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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닷닷 Oct 01. 2022

주니어 개발자 떡갱의 일대기

닷닷 아카이빙 #4–2 닷닷 인물사전

(#4 닷닷 인물사전은  멤버의 일대기에 대해 소개하는 글입니다. 기획자 으니가 멤버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오갔던 대화를 토대로 글이 구성되었습니다. 일기장 읽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군가를 믿는 제 감정이 좋아서, 동료에게 신뢰받을 때 가장 기뻐요




떡갱: 늦어서 미안해요. 방금 급하게 회의가 잡혀서. 팀장님이랑 나랑 다른 팀 코드를 건드렸는데 알고 보니까 그 팀에서 수정중이었던 거야. 근데 우리 거 보시더니 이거 나쁘지 않다? 이렇게 돼서 지금 고민하고 계세요. 다음 작업은 팀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으니: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제주도 워케이션 가 계신데, 서울에서보다 더 바쁘시네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개발자들이 환장할 만한 게임이라고요? (출처: Play  Factorio - Gameplay Trailer)


떡갱: 여기 와서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제주에서 보내는 일상도 즐겁고요. 요새 직장 팀원들이랑 같이 하는 게임 하나 소개해 드릴까요. (으니: 네 좋아요!) <팩토리오> 라고, 개발자들이 환장할 만한 게임이에요. 어떤 행성에 불시착해서, 탈출용 우주선을 만들기 위한 제작 과정을 자동화하는 게 게임 속 목표거든요. 석탄을 채굴해서 용광로를 돌리고, 용광로 돌린 거에서 철을 다시 제련하고 이런 과정. 우주선을 만들기까지 재료랑 공정이 엄청 많이 필요한데, 그걸 다 연구하고 자동화하는 거죠. 개발자들은 자동화를 좋아해요. 자잘한 것까지도 코딩으로 풀고 싶은 게 있어요. 예를 들면 저만 해도, 회사에서 영수증 처리를 하는데, 사진을 찍으면 OCR 처리 후에 바로 엑셀화시키는 거 만들면 좋겠다.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있거든요. 과정을 효율적으로 바꾸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거라는 그 느낌이 좋잖아요.


○으니: 개발자의 스테레오타입같은 성향을 갖고 계시네요. 직장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떡갱: 회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내에 가격이나 설명 같은 상품 정보, 옵션을 띄우는 페이지, 상품 리스트 페이지를 만드는 작업의 백엔드를 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API를 만드는 거라고 보시면 돼요.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를 긁어 와서, 클라이언트가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함부로 데이터에 접근하면 안 되니까 버퍼 역할도 하고. 예쁘게, 혹은 보안성을 높여서 갖다주는 일이에요.


○으니: 그렇군요. 전반적으로 지금 하는 일에 만족은 하고 계세요?


떡갱: 사실 한동안 좀 그랬거든요, 근데 이번에 제주도 와서 좀 해소가 된 게, 제주도 (환경) 자체가 좋은 것도 있지만 저도 어떻게 보면 주니어고 신입이잖아요. 아시다시피 남한테 뭔가 요구를 잘 못 하는 성격이에요. 뭐 하자고 하면 그냥 ‘그래’, 하는. 그동안 직장에서도 업무 관련해서 뭔가 여쭤보는 게 혹시 이 분 쉬시는 데 방해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좀 컸거든요.

질의는 못 하고 혼자 눈치 보면서 앓다가 알게모르게 밤에 일을 더 한 적도 있고 그래요. (마음 아픈 으니의 덧: 떡갱은 그동안 재택근무 환경에서 일했습니다) 근데 와서 앞에 있으니까 편하게 물어볼 수도 있고. 확실히 많이 물어보고 하니까 집중도 그렇고, 몰입이 잘 돼서 좋았어요. 평소에 10 정도 할 것도 30–40만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 오면 놀 줄 알았는데 일 하는 게 재밌었어요. 주말부터 계속 일한 것 같은데? 오늘도 하루종일 일했고. 또 팀장님이랑 숙소 방을 같이 쓰고 있거든요. 팀장님이랑 수다 떨다 보니까 어느새 일하고 있더라고. “아 그럼 이거 해 볼까요?” 하는 식으로.


○으니: 떡갱한테는 동료들의 존재가 중요했나봐요. 일이 재밌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죠!


떡갱이 직접 찍은 제주도 풍경


떡갱: 그쵸, 제주도 오니까 퇴근하면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아침에는 조깅 하러 가고요. 제가 잠을 적게 자잖아요. (으니의 덧 2: 떡갱은 닷닷 내 이름난 쇼트 슬리퍼랍니다) 팀장님 아침에 깨워서 같이 뛰고. 저희 팀원 4명이서 내려왔는데, 다음 주면 서울로 올라가네요.


○으니: 시간이 참 빨라요! 혹시 또 어떤 것들로 일적인 동기부여를 받으세요?


