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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희욱 May 18. 2022

Memoir

스킬 트레이너 안희욱의 인생록



(사진) 2살 아래 친동생 희태와 10살 시절의 나


1994년 여름 부산광역시 진구 개금동 초등학교 운동장.


만화 주인공인 피구왕 통키처럼 피구를 전교에서 제일 잘하고 싶은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볼을 던지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TV 화면을 통해 보이는 장면에 눈을 떼지 못하고 서 있었다. 주황색 공을 들고 혀를 내밀며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덩크를 하는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 장면이었다. 방금 본 게 뭐지? 하는 마음으로 명절이라 큰집인 우리 집에 온 삼촌에게 물어보았다. 마이클 조던이라고 세상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는 말에 농구? 농구가 뭐야?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 피구에만 빠져있던 내가 농구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농구가 궁금해졌다. 일단 저 주황색 농구공이 너무나 궁금했다. 피구공이랑 많이 다른가? 어떻게 구할 수 있지? 생각하며 농구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농구공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언젠가 이모할머니께 명절에 인사를 드리러 방문했을 때였다. 학교 앞에서 작은 문구점을 운영하시는 이모할머니의 가게 한편에 주황색 농구공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농구공의 종류가 다양한 것을 몰랐었다. 고무 재질의 농구공이었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나와 동생에게 공책을 선물해 주시던 할머니께서는 농구공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시고는 ‘너 그거 가지고 싶나?’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네! 가지고 싶어요 할머니!’ 하고 대답했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 농구공이 생긴 순간이었다. 피구 공보다 조금 크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굴곡이 검정선을 따라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다. 지금도 처음 만졌던 고무 재질의 농구공의 감촉이 기억이 난다. 농구공을 선물해 주신 이모할머니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는 마이클 조던처럼 농구해야지! 하는 들뜬 마음에 집에 와서도 계속 농구공을 만지고, 보고, 말 그대로 공이 좋아서 싱글벙글했다. 이러 나를 보는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좋니?’하고 물으셨고 나는 ‘응! 너무 좋아!!’라고 말씀드렸다. 꼭 조던처럼 농구해야지! 이제는 통키가 아니고 마이클 조던처럼 될 거라고 다짐했다.



다음날 학교에 등교하면서 농구공을 들고 갔다. 친구들은 모두 신기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친구들도 농구공은 처음 봤는지 한 번 만져보자고 아우성이었다. 피구왕 통키처럼 되기 위해 빨간색 볼꽃 마크가 그려진 낡은 피구 공보다 조금 크고 온통 주황색인 농구공은 눈에 띄었다. 쉬는 시간마다 볼을 튕겨보았다. 물론 그런 나를 혼내는 선생님들의 눈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지만 농구공이 너무 좋았다.  


드리블이라는 정확한 명칭도 모른 채 매일 볼을 튕기는 것을 재미있어하며 시간을 보내던 나는 TV 속에 마이클 조던처럼 그물이 달린 동그란 원에 볼을 던져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당시에 농구 골대를 본 적도 없거니와 동네 주변에도 농구장이 없었다. 농구공을 던질 만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며 집 주변 여기저기를 다니며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우리 가족이 살았던 아파트가 오르막에 위치해 있어서 야외 주차장이 넓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 주차장 끝에 기다란 철 구조물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ㄱ자로 살짝 꺾여있는 구조물이었고 천막을 칠 수 있게 설치된 것 같았다. 철근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이사이의 사각형의 공간이 생겼는데 그곳을 골대라고 생각하고 볼을 던져서 넣는 놀이를 시작했다. 초등학생인 내가 가볍게 던질 수 있는 높이는 아니었지만 볼을 이리저리 튕기다가 두 손으로 잡아서 힘껏 던져 올리는 것을 반복했다. 조던이 했던 동작을 떠올리면서 슛을 던지고 또 던졌다. 해가 저물고 어둑해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손은 새까 많게 먼지가 묻어 옷이 더러워져도 계속 던졌다. 지나가시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꼬마야 뭐하니? 하고 물어보시고 경비 아저씨들은 차가 없을 때 하라고 주의를 주시긴 했지만 말리지는 않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땀을 흘리면서 흠뻑 빠져서 노는 아이로 봐주신 것 같다. 나만의 첫 번째 개인 농구 연습장을 발견한 기쁜 순간이었다. 학교를 마치기가 무섭게 달려와 책가방을 집에 던져두고 매일매일 연습장으로 갔다. 초등학교 3학년 안희욱의 하루 일과 중에서 가장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다.


