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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벗밭 Jun 22. 2022

[7화] 환경과 먹거리는 어떻게 연결될까?

3월 3주 벗밭 회의록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벗밭입니다.


경칩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춘분(3월 21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춘분 이후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해요.
얇아진 사람들의 옷 사이로 불어오는 포근해진 바람을 느끼고, 더 길게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해를 만나면서 이미 다가오는 춘분을 느끼고 계신 분도 있을 테지요.
사람들이 주고받는 인사말도 "날이 풀리면 밖에서 돗자리를 펴고 놀자, 소풍 가자!"라고 왕왕 들리는 걸 보니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고요.
코로나가 확산하며 지난겨울 유난히 긴긴밤을 보내신 분들도 많겠죠. 올해는, 길어진 낮에 좀 더 서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를 바라요!


이번 주 회의록에선 '환경과 먹거리의 연결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어요.

ㅃㅂ클럽의 질문과 함께 식탁의 대화가 더 풍성해지길 바라요. 


벗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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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먹거리는 어떻게 연결될까?


지난 일요일, 벗밭의 첫 번째 ㅃㅂ클럽이 열렸어요. 첫 번째 책은 지구생활안내서 <BASIL(바질)>의 여섯 번째 책, '먹거리' 편이었어요. 벗밭의 북클럽 'ㅃㅂ클럽'은 여러 책을 통해 '먹거리'와 'ㅇㅇ'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는 모임이에요. 그 첫 번째 주제로는 저희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다루었던 '환경-과 먹거리로, '환경과 먹거리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라는 큰 질문으로 시작했죠. 


ㅃㅂ클럽은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혹은 나누고 싶은 문장을 나누는 '벗밭의 형광펜',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는 'ㅃ(벗밭)의 물음표'로 진행돼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ㅃ의 물음표' 몇 개를 골라왔어요. 책을 읽지 않으셨더라도 답해볼 수 있는 질문들이니, 대화를 읽으며 함께 질문을 생각해 보시길 바라요. 앞으로도 ㅃㅂ클럽에선 어렵고도 재밌는 질문들이 많이 오갈 예정이니, 다음 북클럽도 기대해 주세요! 


ㅃ의 물음표) 건강한 먹거리란 무엇일까요?


펭귄: 이전엔내가 키워서 내가 먹는 것이 건강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먹거리 안에서도 많은 관계가 얽혀 있고 이 안에서도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농부와 소비자, 동물과 우리 등 다양한 것을 보게 되었어요. 로컬 관행농 감자와 친환경 수입 혹은 먼 농산물을 사는 것 중에 어떤 것이 좋을까 라는 딜레마도 생기고, 이런 여러 가지 물음에 대해 대답해 나가는 것이 건강한 먹거리라고 생각해요.


가지: 건강한 먹거리가 단순히 '건강해서' 좋다기보다는 식재료가 자란 땅부터 시작해서 전 지구적인 부분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굉장히 고민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먹거리는 '지구에 이로운 먹거리'인 것 같아요.


사과: 우리가 그것을 먹음으로써 다른 생명체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먹거리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먹는 행위 안에 음식의 생산-유통-소비까지 발생하는 환경과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면서 이로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그런 음식이 몸과 주변 사회에도 더 이로운 먹거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파도: 저는 건강한 먹거리와 관련된 고민을 하면서 왜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알려주지 않는 걸까 라는 답답함이 있었어요. 먹거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 더 행동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같이 건강하게 먹고, 건강한 먹거리를 함께 아는 것이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ㅃ의 물음표:: 10년 뒤 우리 식탁의 모습은 어떨까요?


파도: 지금 이대로 흘러간다면 식탁도 단일화 될 것 같아요. 종의 다양성도 줄어들고, 소비하는 것만 계속 소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느껴요. 콩도 한 종류의 콩만, 쌀도 한 종류만, 유행이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심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비관적인가요?

한편으로 저의 바람은, 채식이 조금 더 익숙한 식탁을 보고 싶어요. 집 앞에도 채식 식당이 늘어나서 어디서든 쉽게 채식을 접할 수 있길 바라요. 


가지: 저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생각이 들어요. 한 가지는 가공식품이 훨씬 늘어나서 식탁의 주된 메뉴가 되는 것이에요. 예전에 '알약을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너무 놀랐어요. 씹고 즐기고, 재료를 만지는 게 제 삶의 큰 행복인데 어떤 이들은 그런 노력이 불편할 수도 있음을 느꼈어요. 이런 간편한 가공식품이 더 많아지는 것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작은 실천을 통해 원시적인 것에 가까운 식탁을 추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가공을 덜 거친 식탁이 되는 거죠.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즐기기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친환경적인 식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과: 일단 지금 우리가 주로 먹는 식단이 10년 후에도 똑같을 것 같진 않아요. 환경적인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화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기후변화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면 육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생산과 소비의 순환 과정 전반에 쓰레기를 줄이는 등의 강제적인 조치가 조직 혹은 정부 차원에서 마련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예를 들어 육류세(고기를 살 때 내는 세금)가 생긴다면, 기후위기를 더 증폭시키는 먹거리들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거죠. 

