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6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혜정
Aug 22. 2022
산촌에 내 집짓기(23)
귀촌 8년 만에 드디어 내 집을 갖는다!!
경성 스타일
에 관한 질문이 있어서
경성 스타일 인테리어 사진들을 좀 찾아보았습니다.
혹시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이라는 영화를 보셨을까요?
그 영화의 배경이 일제 강점기라
정확히 [경성 스타일]이 보입니다.
의상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참고하시라고 사진 몇 장 올려 봅니다.
p.s. [경성]은 수도를 일컫는 단어일 뿐
일제 강점기의 잔재는 아닙니다.
경성 스타일 인테리어를 보니
굵은 몰딩이 여기저기 들어가 있고
큰 꽃 패턴 벽지가 등장하네요.
이런 것들에 비하면 우리 집 합판은
오히려 원목 느낌에 가깝습니다.
빨갛지 않아서 전 좋습니다만
정통 경성 스타일에서는 좀 멀어진 듯합니다. ^^
오늘의 사설은 여기까지!
목공작업이 진행될 때
협력해야 하는 공정
들이 있습니다.
우선은 전기가 와서 막히게 될 천정을 생각해
배선 정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일 잘하는 팀 같으면
목공이 붙기 전에 모든 배선을
목수들이 알아보기 쉽게 묶어서
내려놓고 빠지는데
우리 전기팀은 공사다망하여
우리 집 현장에 집중하지 못한 관계로
수시로 현장에 드나들어야 했죠. ^^;;
또 난로 팀도 방문해야 했습니다.
천정이 막히기 전에
지붕 위에서 연통을 심어놔야 했거든요.
연통은 지붕 마감재인 리얼 징크가
시공되기 전에
작업해야 했으므로
여러모로 이때가 투입 적기였습니다.
말썽 많았던 외부 벽돌 작업은
다행히 목공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 지었습니다.
비가 수시로 쏟아져서 정말 힘들게 진행했네요.
목공팀이 철수하고
주말 내내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실내에서는
비와 상관없는 등기구 타공을 진행했죠.
등기구 타공은 도장작업 전에 해야 하니까요.
참고로 우리 집 조명은 대부분 매입등이라
카페처럼 등이 많아 타공도 쉽지 않았습니다. ^^;;
나무에 투명락카를 올려야 하고
벽돌 사이사이 메지를 넣어야 하는데
이 두 공정 모두 비가 그쳐야 가능했으므로
우린 맑아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날이 개자
업체들로부터 알아서 연락이 옵니다.
비 그쳤으니 내일부터 작업 들어온다고.
어찌나 반갑던지.
벽돌 쌓은 부위는
메지가 들어차며 완성됩니다.
벽돌을 아무리 못 쌓아도
일 잘하는 메지 작업자가 있다면
어느 정도 만회가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ㅎㅎㅎ
조적 업체가 소개하는 메지 팀은 믿을 수가 없어서
레미탈, 시멘트, 메지용 몰탈 등을 전문 판매하는
업체 사장님께 거두절미하고 소개를 요청했습니다.
물건 가져다 쓰는 업체들이
죄다 조적이나 미장, 타일이나 메지 업체들일 테니
그곳만큼 많은 업체를 아는 곳도
없을 것 같았거든요.
물건 많이 쓰고 많이 드나드는 업체가
당연히 일은 잘한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저의 예상은 적중했고
메지 실력 출중한 부부팀
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휴가철이고 너무 더울 때라
직영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두 분이서 잡일까지 다 처리하시며
땡볕 아래서 메지 작업을 하시는데….
와! 정말이지 손발이 척척에
속도 또한 빠르고
삐뚤빼뚤 조적이 순식간에
예뻐지기까지 하는 겁니다.
정말 진귀한 경험이었답니다.
부부가 함께 일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던데…. ㅎㅎㅎ
이 팀은
대박 팀
이었습니다.
메지 전 후 사진입니다.
메지 단가는 벽돌 수량으로 정합니다.
날일로 부르는 분도 계신다는데
일 잘하시는 분들은 장당 단가로 하신답니다.
우리 집은 벽돌 8,100장이 입고되었습니다.
물론 안 쓴 것도 있고 버려진 것도 있고
깨지거나 반쪽만 쓰인 것도 있어서
8,100장 모두 사용된 건 아니니까
8천 장을 기준으로 단가 계산을 했습니다.
거리를 따지시며 장당 130원을 부르셨는데
양구와 화천은 차로 30분 거리라
120원으로 깎았습니다. ^^;;
8천 장을
장당 120원
에 시공해서 96만 원입니다.