좀 더 농구골대 다운 것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그러다가 찾은 것은 문구점에서 판매하고 있던 미니 농구골대 세트였다. 넓은 사각 나무 판에 링과 그물이 달려있고 뒤쪽에는 벽에 걸 수 있는 걸개가 있는 농구 골대였다. 물론 작은 농구공도 함께 있었다. 작은 농구공은 너무 가벼워서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공을 사용하고 싶었다.

‘ 잘하면 미니 농구 골대에 규격 사이즈 공도 들어갈 것 같은데?’ 궁금하면 직접 해봐야 하는 성격임을 이때부터 알았다. 10살 이전에 장난감 만들기를 너무나 좋아했다는 어머님 말씀이 생각났다.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고, 잘 안 만들어지면 울고 불고! 끝내는 만들고야 마는 고집쟁이라고 하신 말씀에 웃음이 난다. 바로 시도해 보았다. 미니 농구 골대의 링 사이즈는 조금 작았지만 겨우겨우 볼이 통과할 크기가 되었다. 이제 농구 골대를 설치할 장소를 찾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당장 밖으로 나가 아파트 주변과 놀이터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벽이란 벽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를 구분하는 외벽, 그리고 그 외벽 위에 설치된 철조망이었다. 철조망에 농구 골대를 설치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농구공을 던져보고 싶었다. 하지만 난 너무 어리고 힘이 없는 어린애였다. 장소를 발견했지만 설치하려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출근하셨고,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가기 전까지 2시간 남짓 확보된 시간에 미니 농구 골대를 들고 아파트 외벽으로 갔다. 설치를 부탁드릴 유일한 어른은 경비 아저씨다. 지금이라면 망설였겠지만 그 당시 나는 농구 골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경비 아저씨께 부탁드렸다. 주차된 차들도 있으니 경비 아저씨께서는 안된다고 할 법한데도 간절하게 부탁하는 내 모습에 허락해 주신 것 같다. 다행히 주차된 차는 거의 없었다. 드디어 골대다운 나의 미니 농구 골대가 설치되고 그럴듯한 농구장이 만들어졌다. 너무나 신이 나서 이리저리 드리블을 하고 슈웃~! 계속해서 반복하고 반복해서 슛을 던졌다. 역시나 링을 깔끔하게 통과하기는 어려웠다. 볼의 크기와 비슷한 미니 농구 골대의 링 크기에 볼이 살짝 걸렸다가 통과하는 모양새였지만 농구 코트가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꼈다. 이제 점점 동네 친구들이 신기한 장소를 발견한 듯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농구 경기가 시작될 것 같았다. 물론 농구라는 스포츠를 아는 건 나뿐일 테지만!  


처음으로 농구 코트에 합류한 멤버는 동네에서 가장 친한 동갑내기 류민우였다. 녀석의 집에는 레고 풀세트와 닌텐도 미니 콤보이 게임기(팩을 사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흑백 게임기)도 있었던 잘 사는 친구였다. 당시 우리에게 인기 있었던 총싸움에서 항상 가장 최신의 비비탄 총을 보유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친구. 가장 순수했던 시절에 늘 함께한 고마운 녀석이다. 놀이터를 전장 삼아 장난감 총싸움에 빠져있던 민우에게 농구라는 새로운 놀이를 알려줄 절호의 기회였다. 피구는 알고 있었지만 주황색 농구공과 어렵게 설치하고 만들어진 아파트 102동 외벽 농구 골대를 보고 민우는 관심을 보였고 덩치가 컸던 민우에게 센터 역할을 맡아 줄 것을 권했다. 당시에는 포지션 개념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볼을 드리블하고 슛을 쏘고 볼을 잡아서 막 걸어가면서 던지고, 룰을 모르니까 핸드볼인지 농구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지금 돌이켜 그 장면을 본다면 웃겼을 것 같다. 우리를 보시던 경비 아저씨의 얼굴이 생각난다. 또 합류한 2명의 멤버는 나의 친동생 희태와 민우의 동생 승우였다. 동생들은 형들을 따라다닐 때라 자연스럽게 농구를 반 강제적으로(?) 하게 되었다.  팀을 구성해서 2대 2 농구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감에 들떴다.  


