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구조, 최소 저항의 법칙)
로버트 프리츠의 『최소 저항의 법칙』을 읽고 인생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인생은 무엇일까? 나는 인생을 일상의 집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일상들을 모와 총제적 형국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그래서 인생을 알고 싶다면 일상을 보면 된다. 내 일상이 곧 내 인생의 한 모습이다.
나는 어떤 감정으로, 어떤 경험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내 일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1. 구조가 방향을 만든다.
자연에서 에너지는 ‘최소 저항의 경로’로 움직인다. 시냇물이 흐를 때 물이 가고자 하는 특정 방향이 있진 않다. 그저 주변 지형에 의해 물이 어디로 흘러갈지 정해진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같다. 한 인간이 달성해야만 하는 특정 목적이나 방향이 있진 않다. 사업을 해야 하는지,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결혼을 해야 하는지 등 그런 특정 목적은 절대적인 목적이 아니다. 한 인간으로서 꼭 도달해야 하는 절대적 목적은 없다. 목적이 있다면 아마 생존의 양과 질을 늘리는 것일 테다. 더 오래 생존하고 더 잘 생존하는 것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원한다. 그 외의 이념적 목적들은 절대적이지 않다. 내 인생의 경험 속에서 선택하게 되는 상대적 목적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금의 형편이 나아져 자아실현, 경제적 자유 등을 꿈꾼다. 그런 목적을 달성해야만 인간다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2차 세계대전 중에 태어났다면? 조선의 노비로 태어났으면 어떻게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인생의 목적과 방향은 나를 둘러싼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시기, 처지, 상황, 형편과 함께 결정된다. 그저 상대적일 뿐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물과 같다. 물도 특별히 어디로 흘러야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인생도 특별히 어디로 흘러야 할 필요가 없다. 특정한 어느 지점을 목표로 한다고 해서 그것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다. 나름의 계획과 의도를 가져도 둘러싼 구조에 따라 좋은 곳으로, 나쁜 곳으로 가기도 한다. 인생의 흐름은 물의 흐름과도 같다.
2. 구조를 구성하는 것들
그럼 내 인생의 구조는 어떠한가? 시냇물이 주변 지형에 의해 흘러가는 것처럼, 내 인생은 무엇에 의해 흘러가고 있을까?
내 인생의 구조를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으로 파악해 보자. 거시적 관점에서 인생을 구성하는 키워드를 생각해 보자. 지금 내가 살아가는 21세기라는 시대,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자본주의라는 체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가정환경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미시적 관점에서 인생을 구성하는 것은 업무, 하루일과, 관계, 건강, 생각, 행동 등이 떠오른다.
3. 구성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
나는 특히 미시적 관점에서 내 인생의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나를 둘러싼 외적 요소는 바꿀 수 없다. 내가 언제 태어날지, 어떤 나라에서 태어날지, 어떤 집안에서 태어날지 등은 내가 선택할 수 없다. 그저 내가 태어남과 동시에 주어지는 외부 환경이다.
따라서 나에게 주어진, 내가 놓인 상황을 부정하지 말고 수용해야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그저 감정적인 반발만 일으킬 뿐 현상을 바꾸진 못 한다. 무용의 행위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시적으로 나를 둘러싼, 내 직접적인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작은 구성들을 바꾸는 것이다.
[심플하게 정의해 본 나만의 인생 공식]
공간 + 시간 + 행동 + 생각 … = 경험
경험 + 경험 … = 일상
일상 + 일상 … = 인생
내 일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나는 어떤 공간에 있고,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나는 어떤 행동들을 하며, 나는 어떤 생각들을 하는가?
먼저 나는 내 인생이 어떻게 구성되었으면 좋은지 스스로 생각해 보자. 조건을 들먹이지 않은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구성이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공간은 무엇일까?]
도쿄, 뉴욕, 베트남 등 해외의 공간
벚꽃이 핀 거리, 활기찬 놀이공원, 시원한 계곡, 탁 트인 바닷가, 캐럴이 울리는 눈 쌓인 도심가 등
쾌적하고 넓은 나만의 공간
창의력이 샘솟는 일터
[내가 원하는 시간은 무엇일까?]
가족과 사랑하며 보내는 시간
연인과 보내는 시간
일에 완전히 몰입하며 성취하는 시간
친구들과 순수하게 웃고 즐기는 시간
새로운 사람들과 접촉하고 연결되는 만남의 시간
[내가 원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성실하고 성취하는
누워있는 것이 아닌 일어나서 움직이는
새로운 것을 모험하는
[내가 원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미워하기보다 사랑하는 마음
지혜롭고 성숙한 생각
스트레스와 강박으로 고통받지 않고 평온한 마음
그럼 이제 내가 원하는 구성과 지금 내 일상의 구성을 비교해 보자. 내 일상 중 버려야 할 구성은 무엇인가? 내 인생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게임, 미디어, 주변의 압박, 비관적인 생각, 게으른 행동 등…
알고리즘에 이끌려 누가 누구를 폭행했느니, 누가 어디에 놀러 갔느니, 누가 뭘 샀느니 등 소식들에 끌려다닌다. 이를 통해, 어떻게 내 인생이 구성되는지 바라보자. 분노하고, 화내고, 공격하고, 비관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면서 자극적인 소식들로 흥분하고,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시간에 멍하니 미디어에 끌려다니고, 밖에 나가서 직접적인 경험을 하기보다 방구석에 있게 된다.
공간, 시간, 행동, 생각이 모두 망가진다. 단지 유튜브를 멍하니 보는 습관이 일상에 자리 잡아 내 인생을 그런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 내가 가고 싶은 공간에 가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났더라면, 하고 싶은 일을 했었으면, 보내고 싶은 시간을 보냈으면 내 일상이 내가 원하는 인생대로 흐를 수 있었을 것이다.
구성을 바꿔보자. 내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에서, 어떤 행동으로,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돌아보자. 구체적으로 하루일과를 재정비하고, 만들고 싶은 선습관과 제거하고 싶은 악습관을 파악해 보자. 내 일상을 조금씩 바꿔본다면 내 인생도 바뀔 수 있다.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 갑자기 부자가 된다던지, 경제적 자유를 실현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다. 시냇물의 구조를 바꾼다고 나이아가라 폭포로, 제주 앞바다로 보내고 싶다고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인생도 마찬가지다. 거창한 생각을 하고 인생역전을 꿈꾸며 인생을 바꾼다는 허상과 강박을 버리고 그저 시냇물처럼 내 인생을 바라보자. 거시적인 환경을 수용하고 미시적인 조건을 변화시켜 조금씩 나아지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시냇물이 좋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면 기쁘게 받고 감사할 줄 알면 된다.
확실한 것은 구성은 내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은 내가 한다. 유튜브를 볼지, 게임을 할지, 야동을 볼지, 험담을 할지, 짜증을 낼지, 누워 있을지, 단념할지 등 내가 선택한다. 하지만 내 인생의 구성을 내가 선택했다는 사실은 내가 다시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내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상기하며 내 인생의 구성을 직접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