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ia soleado
Aug 24. 2023
심장이 딱딱해지면 좋겠어
그날의 나는 삼순이였다.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대사 한 줄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의 마음을 그 대사로만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혹시 이 글을 볼지도 모르겠지만 -_?) 그날은, 사랑이 끝나감을 알아차린 마음이 눈물이 되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한낮의 활기찬 공기 속, 열린 수도꼭지 마냥 멈출 줄 모르던 눈물을 훔쳐 내며 저 계단을 오르던 그 '예쁘고 반짝이던 시절'.
마음이 꽤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마음이 딱딱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이제와 보니 그 조차도 얼마나 아름답고 싱그럽단 말인가!
오늘, 같은 계단을 오르며 불현듯 그날의 눈물이 떠올랐지만 묵상해 봐도(?)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는 2023년 8월. 좋다ㅡ
그저 다리가 아픈 것 빼고는.
운동 부족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