 팀을 나눠서 경기를 시작하기는 했는데 4명 모두 룰을 알지 못하니 드리블을 하고 볼을 두 손으로 잡고 다시 드리블하거나 볼을 갖고 이쪽저쪽으로 달려가다가 같은 편에게 볼을 던지는 것이 나의 첫 농구 경기였다.


“희태야 희태야! 이쪽으로 공을 던지라!! 빨리, 빨리!”


“햄아.. 안 된다! 공 뺏긴다.”


농구를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다 비슷한 것 같다. 볼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자세를 낮춰서 고개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모습. 희태는 농구공을 갖고 한 동안 민우와 승우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볼을 달라고 외치는 나의 소리는 안 들리는 듯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나에게 공이 날아왔다. 좋다! 조던처럼 멋지게 날아올라서 슛을 날려야지! 무릎을 굽히고 양손으로 공을 들어 올리는 그 순간! 희태를 수비하던 육중한 거구의 민우가 달려오면서 쾅!! 그대로 미식축구 선수처럼 나를 날려버렸다. 파울이 무엇인지도 우리는 몰랐다. 그렇게 룰도 모른 채 농구공을 이리 던지고 저리 던지고 이리 우르르, 저리 우르르! 농구공이 가는 곳으로 따라다니며 난장판처럼 진행되다가 민우, 희태, 승우의 말을 들으며 나의 공식 첫 경기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뭐꼬? 피구가 더 재밌네! 힘만 들고 재미없네!”


“아.. 이게 아닌데, 내가 본 티브이 속에 선수들은 이렇게 하지 않던데..?” 뭐가 문제지?


분명히 재밌어 보였는데.. 농구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



우리 동네 조던을 만나다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를 마치고 학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농구공을 한 손으로 허리춤에 들고 주택가를 지나가다가 놀라운 집을 발견했다. 집 담벼락에 농구 골대가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와! 농구 골대다! 슛 한 번 던져도 되겠지?’ 가방을 한쪽 편에 내려 두고 농구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높이가 많이 높진 않았지만 내가 설치했던 미니 농구 골대보다 링이 훨씬 커서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옆 집과 그 집 사이에 거리가 상당히 넓어서 충분히 공간이 나오는 곳이었다. 동네 골목에 농구 골대라니 너무 신기했다. 학원을 가야 하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드리블하고 슛을 던지고 있던 그때 갑자기 대문이 끼익~하고 열리면서 우렁차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고? 누가 함부로 농구 골대에 공을 던지노?”


내가 던진 볼이 링에 팅~하고 튕겨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또르르 굴러갔다. 그는 공을 집어 들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난 그대로 멈춰서 움직이지 않고 침만 꿀꺽하고 삼켰다. 해병대 헤어 스타일처럼 짧은 스포츠머리 스타일에 태양에 그을린 듯한 검은 피부, 터질 것 같은 팔뚝의 근육이 눈에 들어왔다. 나에 비해 덩치와 키도 크고 중학생은 아닌 것 같고 고등학생 형인 것 같았다. 특히나 티브이에서 마이클 조던이 입고 있었던 붉은색 2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농구 골대가 바로 내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보내고 있었다. 슛 자세를 취한 채로 한 동안 얼음 상태로 있었다.


“니 뭐냐고 묻잖아? 농구 좀 하나? “


무서웠다.. 하지만 티 내기 싫었다.


“네! 마이클 조던처럼 농구..”