떡갱: 흥미로운 거, 하면 재밌겠다라는 느낌이 오는 것들. 주제만 들어도 이건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구상이 떠오르는 일이 재밌어요.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있으면, 업무를 나눌 때 남이 그 일을 가져가더라도 제가 그 사람한테 말해서 우리 같이 하자고 해요, 페어로. 그러면 나도 많이 배우니까요. 이 회사에 저보다 못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예전엔 퇴근하면 매일 공부했었어요. 참, 그래서 요즘 좀 해이해져서 공부도 예전에 비해 덜 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제주도 내려와서 눈앞에서 다른 사람 일하는 거 보니까 동기부여가 또 되는 것도 있더라구요. 나보다 훨씬 잘 하시는 분들이 되게 열심히 하시니까 뭔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도 들고.


○으니: 퇴근하시고 공부까지 하셨다니 굉장하신데요.


떡갱: 좀 불안했어요. 내가 이 회사의 일원으로 들어왔는데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될 거니까. 저는 그런 상황이 제일 싫거든요, 저 때문에 누군가가 손해를 보게 되는. 예를 들면 회사에서도 제가 먼저 해 줘야 끝나는 일이 있을 거잖아요. 닷닷도 똑같죠, 근데 그럴 때 저 때문에 막히는 게 싫어요.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서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구요. 공부는 그전에도 했었으니까 관성적인 것도 사실 있었어요.


○으니: 잘 하려는 욕심이 크신데, 커리어 측면에서 장기적인 목표가 있으시다면?


떡갱:  3~4 후에는 미국으로 진출하고 싶어요. 유학이 됐든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회사가 됐든. 그리고 이직을   하고 싶어요.  내후년 정도에   하고,    번요.


○으니: 그렇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떡갱: 제가 생각하는 목표 연봉이 있어요. 그걸 달성하려면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것 같고, 안 그러면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퇴근하고 공부도 계속 했던 거고, 사이드프로젝트 활동도 그 일환이죠. 이런 목표가 없었으면 회사 일만 열심히 했겠지. 아님 퇴근하고 그냥 놀거나. 그치만 제가 계속 뭔가를 하려고 하잖아요. 회사에서도 그냥 작업 처리하는 거, 단순히 일감 들어오는 거 말고 뭔가에 기여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해요. 언어 생태계에 기여를 한다거나, 좀 더 큰 일. 도메인만의 일이 아니라 회사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서 내 value를 높이고 싶어요. 예를 들어 a랑 b가 분리되어 있다고 하면 서비스의 API를 합치는 일 같은 걸 하고 싶고. 이런 게 요즘에 잘 나가는 개발자들이 하는 기술 스택이니까. 깃헙 레포지토리에 pull request도 날리고, 제 이름으로 하나의 레포지토리도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배포하고 싶고요. 이거 써 봐라, 이거 되게 좋다 하는 그런 거요. 궁극적으로는 FAANG 정도로 유명한 빅테크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요.


○으니: 개발자로서 가지는 영향력과 보상에 욕심이 있으신 거군요.


떡갱: 네.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제 능력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고, 좀 두렵더라도 일단 도전하면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실패에 대한 걱정은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으니: 이전에도 그렇게 자신감을 갖고 뭔가에 도전해봤던 경험이 있으실까요?


떡갱: 굳이 꼽자면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던 일 정도일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사실 제가 이렇게 말은 해도, 뭔가 목표를 갖고 열심히 했던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되게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흘러온 것 같아요. 대학 입시나 취업 같은 것도요. 실패를 했던 기억 자체가 별로 없거든요.


○으니: 고등학교 진학 과정을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


떡갱: 중학생 때 살던 동네가 (학군이) 질적으로 좋지 못했어요. 학생이 백 명이면 그 중에서 80–90프로가 흡연을 하고, 남들 괴롭히면서 사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면학 분위기도 당연히 조성이 안 되어 있었고. 저도 그 사이에서 당시에 공부를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 계속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죠. 누나가 당시에 외고를 갔는데, 그걸 보고 저도 좀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이랑 경쟁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성적은 항상 좋았거든요, 학교에서든 보습학원에서든.


○으니: 어떤 집단 안에 속해 있으면서 그걸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되게 어려운데, 중학생 때 어떻게 본인 상황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었나요?


떡갱: 당시 중학생 때에도 선행학습을 안 하고서 고등학교 1학년 문제 정도 풀고 이러니까 학교 수업이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기점이 생겼어요. 한 수준 더 높은 교육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친구 한 명이 A 시에서 과학고 준비를 한다고 그러는 거예요. 어,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어서 부모님께 A 시로 (학원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처음엔 턱걸이로 특목고반에 들어갔는데, 몇 달 지나지 않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그때 만난 학원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과학고 영재고를 준비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들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시야도 넓어지고. 이 동네에서 나와야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돼요.


