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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문학자소년 Feb 28. 2016

태양의 길을 걷다.(물병자리)

황도 12궁(Zodiac)그리고 물병자리.

황도 12궁中 하나인 쌍둥이자리(05/21 ~ 06/21)

태양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리는 12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친구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우리에게 감동을 선물하곤 하죠. 그 감동은 일반인, 과학자, 농부. 그리고 점성술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별의 흐름을 주며, 풍요를 주며, 미래를 보는 눈을 선물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황도12궁

12명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 여정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물병자리(01/20 ~ 0

여정을 알리는 물병ㅈ


잠시만요! 황도 12궁은 왜 생기는 건가요?

우선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황도 12궁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이 12개의 별자리가 왜 밤하늘을 대표하는 별자리가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구는 태양주위를 공전합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반시계 방향(서→동)으로 하루에 약  1도씩 말이죠. 대부분의 별들은 광활한 우주를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별들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터우리도  태양으로부터 4.22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마치 별들은 천구라는 까만 벽에 붙어있는 점처럼 보입니다. 마치 원래 하나였던 거 처럼요.

우리가 태양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관측하게 되면 태양의 상대적인 위치가 바뀐다는 사실을 아실 수 있습니다. 바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인데, 이때 지구에서 바라본 태양이 별자리 사이를 움직이게 되는데 이것을 태양의 연주 운동이라고 합니다.(연주 운동이라는 말 자체가 1년을 단위로 운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오늘 태양의 상대적인 위치가 1년 후에 다시 오늘의 위치로 돌아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위의 그림 참조.)

그리고 이때 생기는 태양의 궤도가 바로 황도, 그리고 황도 위에 존재하는 12가지의 별자리가 우리가 알고 있는 황도 12궁이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태양의 연주 운동도 반시계 방향이라는 것, 그리고 황도면은 지구의 공전 궤도면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그림을 통해 이해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긴 여정을 떠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물병자리(01/20 ~ 02/18)


여정을 알리는 물병자리
학명:Aquarius
기호:♒('~'을 위아래로 두개 그려놓은 모양)
별 수:10, 22
밝은 별:사달수드(물고기자리 베타β)
한자명:보병궁(寶甁宮)

물병자리는 초거성 사달수드와 M2구상성단, 나선성운, 그리고 토성 성운이 포함된 별자리입니다. 이 별자리의 알파 성은 Sadalmelik(왕의 행운 별)로 천구의 적도 근처에 있으며 연노란색이고 1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별자리에 속한 별들의 이름을 보면 '행운'이라는 말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Sadalsuud(최고의 행운)Sadachbia(비밀의 행운의 별)등 이 이유가 아랍 부근에서 별의 이름을 지었는데 아시다시피 아랍권에는 물이 귀하죠. 그렇다 보니 물과 관련된 물병자리에 '행운'이라는 뜻을 가진 'suda'를 넣어 물의 중요함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이 물병자리 주위에는 고래자리, 물고기자리, 강처럼 생긴 에리다누스 자리 등 물과 관련된 별자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병자리를 종종 '바다'라고 부릅니다.)

(좌) M2 구상성단 (중) 토성 성운(NGC 7009) (우) 나선 성운(NGC 7293)

물병자리에는 총 3개의 메시에 천체가 있습니다.(M2, M72:구상성단/M73:산개성단) 그리고 '윌리엄 허셜'이 발견한 특이한 형태의 성운이 관측되는데 후에 이 성운이 토성처럼 생겼다고 하여 토성 성운이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행성상 성운인 나선성운(Helix Nebula).  지구로부터 약 650광년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5.1광년 정도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초속 31Km로 더 크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이 성운은 마치 눈을 닮아서 많은 사람들이 현재는 나선성운보단 '신의 눈(Eye Of God)'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물병자리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물병자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아름다움이 제우스에게로
(좌) 가니메데를 납치해가는 제우스 (우) 물병자리 성좌도