말이 끝나기 무섭게


“뭐?? 마이클 조단? 푸하하!! 장난하나? 내가 이 동네 조단인데! “

 

그 형은 발 밑에 있던 공을 굴려서 발등으로 탁! 차서 올리더니 볼을 잡고 한 두 번 튕기더니 그 자리에서 슛을 던졌다. 한 손으로 냅다 던지기만 하던 나의 폼과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는 멋진 폼이었다. 볼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담벼락의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곤 넓은 링에 부딪히지 않고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깨끗하게 통과했다.


“우~와아아!”


난 놀라서 골대를 향했던 시선을 그 형에게로 돌렸다. 그 형은 슛을 던진 한 손을 계속 들고 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이게 슛이라는 거다! 니처럼 막무가내로 던지는 게 아니고! 알았나?” 마이클 조던 같았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형에게 말했다.

 

“행님! 저 농구 가르쳐주세요! 배우고 싶어요!” 갑자기 농구를 가르쳐 달라는 말에 무서운 기운을 주던 형은 당황한 기색이 있었지만 이내 평정을 찾으며


“뭐? 농구를 배우고 싶다꼬? 니 몇 살이고? “


“10살인데요..”


“아직 너무 어린데.. 키도.. 더 커야 할 것 같고, 음… 그래도 농구공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니 배울 자세는 된 것 같네.”


“그럼 저 농구 가르쳐 주는 거예요??” 간절함이 묻어나는, 대답을 재촉하는 나의 물음에 마지못해 그 형은 대답했다.  


“그래! 알았다 마. 꼬맹이! 내일부터 이 시간에 여기로 와라! 와서 도착하면 초인종 눌리고!”


“오예!! 고맙습니다. 행님! 아! 근데 행님 이름은요?”


“홍관 행님이라고 불러라! 내일 보자! 가라!”


“네!” 난 너무 신나서 학원 지각은 생각도 못하고 농구공과 담벼락의 골대를 번갈아가며 보며 그 자리에 한동안 서 있었다. 아차! 늦겠다! 뛰자!!


결국 그날 수업은 늦게 들어가서 선생님에게 혼이 났지만 농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에 계속 싱글벙글했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삼촌께서 녹화해주신 비디오테이프의 마이클 조던의 경기를 플레이해서 보았다. 확실히 홍관 행님이 던졌던 슛 자세처럼 선수들이 던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슴과 배 사이의 위치에서 볼을 두 손으로 잡아서 슛을 쏘는 손을 일자로 만들고 반대 손을 볼 옆으로 가져가서 이마 근처로 들어 올린 다음 팔을 뻗으면서 손목을 꺾어주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반대 손과 팔은 볼을 잡아주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원핸드 슛 자세였다.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바이블처럼 여기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의 그 대사!


“왼손은 거들뿐!” 그 슛 동작이었다.


홍관 행님의 슛 자세도 그와 같았다. 내일 형을 만나서 배우려면 뭔가 공부를 미리 해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비디오를 재생하고 다시 감고 재생하고 계속 보고 있었다. 티브이를 독차지하고 있던 나 때문에 동생 희태의 불만 가득한 짜증을 듣긴 했지만 보고 또 보고 계속 보았다. 내일이 드디어 제대로 된 첫 연습 날이라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누워서도 볼을 가지고 손으로 만지작만지작하면서 내일을 상상하고 있었다. 내일아 빨리 와라!


다음날.


학교 종이 땡~ 하고 울리자마자 교실을 뛰어나와 홍관 행님 집 초인종 앞에 도착했다. 쉬지 않고 뛰어서 숨이 차올라 잠시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너무나 기다린 시간이라 기대되고 궁금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지그시 눌렀다. 띵동~.. 대문 안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홍관 행님이 흰색 마이클 조던 23번 유니폼을 입고 왼쪽 팔꿈치 쪽에 검은색 띠 같은 것을 차고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마이클 조던이 팔에 차고 있던 검은색이랑 같은 듯했다. 있다가 물어봐야겠다.



“안녕하세요 행님! 안희욱이라고 합니다. 어제는 이름도 못 말했네요. 농구 가르쳐 주신다고 해서 학교 마치자마자 왔어요!”


“진짜 왔네? 안 올 줄 알았드만, 배우려는 자세는 좋네.”  


“좋다! 함 시작해보자! 이리 온나!”


