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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단선생 Jun 07. 2022

“도를 아십니까?”에서 찾아보는 면접 해법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쯤 전, 시내 거리를 걷다 보면 갑자기 다가와 “도를 아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 이런 사람과 접한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이지?’하는 생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제법 주의 깊게 듣는다.

긴 이야기를 듣는 중에 ‘아차… 사기꾼이구나!’싶은 순간이 와도 좀처럼 이들의 말을 끊고 가던 길을 가기란 쉽지 않다.


지금도 번화가 거리에 나가면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내가 관심 없는 물건, 관심 없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쏟아낸다. 그들과 한번 대화를 시작하고 나면 좀처럼 멈출 수 없다. 무심코 받은 광고 전화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이들은 타고난 대화꾼인 듯하다,


오늘은 ‘도를 아십니까?’와 ‘면접’의 공통점을 찾아보고, 이를 통해서 면접 필승전략의 해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공통점>
 - 오늘 처음 본 사람과 대화를 한다
 -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화 시작한다
 - 서로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다
 -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 목적을 가진 사람이 말은 많이 한다
 - 관심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길어진다 (질문을 하게 된다)

면접이라는 것과 ‘도를 아십니까?’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짧은 시간에 처음 본 사람에게서 관심을 이끌어내고, 내가 원하는바의 목적을 이루어야 한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내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그들에게서 이 대화법의 비결을 찾아내 볼 필요가 있다.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한다. (feat. 일상적인 이야기, 흔한 주제)


대화의 시작에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쉬운 주제나 단어로 시작한다.

‘모릅니다’라든지 ‘관심이 없어요’라고 말하기 조차 힘든 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네’라고 대답하는 순간부터 대화는 시작된다.


좀 더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주제로 대화를 시도한다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결코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기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신뢰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지식수준이나 관심사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면 굳이 나의 똑똑함을 보여주기 위해 대화의 기회를 놓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고 생대방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아! 그때 그런 게 있었지!’,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 ‘그래, 그래!’하는 무릎을 탁 치는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상대방의 집중을 손쉽게 이끌어 내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




본론 전에 서론이 길다.


두괄식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긴 서론으로 돌입하게 된다. 주절주절 길어지는 대화가 어찌 보면 비효율적이고, 상대방의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긴 서론을 듣는 중에 거부감을 줄어들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은 묘하게도 말하는 이의 논리에 설득되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이 좋아하는 대화법 중에 ‘두괄식’과는 반대되는 말하기 법인데, 미괄식은 두괄식에 비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 두괄식일 경우, 상대방이 관심 없는 주제일 때는 대화를 이어나가기 힘들다.
 -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면서 대화의 본론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 친숙한 주제로 상대방의 심리적 거부감을 약하게 하여, 내가 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 중간에 결론을 눈치채더라도, 끝까지 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내가 눈치챈 게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고자 함)

두괄식의 가장 큰 리스크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 대화의 단절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당신 생각이 틀렸군.’

‘내가 질문한 의도와는 달라!’

‘틀린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하는군!’


하지만 서론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져가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상대방이 대화 처음에 가졌던 심리적 거부감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흔한 일상의 주제들은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라고 생각하기 쉽게 만들어 주어 나의 이야기에 좀 더 심취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모든 면접의 답변을 미괄식으로 하는 것은 미련할 수 있다. 하지만 두괄식의 답변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만든다.


매너 있는 대화가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한번 시작된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야 끝이 난다. 물론 중간에 뿌리치고 가던 길을 갈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매우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면접에서는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을 만들어가면서 까지 나의 이야기를 끊고 지나갈 수 있을까? 아마도 나에게 할애된 시간 동안은 어려울 것이다.


이야기의 중간에 나의 결론을 눈치챘더라도,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하는 것은 ‘그 결론’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이야기 방법이 매너 있고, 예절이 있다면 이것을 끊어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심지어 단정한 외모를 갖추었다면 더욱 그렇다.


나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게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개성 있는 옷차림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단정하고 매너 있는 대화로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데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분석은 이제 끝이 났다. 이제는 면접의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면접의 전략으로 너무 단순하고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결론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성공을 이어온 ‘도를 아십니까?’에서 부터 현재까지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면접도 이와 유사한 점이 많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면접장에서 면접의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면접장에 들어서게 된다면, 속으로 외쳐보자!

혹시, 도를 아십니까?!




[참고]

실전적인 면접의 팁과 노하우는 다른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관심 있게 봐주세요.

1.  마인드 트레이닝으로 연습하는 스토리텔링
2. 내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스토리텔링 면접
3. 살면서 실패해본 경험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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