목성의 위성 이름이기도 한 가니메데는(목성을 영어로 하면 'Jupiter'로 '제우스'를 뜻하는데 목성의 위성은 제우스가 사랑하던 사람들의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트로이에서 매우 아름답기로 소문난 소년이었습니다. 그 소문이 천상계까지 전해지자 제우스는 독수리로 변하여 트로이에게 가게 됩니다. 트로이로 내려온 제우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양을 쫓는 가니메데. 그의 모습에 제우스는 한 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독수리의 발톱으로 그를 잡아서 천상계로 데려갑니다.(이때, 가니메데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우스 #나빠ㅠ) 그는 천상계에서 영원한 젊음과 생명을 받고 신들이 마시는 넥타르라는 음료를 잔에 부어 돌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제우스의 총애를 받은 그는 밤하늘의 물병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가 붓는 물이 남쪽  물고기자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물고기는 아프로디테로 괴물 티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변신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흘러나온 물이 에리다누스 자리의 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도 한번 들어볼까요?


데우칼리온. 그리고 방주.
데우칼리온. 그리고 그의 아내,피라.

청동기 시대. 그리고 홍수.

신화를 보시면 여러 시대가 존재합니다. 신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던 금의 시대. 서로 죽이며 할퀴었던 철의 시대 등. 다양한 시대가 존재합니다.

주인공인 데우칼리온이 살던 시대는 청동의 시대. 사람들은 악덕에 빠지며 서로 서슴없이 죽였던 시대입니다. 서로에 대한 이기심과 미움으로 세상은  황폐화돼가고 있었으며 대부분이 신들 또한 천상계로 갔기 때문에 세상은 더욱 빠르게  황폐화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제우스는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을 없애자.' 

한편 지상에는 청동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신들의 대한 공경과 고운 심성을 가진 데우칼리온과 피라가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것을 알자 이 두 명만큼은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여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방주를 만들어 도망쳐라.

그의 말을 따른 아들은 방주를 만들어 그의 아내 피라와 방주에 올라탔습니다.

제우스는 여러 신들에게 명령하여 홍수가 나게 해서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버렸습니다. 홍수는 9일 동안 계속돼서 살아남은 인류는 방주에 탄 데우칼리온과  피라뿐이었습니다.

파르나소스산

그들의 방주는 파르나소스 산 정상에 이르렀고 자신들이 무사히 살아남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쳤습니다.

하지만 그 감사함도 잠시. 그 후, 남은 인류가 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자 다시 인류를 번성시킬 방법을 생각했지만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법의 여신 '테미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기도를 하며 물었습니다.

법의 여신, 테미스.

그러자 테미스는 그들에게 '걸으면서 어머니의 뼈를 뒤로 던져라'라는 말을 합니다. 그는 뼈를 던지라는 것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그는 '법의 여신은 분명히 그런 불경한 행위를 하라고 하지 않았을 거야. 분명히 대지가 어머니 일 것이고 그 속에 있는 돌, 그것이 바로 뼈이겠지.' 그 후, 그는 시험 삼아 자신의 뒤로 돌을 던졌는데 그 돌이 순식간에 인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에선 남자가, 그의 아내가 던진 돌에선 여자가. 그렇게 두 사람은 인류가 다시 번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에 넘쳐  수많은 돌을 던졌습니다.

이후, 데우칼리온은 인류를 다시 번영시킨 공로를 신들에게 인정받아, 어둠을 밝히는 물병자리가 되어 그가 다시 창조한 인류의 역사를 보며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물병자리.


물병자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납니다. 비록 가니메데는 자신이 원하지 않게 천상계로 가지만 그는  그곳에서 열심히 하였기에 밤하늘의 별자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데우칼리온과 피라의 선함이 있었기에 데우칼리온은 하늘로 올라가 자신이 이룬 업적을 보며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물병자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같이 여행을 떠날 여러분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천문학자 소년-

안녕하세요, 천문학자 소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2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우선 황도 12궁 시리즈가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황도 12궁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천문현상들을 올리면서 중간중간에 올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앞으로 곧 있을 부분일식에 대해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3월 9일 오전 10시 15분쯤에 부분일식이 있을 예정이며 그렇게 많이 가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에서는 3.5%, 최대로 많이 가려지는 제주도에서는 8.2%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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