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덤벙돈벙 Mar 03. 2024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보호자의 일기 174 - 초점

 8월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인해서 뉴스가 시끌벅적하다. 창밖의 거센 바람을 못 이겨서 짓눌리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차라리 병원에 있는 게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 정도니 말이다.


 동생은 8월 초에 인지 검사를 진행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검사를 하는데 처음엔 0점 저번 달은 16점, 이번에는 20점으로 올랐다. 이 정도면 만점인 30점도 기대해 볼 만하다.

 

 2023년 8월 30일 수요일, 마지막 연하 검사에 통과하면서 드디어 밥이 나온다. 이제는 어떤 음식이든 자유롭게 먹일 수가 있다. 동생은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게 보인다.


 8월은 얽혀 있던 고민과 생각을 오롯이 마주하는 달이었다. 저녁마다 옥상을 하염없이 돌면서 앞으로 마주하게 될 현실에 대한 고민을 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불쑥 올라오는 불안감은 막을 수가 없다.


  20대들의 가장 큰 취업 고민은 내가 하고 있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직접 선택한 직장과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겪는다.

어디를 가더라도 만족이 안 되는 탓에 세상에 과연 나와 딱 맞는 직업이 있기는 한지 의문이 생긴다. 이대로 가다가는 평생 만족을 모르고 살게 될까 봐 불안하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덮쳐오는 시점이다. 내가 하는 선택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그저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서 힘들어한다. 보이지 않는 길은 두려운 법이니 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것뿐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깐.


 지금을 만족할 수 없는 이유는 더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내가 만족을 모르는 부정적인 인간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힘겹게 애쓰지 않고도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다. 사실은 어디를 가도 장, 단점은 다 존재를 할 것이다. 남이 만든 직장을 들어가는 이상은 100%의 만족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하물며 내가 직접 만든 사업체도 부족함이 보이기 마련일 텐데 어찌 만족을 하랴. 그렇다고 해서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땐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단점보다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잃은 것보다는 얻게 될 것에 집중을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하게 될 것이고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부정적인 것만 바라보며 힘을 낭비하지 말고 긍정적인 것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가볍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여기서 내가 배운 것들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은 이러한 진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과정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은 제삼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지만 내 일이 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지니 말이다. 모든 것은 가까이에 있을 때 일부만 보이고 전체를 볼 수가 없다. 그럴 땐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디에 초점이 맞춰지냐에 따라 선택받은 곳은 선명해지고 선택받지 못한 곳은 흐려지기 마련이니깐 말이다. 현재가 힘들더라도 그 안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부정적인 면은 자연스럽게 흐려진다. 생각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다.  


 나는 지금을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 무거운 현실에서 한 걸음 멀어져 가볍게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일기를 미루게 된 핑계를 이렇게 또 대본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