“네!”


드디어 시작한다!! 진짜 농구를 시작하는 거다!


“일단은 농구를 잘하려면 1대 1을 해야지!”


“네? 1대 1이요? 그게 뭔데요? “


“니랑 내랑 1대 1로 붙는 거지! 점수 내기 경기 말이다. 농구를 배우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아나! 공 받아라.”


홍관 행님은 볼을 나에게 건네면서 거리를 만들고 자세는 낮추면서 수비 자세를 취했다. 팔을 양쪽으로 크게 벌리면서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고, 오른손은 위로 향하면서 살짝 앞으로 보내고 왼손은 옆으로 펼친 형태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랄까 강하게 위압감이 느껴지고 홍관 행님 엄청난 덩치에 뒤에 있는 농구 골대가 잘 보이지 않았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신장이지만 10살인 내게는 180cm 정도 되는 키에 팔근육이 선명해 보이는 형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온나! 공격해봐라! 그래야 는다”


두 손으로 농구공을 받아 든 나는 잠시 서 있다가 ‘그래 해보자! 농구 잘하려면 배워야지!’ 생각하며 볼을 튕겼다.


오른쪽 방향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돌파하려고 몸을 숙이면서 왼발로 강하게 지면을 밟으면서 나갔다. 그런데 홍관 행님은 빠른 사이드 스텝으로 순식간에 내 옆으로 다가와 펼쳤던 왼 손을 쑥 내밀어서 내 공을 탁! 하고 강하게 쳐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공격 시도는 막혔다. 내 손에서 빠져나간 볼을 달려가서 다시 잡고 골대 쪽으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이번에도 같은 수비 동작을 하며 나를 보던 형이 위로 향해 있던 오른 손목을 까딱까딱하며 다시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막히면 어떻게 돌파할지 생각하고 계속 와봐라!! 계속 시도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오늘 처음 배운다고 하면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줄 줄 알았는데 공을 주고는 돌파하라니.. 이게 맞나 싶었다.


이번에는 그럼 왼쪽으로 가야겠다. 근데 바로 왼쪽으로 가면 또 막힐 것 같은데.. 행님이 나보다 빠르고 크니까.. 슛 하는 척하면서 형을 속이고 왼쪽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비디오에서 조던이 했던 동작이 생각이 났다. 한 번 해보자!


“갑니다.”


볼을 두 손으로 잡고 슛을 던지려는 자세를 했다. 홍관 행님은 위로 향했던 오른손을 더 높이 들면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때다! 나는 슛을 하려고 들었던 두 손을 내리고 오른손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홍관 행님 옆을 지나가려고 최대한 오른 다리에 힘을 줘서 지면을 강하게 밟았다. 홍관 행님은 살짝 당황했는지 얼른 팔을 거둬들이고 옆으로 돌파하려는 나를 따라왔다. 나는 슛을 쏘려고 두 손으로 다시 볼을 이마 위치로 올려서 힘껏 던졌다! 그 순간!


탕! 홍관 행님의 오른손이 날아가려는 볼을 강하게 쳐냈다. 블로킹을 당한 것이다. 공격을 하려는 사람과 막는 사람이 있고, 골대에 공을 넣으려고 계속 시도하는 것! 이게 1대 1 농구구나! 나는 블로킹을 당한 것보다 농구의 진짜 재미를 알게 된 것이 더 좋고 신났다.


“오~녀석 완전 못하는 건 아니네! 페이크도 하고 제법이네!”


“페이크요? 그건 뭔데요?”


“공격수가 수비수를 속이는 동작이지! 니가 방금 한 건 슛 페이크라고 한다! 잘했어.”


“이거 완전 재밌네요 행님! 피구 할 때 던지는 척하다가 패스하고, 패스하는 척하다가 공격하는 거랑 비슷한 거죠?”


“그래 좀 비슷하긴 하지. 이제 니가 수비해봐라!”


홍관 행님의 수비에 막혀서 득점을 하지는 못했지만 될 때까지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수비라는 것을 해 볼 차례!

근데 공격 자세를 취한 홍관 행님이 씨익~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다. 왠지 느낌이 싸~했다.


