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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May 27. 2024

직장인의 행복이란 사소한 것부터 온다.

나는 거의 매일같이 도시락을 싼다.

학교가 아닌 회사로 출근 한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사회의 쓴맛도 어느 정도 느꼈고 앞으로 몇십 년을 일하고 살아야 하니 앞이 막막하다.


'이렇게 일만 하고 죽는 건가?'


출퇴근 왕복 2시간, 근무시간 9시간에 잔업을 포함하면 삶의 대부분을 거의 회사에서 보낸다.


그 외에 시간은 어떻게 쓰든 자유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걸 하기로 했다.


나의 취미는 요리, 독서가 가장 메인이다. 다른 것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이 두 가지다.


나의 하루하루의 목표는 매일 도시락을 싸는 것이다.


좋아하는 요리를 하고 하루하루 창작하는 재미로 도시락을 만든다. 그날의 냉장고에 들어가 있는 재료를 보면서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행복함은 창작해 나가는 것에서 온다.라는 말을 책에서 봤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주어진 틀 안에서의 일이니 이러한 상상과 창의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도록 똑같이 생긴 도시락은 만들지 않는다. 항상 무엇을 넣을지 고민하고 담는다. 그것이 나에게 행복을 준다. 어릴 때  소풍이 즐거웠던 이유는 엄마가 해준 도시락을 여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쉬는 시간에 기다리던 도시락을 여는 순간이 가장 좋다.


보통 출근 전은 시간이 빠듯하다. 그래서 도시락에 넣을 반찬 중 몇 가지는 전날이나 쉬는 날에 만든다.


오늘은 퇴근하고 집에 오니 밤 12시 반이었다. 잠이 안 와 냉장고에 있는 재료꺼냈다. 이사 왔을 때부터 있는 라디오는 주방에 달려 있는데 그걸 틀면서 요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오래된 거라 소리를 크게 키워도 옆에서 누가 속사기는 소리처럼 작은 소리가 난다.


하지만 새벽에 고요함과 어울려 오히려 더 좋다. 평소엔 낮에 틀어 소리가 작아서 근방 끄고 하는데 오늘은

이 잔잔함이 좋게 느껴진다.


주방에는 야채를 써는 소리와 라디오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다. 그 후엔 볶는 소리와 함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혼자 새벽을 만끽한다.


그리고 완성된 오늘의 반찬. 애호박무침과 시금치무침이다.

사진으로 보니 다음엔 당근도 넣어야겠다.


냉장고에 반찬통이 하나둘씩 쌓이 입꼬리도 올라간다.


내일은 어떤 도시락을 만들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



ㅡ 끝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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