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면 어쩌면 내 마음과 이렇게나 같을까 싶을 말들도 있고, 때로는 나를 돌아보게 하며 한참을 머물게 하는 장면도 있다.
오늘은 며칠간 나를 붙잡아둔 랍비 잭 리머의 시를 적어보려 한다.
당신이 하지 않은 것들
내가 막 뽑은 당신 차를 빌렸다가 흠집을 낸 날을 기억하나요?
나는 당신이 날 죽일지 알았는데, 당신은 그러지 않았죠.
내가 당신을 해변으로 데리고 간 그때를 기억하나요? 당신은 비가 올 거랬는데, 정말 비가 왔었죠.
나는 당신이 “비가 올 거랬잖아” 할 줄 알았는데, 당신은 그러지 않았죠.
내가 모든 사내들한테 추파를 던지던 그때를 기억하나요? 당신이 질투심을 느끼라고 그런 건데, 당신은 정말 질투심을 느꼈죠. 나는 당신이 떠날 줄 알았는데, 당신은 떠나지 않았죠.
내가 블루베리 파이를 몽땅 쏟았던 그때를 기억하나요? 당신의 새 양탄자에 말이죠.
나는 당신이 나를 노려볼 거라 확신했는데, 당신은 그러지 않았죠.
그래요, 당신이 내가 우려한 대로 하지 않은 것들은 무척 많답니다. 당신은 나를 참아주었고, 나를 사랑해 주었으며, 나를 보호해 주었죠.
당신에게 보답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어요.
당신이 전쟁에서 돌아오면 말이죠.
하지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았죠.
표현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감정의 변비’라 표현하는 이 책(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을 통해 나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가까운 나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표현을 아끼며 사는지 돌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