“수비해라!”


홍관 행님은  드리블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등을 보이면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가뜩이나 덩치가 큰 형인데 등을 보이면서 다가오니 볼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방금 전까지 홍관 행님이 취했던 수비 동작을 어설프게나마 흉내 내면서 서있던 나에게 부딪히면서 퉁! 퉁! 드리블을 하는 리듬에 맞춰서 점점 골밑까지 밀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힘은 또 얼마나 강한지.. 골대 바로 아래까지 밀리고 나서야 홍관 행님이 골대 쪽으로 휙 돌면서 슛을 던져서 성공시켰다. 상대방을 비스듬히 등지면서 볼을 보호하고 힘을 이용해 골대 가까이까지 가서 확률 높은 공격을 하는 포스트 플레이였다. 나는 고목나무의 매미처럼 허둥대다가 골을 허용한 것이다. 홍관 행님은 팀에서 가장 키가 큰 센터 역할을 하는 선수가 즐겨 쓰는 공격 기술 중의 하나라고 설명을 해줬다. 마이클 조던처럼 슈팅가드나 포인트가드도 힘이 좋은 경우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한다는 이야기에 농구에 점점 더 몰입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 너는 힘도 약하고, 키가 작지만 시간이 지나면 힘도 생기고, 키도 커질 거니까 미리 포스트 플레이를 알아두면 도움이 될 기다. 이렇게 자세를 잡아봐라.”


“아! 네. 행님. 고맙습니다.”


나는 너무 재밌었다. 농구를 진짜 알아가는 것이 설레고 좋았다. 자세히 알려주는 홍관 행님이 나의 첫 농구 스승님이라고 생각되었다.

“수비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다가 왼쪽 어깨를 수비수 방향을 향하게 하면서 몸을 살짝 틀어봐! 물론 드리블을 한 번 하면서 몸을 동시에 비스듬히 틀어야 한다. 자세도 무릎을 굽히면서 조금 낮춰주고!” 그리고 조금씩 수비수에게 다가가는 거지!” 홍관 행님은 직접 위치와 자세를 잡는 방법을 알려줬다. 나는 최대한 집중해서 알려주는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동작을 알려주고 직접 수비수가 되어 드리블을 하는 타이밍과 여기 맞춰서 몸을 점점 수비수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


“이렇게요? 이게 드리블을 하는 타이밍이랑 앞으로 가는 타이밍을 맞추는 게 어려워요..”


“쉬우면 재미없지!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 거다! 계속해봐라! 드리블 강하게 한 번 하고 몸을 수비수 쪽으로 붙인다. 해봐!”


“네! 이렇게요!” 내 발을 맞고 볼이 이리저리 도망간다. 볼을 달려가서 주워오고, 다시 해본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반복한 것 같다. 어느새 학원을 갈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것을 그때 정확히 경험했다. 아쉽지만 홍관 행님에게 학원 갈 시간이라 내일 또 가르쳐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


“매일 배우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오늘 알려준 동작 익힐 때까지 연습하고 와! 그리고 확인하고 다른 걸 배워야 기술이 쌓인다. 연습해서 와! 알았지?”


“네 행님 알겠어요! 연습해서 올게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님!”


“그래! 열심히 해라!”


홍관 행님과 농구 연습을 마치고 학원으로 달려갔다.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땀은 이마에, 콧잔등에서 날렸다. 하늘이 점점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농구를 알아가는 자체가 즐겁고 좋았다. 앞으로 어떤 기술을 배우게 될지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빨리 연습하러 가고 싶어졌다.


“연습해서 홍관 행님한테 보여줘야지!”


농구 기술을 익힐 때 각 동작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파악하고 직접 해본다! 그리고 잘 안 되는 부분을 알아내고 그 부분을 계속 연습 또 연습한다. 동작에 익숙해지면서 더욱 멋진 동작으로 만드는 과정을 쌓아간다. 계속해서 많은 기술을 찾아 나선다. 나의 첫 농구 스승님이 가르쳐 준 비법이다. 농구 선수들을 트레이닝하는 지금도 늘 기술을 대할 때 가져야 할 마음 자세라고 설명해주고 있다.