일 잘하고 시원시원하게 해주신 것에 비하면
정말 저렴한 비용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건 애먹인 조적 팀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분 좋게 100만 원 채워 드렸습니다.
메지 작업 이틀째인 날
도장 공사도 투입되었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
도장 공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깔끔하십니다.
도장은 공정의 특성상
거의 마지막에 투입되기 때문에
거친 공정 작업자들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오랜 현장 경험으로 느낀 점을
그냥 막 늘어놔 봅니다.
도장팀은 제일 먼저 외부 탄화목에
오일스테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셀프로 해도 되는 일이었지만
도장 견적을 받아보고 그냥 시키기로 했습니다.
4인 하루 반 작업이면 될 일을
굳이 5인 사흘 작업으로 넣더라고요.
넉넉히 200만 원이면 될 일을
350만 원을 부르더라는 거죠.
이 역시 세 곳에 비교 견적을 받았는데
정말이지 오른 자재비와 인건비에
다시 한번 경악하며 300만 원에
Nego를 단행하고
어렵게 일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일스테인처럼 간단한 것도
그분들에게 시켜버렸죠.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대신
데크목 오일스테인 작업은 모두 제가 했습니다.
데크 설치는 남편과 지인이 셀프로 했고요. ^^
8월의 땡볕 더위에서요.
도장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지붕 작업을 병행하면 딱이었을 텐데
도장 투입 이틀째부터 또 비가 왔습니다.
폭우는 아니었지만
지붕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
그리고 합판 위에 징크를 씌우는 일이다 보니
합판이 젖은 채로 시공하는 것보다는
햇볕에 잘 말리고 난 뒤
시공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지붕 작업을 할라치면 비가 오고
또 날을 잡으면 비가 와서
공사가 끝나기 전에 지붕을 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될 지경이었죠.
맑은 것도 딱 하루 맑아서는 안 되었고
최소 3일 이상 비 오지 않는 날씨여야
작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지붕은 잠정적으로 또 미루게 되었습니다.
바깥일은 미뤘지만 내부 일은 진행해야겠죠?
끝이 보이니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심지어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바닥 타일 작업 일정을 잡았는데
잡고 보니
실내 난로 주변에 벽돌 기둥 쌓기
를 안 한 겁니다.
조적 팀에 처음부터 얘기해 뒀던 부분인데
외부작업 힘겹게 마치고 나가던 날
내부 조적은 어떻게 하죠? 하고 물었더니
기공 1인 반나절 작업이면 되는 일을
기공 2인 하루 작업비용을 주면 오겠다는 겁니다.
으으으!!!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걸 겨우 눌러 참고
시공 할 때 되면 연락드리겠다는 말로
돌려보내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면 했지
저 팀을 또 보고 싶지는 않았던 연유에서였죠.
그 덕에 일요일 오전,
우리 부부는 멋진 양구 메지 부부 팀처럼
의기투합
해 잘 한번 쌓아보자고 덤벼들었습니다.
장기간 시공하는 모습을 지켜본 저이니
서당 개처럼 보고 배운 게 있지 않겠어요? ㅋ
남편이 몰탈을 섞고
제가 벽돌을 날랐습니다.
줄도 수평계도 없이
감히 눈대중으로 틀을 짜고
한 단 한 단 쌓아 올리기 시작했죠.
건물을 쌓는 것도 아니고
장식용 기둥을 쌓는 것이니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배포도 있었습니다.
비전문가인 우리 부부가
몰탈 섞는 기계도 없이
,
미장
칼도
없이
,
그저
호미와 꽃삽으로
기둥 두 개, 약 550장의 벽돌을
쌓아 올리는데 걸린 시간은 6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작업이 끝나고
우린 땡칠이가 됐습니다.
마신 물만 3ℓ는 되는 것 같아요.
ㅎㅎㅎ
전문가들보다 더 삐뚤빼뚤하고
메지 간격 들쑥날쑥하였지만
보람도 있고 의미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으로 찾아오시는 분마다
저 벽돌은 왜 저래? 하고 물으시지만
이야기보따리 풀어내며 하하 호호 웃습니다.
그 문제의 벽돌 기둥을 공유합니다. ^^
<24편에서 계속됩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지 물어주세요.
모두가 내 집을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금액으로 지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산촌 #귀촌 #내 집짓기 #건축 #인테리어 #화천 #농막 #땅 #2억 #캠핑 #전원주택
#철근콘크리트 #셀프인테리어
keyword
전원주택
집짓기
셀프인테리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