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음을 사진처럼 들여다보는 일이다.
사진은 말이 없다. 대신 마음이 있다. 그래서일까. 처음 제주에 내려와서 감정을 말로 꺼내기 어려울 때, 나는 자꾸만 사진을 찍었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노을이 붉을수록, 바다가 멀어질수록 그랬다. 누구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감정들이 사진 한 장에 실려 나오는 걸 보며, 나는 사진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또 다른 감정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단 걸 알게 되었다.
제주에 온 건 휴식이라기보단 도망이었다.
누워 지내는 엄마를 돌보며 쌓인 마음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발령이라는 기회를 핑계 삼아 이곳에 왔고, 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같은 포구에 앉았다. 그 자리에선 유독 마음이 솔직해졌다. 미안함도, 무력감도, 가끔은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도 스르르 올라왔다. 말 대신 카메라를 들고, 사진에 마음을 얹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사진들로 위로를 받는다면,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누군가에게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질문이 시작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사진 심리에 대해 공부했고, 사진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사진심리상담사로 살아간다는 건, 결국 마음을 사진처럼 들여다보는 일이다.
단순히 사진 찍는 걸 넘어서, 사진을 통해 감정을 읽고, 위로하고, 들여다보는 일. 사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사람을 감싸안는 힘이 있다는 걸, 나는 경험으로 배웠다. 같은 사진을 보고도 누군가는 따뜻함을, 또 다른 누군가는 쓸쓸함을 느낀다. 그 다름이야말로 각자가 놓인 현재 마음의 상태를 드러낸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 공간에서,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앞으로 이곳에선 제주의 풍경을 담은 한 장의 사진과 그 속에 담긴 마음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그날의 빛, 그날의 공기, 그날의 감정이 어떻게 사진에 녹아들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마음엔 어떻게 닿을 수 있을지 함께 들여다보고 싶다. 내 마음이 조금씩 나아졌던 그 순간들을, 이제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사진처럼 잠시 멈춰 서서, 우리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