농구를 통해서 만나게 된 많은 순간들을 꺼내보고 있는 지금. 다시 처음 그때처럼 설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계속 꺼내보자!


배운 부분을 익히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수다. 연습을 통해서 동작에 익숙해지고 완전한 나의 기술로 만들 수 있다. 나는 동네 친구 민우를 불러냈다.


“민우야! 민우야! 나랑 일대일로 농구하자!”


“일대일? 그게 뭔데?”


“둘이서 농구 게임하는거야! 골을 넣은 사람이 계속 공격해서 5점 내기 승부를 하는 거지. 하자!”


“그래.. 해보자!”


아파트 철조망에 걸어 둔 미니 농구골대가 있는 코트에서 민우와 일대일 경기를 시작했다. 물론 나의 연습을 위해 민우에게 함께 하자고 한 거였다.

내가 먼저 볼을 잡아서 공격을 시작했다. 홍관 행님이 알려준 포스트 플레이 자세를 취함과 동시에 드리블로 살며시 민우에게 다가갔다. 비스듬히 등을 진 자세로 다가오는 나를 민우는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어리둥절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일대일 상황에서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아직 없기에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민우에게 다가가서 포스트 플레이 자세에서 드리블 리듬에 맞춰서 ‘퉁! 퉁!’ 하며 힘을 가해서 밀었다. 근데..

앞으로 나가려는 나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드리블만 하게 되었다. 민우가 힘이 무척 쎈 것이었다. 이건 생각을 못한 상황이었다. 당시만 해도 민우는 또래 친구들보다 키도 덩치도 큰 아이였다. 피구를 좋아해서 공놀이만 해오다 보니 특별히 힘을 겨루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민우가 이렇게 힘이 강한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떡하지? 힘이 너무 쎈데?’


일단 다시 볼을 드리블해서 민우와 거리를 만들고 다시 처음 시작점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았다. 이래서 기술이 여러 가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상대라도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많이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기억에 남는 일대일이었다. 농구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 둘이서 하는 일대일은 안 봐도 그려질 것이다.

볼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막 던지고, 링에 공이 팅! 하고 맞아서 멀리 날아가고, 볼이 가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농구를 더 잘하고 싶어지고 좋아지는 거니까!


민우와 일대일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사용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께서 얼른 목욕하고 밥 먹을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매일 그렇게 뛰어다니면 안 힘드냐고 물어보셨다. 난 늘 재밌다고 대답했다. 밥은 언제나 맛있었다. 엄마 밥은 언제나 진리이니까! 그리고 운동을 하고 먹는 밥은 꿀맛이니까!


농구 기술이 한 가지로는 부족해! 다양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녁밥을 먹었다. 내일 홍관 행님에게 물어봐야겠다.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했는데 상대가 힘이 너무 강해서 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날에 또다시 홍관 행님을 만나기 위해 학교를 마치고 달려왔다. 홍관 행님은 집 담벼락에 설치된 농구 골대에 슛을 던지고, 드리블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행님! 또 왔어요.”


“어! 그래 왔나?? 연습은 했고??”

 

나를 제자로 받아준 것인지 처음 형을 만났을 때의 무서움은 사라지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건네주는 형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네! 친구를 수비수로 두고 해 봤는데 잘 될 때도 있고 안되는 때도 있었어요.”  민우와 연습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형에게 말하고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근데 행님.. 친구가 덩치가 있어서 힘이 좋은데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했을 때 힘에 밀려서 자세를 잡기가 어렵고 저보다 힘이 강한 상대에게 포스트 플레이를 할 때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방법이 있을까요? “


“농구에 있어서 파워는 정말 중요하지! 좋은 질문이다. 상대가 나보다 힘이 약할 수도 있지만 나보다 강한 경우도 있으니까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홍관 행님은 포스트업 자세를 잡으면서 나에게 수비를 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왼팔을 안쪽으로 접어서 홍관 행님의 등허리에 대고 자세를 낮춰서 힘을 줘 버티라고 했다.