아니면, 기후변화에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이 영향을 받아 생산이 줄고 불안정해져서 가격이 폭등하는 사례도 더 늘어날 거고요. 그럼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는 재료가 늘어나니 어쩔 수 없이 식탁도 바뀌지 않을까요?


감자: 이야기를 들으니 10년 후의 식탁은 지금보다 덜 즐거운 모습일 것 같기도 하네요.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제 노후 준비는 '자급자족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곤 해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그 농담이 진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리 돈을 여유롭게 마련해도 내가 원하는 식재료나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즐기는 것이 아닌 정말 모두의 '생존' 문제가 될 수도 있고요. 그 와중에 빈부의 격차는 커져서 지금의 식탁은 더 소수의 것이 될 수도 있고요.


펭귄: 비슷한 맥락에서, 10년 전의 식탁을 상상해봤을 땐 지금과 비슷하고 가격 정도만 달랐던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가격의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불안정해져서 어떤 식재료는 누릴 수 있는 사람들만 누리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요즘 저번에 갔던 밭에서 받은 민트를 물에 꽂아 키우고 있는데 향이 안 나더라고요. 요즘 수경재배라는 대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땅에서 키우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키우려면 더 많은 화학 비료나 약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질문이 들기도 했어요. 노지에서 자란, 갓 딴 토마토는 정말 따뜻한 햇볕 맛이 있어요. 10년 뒤엔 그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질 것 같아요.


가지: 그래서 저도 올해 목표가 내가 키운 것으로 요리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이사해야 하는 시기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옥탑방이 있는 집을 찾았죠. 생태농업 커뮤니티에 참여했던 경험을 계기로 토종 씨앗 나눔 행사에 참여해서 받아온 씨앗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심어서 키우는데, 어우 정말 어렵더라고요. 담배상추, 조선대파 등을 심었어요. 저도 제가 원하는 것을 언젠가는 마음대로 구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나니, 내가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위기에 대응할 수 있겠더라고요. 잘 키우면 소식 전해드릴게요! (네, 기대할게요!)


ㅃ의 물음표 3 ::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지: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지구를 위해 채식을 하거나 어떤 행동이 지구에 부담이 덜 되는지 알고 움직이도록 이끄는 원천은 교육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교육이 정착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는 것에서 행동이 나오니까요. 


사과: 매우 동감해요. 그런데 이때 건강하게 먹으려면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도 포함될 텐데 그러려면 여유,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마음으로는 건강한 식재료를 구해 요리해 먹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하기 어렵죠. 그래서 어느 정도의 시간과 여유가 보장되어야 시도하지 않을까 싶어요.  


파도: 맞아요. 퇴근하면 뭐 먹을지 질문하면 대부분 가게에 들러 포장하거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번거로워 요리하지 않기도 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서로 얘기를 들어 주고 함께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펭귄: 너무 동감해요. 함께 먹을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고, 생산 과정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계를 볼 수 있는 눈과 정보들이 정말 많이 펼쳐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진 너무나도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런 논의가 당연해져서 벗밭의 이야기가 더 뻔해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감자: 이미 앞에서 다 말씀해 주신 것 같은데요?! 저도 당장은 커뮤니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다섯 명이라도 ㅃㅂ클럽에서 이렇게 얘기를 나누는 게 정말 중요하고, 더 다양한 환경에서 식문화를 시도하고 만들어보는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아요.



벗밭의 간식실 :: 사당 채식식당

벗밭은 즐거운 작당을 위해 모일 때, 아무도 해치지 않으면서도 맛난 간식을 함께 찾아 먹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서울 사당에 있는 카페 거북이와 남미플랜트랩에 다녀왔어요.(벗돈벗산-광고가 아닙니다!) 카페와 식당이 가깝게 자리 잡고 있어서 명실상부 완벽한 비건 코스(?)로 불린다고! 버섯이 듬뿍 올라간 더블 콰트로 버섯 피자, 비건패티가 들어간 라자냐, 깻잎 페스토 리조또를 먹으며 요즘 훌쩍 다가온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재정비했답니다.



*(리조또에 올라간 프리세라는 채소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치커리의 한 종류라고 해요! 치커리보다 더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간식 :: 두유 민트녹차라떼
저녁식사 :: 더블 콰트로 버섯피자, 라자냐, 깻잎 페스토 리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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