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목적에서 찾아보는 마음 편한 전략
“아무리 전공이 아니지만 ESG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면접 중에 면접관이 다짜고짜 이런 질문을 한다. 상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당연히 그들이 알고자 하는 것 중에 취준생이 모르는 게 있을 수도 있다. 운 좋게도 내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집요하게 모르는 것을 찾아내어 또다시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런 건 알고 있어야 하는 상식 아닌가요?” 이쯤 되면 마음 착한 취준생은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한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 시사와 상식 공부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잘못된 길을 걷게 된다.
“아 도대체 왜 나한테만 그렇게 가혹한 거야?!”
“와… 이렇게까지 면접이 어려워? 도대체 어디서부터 준비를 해야 하지?”
하지만 힘들어하지 말자. 이런 것들은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에는 왜 이게 지식과 상식의 문제가 아닌지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충분히 마인드 트레이닝이 되면 이런 돌발상황에 적절하고 능숙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회사는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쓰고 왜 면접까지 보는 걸까?
면접을 준비하던 학생일 때에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회사는 취업 시즌만 되면 각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가느라 바쁘다. 특히나 면접 시즌이 다가오면, 일반 직원도 회사 경영 임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흔히 취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스펙’들은 서류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시험이나 인적성 검사로도 다시 한번 평가한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시험 유형)의 전형은 면접자들의 능력을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후에 부정 취업 등의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어 효율적이다,
하지만 취준생도 회사도 모두 면접 유형을 취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면접은 경영진과 비즈니스 목적의 첫 대면이다.
회사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회사는 시간과 인력이 곧 비용이 되는 곳이다. 그래서 모든 일들은 비즈니스상 뚜렷한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안건들이 사전 조율이 되고 난 후에라도 굳이 대면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도대체 왜 만나자고 하는 건데?
‘대면’을 한국식으로 구수하게 표현해보면 ‘얼굴 한번 보는 자리’ 정도가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능력은 객관적으로 서류로 파악이 가능하지만 그 사람의 태도(Attitude)와 예절(manner)은 그렇게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을 들이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결국 중요한 것은 Attitude와 Manner이고, 이것들을 갖춘 사람들을 확률적으로 높게 면접 대상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앞선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끔 뉴스에서도 볼 수 있다. - ‘사회적 의인 XXX 씨 XX 회사에서 채용’
Manners maketh man - 킹스맨
중견기업 사장도 대기업 경영 임원을 3~4명을 앉혀놓고 10분간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것으로 회사가 취업 지원자들의 ‘얼굴 한번 보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를 통과한 취업 지원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취준생들은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면접에 임하자!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 면접은 회사가 곧 우리 회사 직원이 될 지원자들의 ‘얼굴 한번 보는 자리’ 일뿐이다. 면접대상자라면 이미 둘 중에 한 명, 셋 중에 한 명이 곧 우리 회사 직원이 된다. 비록 그 내면에 다른 이유와 복잡한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취준생 입장에서 그것은 다 파해 쳐볼 필요는 없다.
나의 능력은 위에서 말한 ‘회의 전에 사전 조율된 사항’에 불과하다. 그것은 이미 평가되었고, 평가 결과가 적절했기 때문에 면접에 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내가 보여주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힌트는 이 자리가 경영진과의 비즈니스 목적의 첫 대면이라는 것에 있다.
비즈니스 예절의 한 가지 뚜렷한 목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준다는 것이다. 그 신뢰를 얻는 비결은 철저한 준비와 예행연습에 있다.
예절과 매너라는 것이 당연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실제 면접 과정을 지켜보면 이런 것을 간과한 취준생도 많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 않은 신입 공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단정하고 상당히 준비된 상태로 임하자, 과도한 자기 어필은 매너가 아니다.
여기서 자기 어필이 매너가 아니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불만이나 의구심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면접자 각자의 능력치는 이미 평가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같은 일을 반복할 만큼 회사를 비효율적이지 않다. 면접만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면접에서 제발 지식 전달에 집중하지 말아라.
면접을 준비할 때도 너무 지식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효용성이 없다.
“아무리 전공이 아니지만 ESG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면서 무언가 지식적인 대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내가 입사해서 사업주와 대화 중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를 머리에 떠올려야 된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여전히 나에 대한 신뢰가 깨지지 않게 대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연습과 마인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것만큼 지식적인 대답을 했다 하더라고, 면접관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분위기가 흐를 수 있다.)
오늘 살펴본 내용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면접의 승패는 유창한 말솜씨나 지식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신뢰하는 자신감으로부터 나오는 단정하고 준비된 자세가 면접의 승패를 좌우한다. 물론 입사 후에도 이런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것은 필수다.
면접에서 여러 번 실패를 맛본 취준생이라면, 오늘 이야기를 가슴에 새겨보고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