 끝까지 죽지 않은 건 인어인 룰라 역시 가스파르를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좀 뻔하긴 해도 아름다운 파리의 밤을 배경으로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특히 인어 룰라를 연기한 마릴린 리마는 모든 남자들이 한 눈에 사랑에 빠질 정도로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가스파르와 녹음을 하는 장면에선 굉장히 아름다운 목소리를 선보여, 정말 인어스러운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어차피 그저 판타지적인 이야기일 뿐인 영화 파리의 인어라서 현실적으로 와닿는 장면들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대개 룰라를 보고 인어 코스프레를 한 여성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가스파르 못지않게 웃겼다. 결말에 가서는 죽음을 앞둔 룰라를 놓아주면서 자신이 죽게되는 가스파르지만 인어에게 한 번 애인을 잃은 경험이 있는 미레나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인어가 사랑한 남자였다고는 해도 가스파르 역시 심정지로 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파리의 인어에 쓰인 소재가 신비로운 '인어'라는 종족이기 때문에 역대 인어영화들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데 그나마 볼만한 인어영화는 아주 예전에 주말의 명화에서 본 '스플래쉬(1984)'라는 작품이다. 톰 행크스와 대릴한나가 주연으로 나온 그 영화는 어린 코흘리개들에게 '인어, 진짜로 있는거 아니여?!' 라는 상상력을 키워주기 충분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인어공주처럼 발도 생기고 인간 남자와 사랑도 하는 인어라서 그 어떤 인어 영화들보다 더 기억에 확실하게 남은 듯. 내가 꼽는 영화속 인어들중에 정말 아름다워서 인어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인어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조류(2011)'에 나온 인어인 젬마 워드다.





아무튼 영화 파리의 인어는 인어의 목소리가 아름답다는 것 말고는 딱히 특별할 거 없는 고딴 영화다. 사실 영화 속에서 가스파르는 왜 룰라를 보고 한 방에 죽지 않는지 자세히 나오지도 않고(위에 쓴건 다 내 뇌피셜임) 다른 인어 영화들보다 신비롭고 환상적인 장면들도 많이 나오지 않는, 상당히 저예산 냄새가 많이 나는 영화다. 그래도 영화 중간에 갑자기 등장하는 '바버렛츠'가 등장해 신기하기는 했다. 바버렛츠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무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나도 쟤들이 걔들인지 몰랐음. 무엇보다 바버렛츠가 누군지를 모름)...




세상에는 이런 영화들이 꽤 많이 존재하고 있다. 재미없는 건 아닌데, 재미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고딴 영화들 말이다. 인어가 소재인 영화라면 응당 관객들이 기대하는 포인트들이 있고, 감독이나 제작자도 그걸 알텐데 영화 파리의 인어는 그 기대감을 알면서도 잘 보여주지 않는 영화다.









+

영화 파리의 인어 쿠키영상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반도 리뷰 쿠키영상 없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