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방수 이야기

이제는 역전방수

by Architect RIM

옥상은 낭만, 방수는 생존


옥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라면 한 그릇

작은 텃밭과 캠핑의자

별도 보고 책도 읽는 주말 오후.


생각만 해도 설레는 주택의 로망이죠.

많은 건축주가 말합니다.

“옥상은 꼭 평지붕으로 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 로망

방수 한 번 잘못하면 바로 악몽이 될 수 있습니다.


왜 평지붕에는 방수가 중요할까?


평지붕은 구조상 물 빠짐을 잘 설계해야 하지만

방수 문제가 더 치명적인 이유는 ‘기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덥고 추운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선

방수층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합니다.

특히 햇빛을 그대로 받는 옥상은

열과 자외선에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노출되는 곳이죠.


방수의 시공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방수층이 갈라지고 들뜨고 터지게 됩니다.

그 틈으로 물이 들어가고 한 번 들어간 물은 쉽게 마르지 않아 누수, 곰팡이, 내부 마감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그 시절 우리가 덮어두었던 것 — 까대기 박공


오래된 주택 옥상을 보면

평지붕 옥상 위에 샌드위치 판넬로 덮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속칭 ‘까대기 박공’


보기엔 좀 투박하지만, 이유는 단순합니다.

누수를 막기 위해 방수층을 보호했던 방식입니다.

그만큼 방수는 건물의 수명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도막방수 vs. 시트방수

'도막방수'는 페인트처럼 바르는 방식입니다.

우레탄이 대표적입니다.

시공이 쉬워 자주 쓰였지만, 열과 자외선에 약해

노출로 시공 시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기 쉽습니다.


'시트방수'는 방수 전용 시트를 접착해 붙이는 방식입니다.

균일하게 시공되지만 시공자의 숙련도가 도막방수에 비해 중요하고

이음매 부분이 약점이 되어 누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두 방식 모두 나쁜 방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강력한 기후조건 때문에

방수층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면

열, 비,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주기적인 보수가 필요합니다.


영구적인 방수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고려해 볼 방식이 ‘비노출방수’입니다.

비노출 방수는 방수층 위에 다른 마감재를 덮어 직사광선과 날씨의 영향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무엇'으로 덮느냐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도막방수 후 그 위에 무근콘크리트를 덮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하자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역시 열에 의해 수축과 팽창을 하면서 미세한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

방수층과 콘크리트 사이에 물이 고이게 됩니다.

이 물은 증발이 어려워

하자가 숨어서 진행됩니다.

보수도 어렵습니다.

덮은 마감재를 깨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역전방수’를 기억해야 합니다

역전방수(逆転防水)는 방수층을 가장 아래에 두고

그 위에 "보호층과 마감층을 층층이 덮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방수층 → 단열재 → 마감재(투습방수지, 배수판, 부직포, 쇄석)

이렇게 순서를 ‘뒤집은’ 방식입니다.


장점은 명확합니다.

1. 자외선 차단

2. 열기와 온도 변화에서 보호

3. 마감 위주 보수 가능


단점도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낯설고, 자재비가 조금 더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은 직접 관리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초기 비용을 조금 더 투자해 하자를 줄이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경제적입니다.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백년방수라고도 불립니다.

예전엔 많이 낯선 방식이었지만

요즘엔 역전방수 시공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잘 정리되어 있는 글은 아래의 한국패시브협회의 글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https://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3_01&wr_id=3038


옥상은 주택의 보너스 같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이 보너스를 지켜주는 건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입니다.


평지붕을 선택했다면

방수 설계는 반드시 처음부터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누수는 시간이 지나야 나타나지만, 그때는 손쓸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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