비록 홍관 행님에 비해 작고 왜소한 나지만 힘을 줘서 버텨보리라 생각했다. 홍관 행님이 포스트업으로 밀지 못하게 힘을 일정하게 홍관 행님 방향으로 향하게 하라는 말대로 버텼다.


홍관 행님이 미는 힘과 내가 버티는 힘이 만나서 힘이 격돌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나의 힘의 크기에 홍관 행님이 맞춰서 조절해 준 것 같았다. 그런데 이때 홍관 행님이 갑자기 힘을 줄여서 내가 보내는 힘을 가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홍관 행님 방향으로 향하던 힘이 순간적으로 강해지는 효과가 나서 앞쪽으로 몸이 향하게 되었다. 순간 홍관 행님이 드리블과 동시에 더욱 강력한 힘으로 나를 밀어내는 포스트업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봤제? 이렇게 하면 포스트업을 하는 사람이 더욱 효과적으로 수비수에게 힘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기라!”


“뭔가 알 것 같기는 한데..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 잘 들어봐라! 이렇게 양손을 맞대고 힘을 동일하게 주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순간이 있게 된다. 이때 한쪽에서 힘을 빼주면 힘을 계속 주는 손은 버티고 있는 손을 밀고 나가게 되지! 이때가 중요하다. 일부러 힘을 살짝 빼주면서 수비수의 자세와 균형을 무너뜨리고 빼던 힘을 다시 한번 모아서 드리블을 함과 동시에 더 강력한 힘을 수비수 방향으로 주게 되면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도 효과적으로 포스트업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알겠제? “


홍관행님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었다. 뭔가 애매한 느낌이 말끔히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군요! 우와. 감사합니다 행님!”


직접 수비를 해주면서 힘을 전달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홍관 행님이 너무나 고마웠다. 역시 스승님이었다. 상대 수비수와 몸이 부딪혀서 버티는 상황에서 힘의 방향을 잘 인지하고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농구는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네요! 행님!”


“그기 농구의 매력이지! 농구 잘하는 사람은 전국에 많은기라! 많이 연습하고 많이 붙어봐라!”


“네! 행님!”


배워나가는 농구가 너무나 좋았다. 배운 건 연습해서 써봐야지!! 민우야 기다려라!!


다음날 민우에게 일대일 하자고 했다. 다시 또 포스트업 자세를 잡고 힘을 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민우의 힘은 내가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력했다. 특히나 민우는 자신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지난 번보다 더 강하게 버티는 느낌이었다.


‘한 번 힘을 강하게 줘서 민우가 버티면서 다시 힘을 주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해’ 나는 속으로 말하며 드리블을 하면서 어깨로 한 번 쿵! 하고 민우를 밀었다. 예상보다 강한 힘이 었는지 민우는 무릎을 조금 낮게 잡고 자세를 안정적으로 만들면서 버티는 힘을 키웠고 나를 밀기 위해 힘을 주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힘의 이동에 집중하면서 타이밍을 찾으려 집중하니까 그 전과는 달리 내 모든 신경이 집중되는 순간을 경험하였다. 순간 버티는 힘을 살짝 빼니까 민우가 밀려는 자세에 빈틈이 생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뒤로 몸을 살짝 이동했다가 순간적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앗! 방금 어떻게 한거야?’


돌파를 하고 슛을 넣은 나를 보면서 민우가 소리쳤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 느낌! 뭔가 해결책을 찾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연습한 것을 실전에 사용해서 성공하면 굉장히 짜릿한 느낌이 드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농구 스승님에게 좀 배웠지 ㅎㅎ 이거 완전 재밌다”


“농구 스승? 누군데? 어? “  민우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농구 완전히 잘하는 행님인데 매일 가서 농구 배우고 있다. 농구 잘하고 싶거든!”


민우는 자기도 농구 배우러 가면 안되냐고 말하며 함께 농구 스승을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음.. 행님에게 물어보고 함께 오라고 하면 말해줄께. 너무 기대는 하지 말고!”


홍관행님이 알려준 방법을 사용해서 돌파를 성공한 이 사실을 얼른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민우도 함께 농구 배우러 오면 안되는지 물어봐야 하니까.


우리는 계속해서 농구공을 던지고, 수비하고 공격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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