과학고를 다니면서는 꿈이 수학자였어요. 수학을 너무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라는 게 저한테 편했고, 말보다 숫자가 좋았고. 문제가 있으면 그걸 그냥 설명하는 건 너무 힘든데 수식으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쓸 자신이 있었죠. 케이스를 나눠서 정리한 다음 수식으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편했어요. 그 정도로 수학을 좋아해서, 영어 국어 같은 학교 공부는 안 하고 수학만 했어요. 혼자 자습실 가서 대학 교재 보고, 친구들이랑 토론하고 하는 것들이 당시에 굉장히 즐거웠어요.


○으니: 수학을 사랑하던 떡갱이 지금의 개발자 떡갱이 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요.


떡갱: 당시 과학고를 가고 싶었던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는데, 빨리 놀고 싶었어요. 결국 대학을 1년 빨리 갔죠. 근데 아시다시피 저 노는 거 되게 좋아하잖아요. 무슨 말이냐면, 저는 저한테 재밌는 것만 하는 성격이라 고등학생 때도 수학만 했던 거거든요. 근데 대학에 오니까 수학보다 재밌는 게 너무 많은 거야. 수학이 뒷전이 되고. 또 사실 수학을 제가 너무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지만, 제가 위대한 수학자는 못 될 것 같은 거예요. 나는 그 정도까지 천재는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 공부에 벽을 느끼고, 그러다 군대 갈 즈음에 주변 형들이 컴퓨터공학 복수전공을 권했어요. 그게 생각보다 제게 잘 맞아서 계속 그 공부를 하고 있는 거죠.


○으니: 어떤 부분 때문에 컴퓨터공학이 잘 맞는다고 느꼈어요?


출처: Illustration of various centrality measures <Discovering Sets of Key Players in Social Networks>


떡갱: 알고리즘이라는 게 결국 수학이에요. 저는 수학 할 때 그래프 이론을 되게 좋아했어요. 문제집에 나오는 그림 같은 거 말고도,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걸 수학에서는 그래프라고 해요. 데이터도 그런 거거든요. 점과 점이 있고, 점 안에는 데이터가 들어있는 거죠, 그 둘을 잇는 거. 그런 게 재밌었어요. 제가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찰하는 거, 뭐랄까 대인관계 자체를 좋아하는데 그 영향도 있어요. 이를테면 으니랑 떡갱이 친구다, 그게 하나의 점이라고 생각하면, 으니랑 닐토도 친구잖아요, 그래프 이론 상으로 그러면 떡갱과 닐토가 친구가 될 확률이 높아져요. 이걸 Social Network Analysis라고 해요. 이런 걸 알고 나서 대인관계도 재밌어진 것 같고, 페이스북 이런 데 뜨는 친구 추천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것도 재밌어 보이고.


프론트는 수학이랑 거리가 멀고, 그래도 백엔드에 알고리즘적인 게 많아서 백엔드를 선택했죠. AI가 수학이랑 가장 가깝긴 해요. 그나마 백엔드가 알고리즘적 사고를 하고. 프론트도 그런 게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컴포넌트 만지면서 화면 예쁘게 만드는 건 자신이 없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창 고민할 땐 AI도 많이 하고 싶었지만 석사를 하지 못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한 거거든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할 때까지 저희 누나도 취업을 못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석사 갈 게 아니라 돈을 벌어야지 싶었어요. 석사 가려면 군대를 안 갔어야 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도 너무 많이 했고. 지금 돌아보면 석사를 갔어도 큰 차이는 없었을 것 같지만, 학비 지출이 생기면 좀 부담이 됐겠죠 아무래도. 군대 갔다오고 나서부터 부모님께 손 벌리기는 싫었거든요. 친구들이 다 취업을 한 상태여서 조바심이 들기도 했고요.


○으니: 그렇군요. 그렇게 하시게 된 백엔드 개발 일은 본인에게 잘 맞나요?


떡갱: 너무 잘 맞죠, 근데 아시다시피 제가 뭐 싫다는 말을 잘 안 하잖아요? 저번에 으니가 그랬죠, 무슨 얘기 했을 때 떡갱은 뭔가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말은 똑같이 ‘나쁘지 않다’고 해도, 너무 좋으면 얼굴에 다 티가 난다고. 그렇게 보면 좀 안 좋아도 나쁘단 말을 잘 못해서 괜찮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저도 최대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려고 하지만, 그게 뜻대로 안 되면 이것도 괜찮아, 하는 식으로 타협을 하는 부분도 분명 있긴 한 것 같아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항상 살려고 노력하는 거죠. 앞서 제가 제 능력에 대한 자신이나 확신이 있다고 한 것도 일부분은 자기합리화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요즘 팀장님께서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해서, (제 역량에 대해서) 되게 들떠있는 것도 분명 있고요.


○으니: 주변 사람의 칭찬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떡갱: 그럼요. 눈치도 진짜 많이 봐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되게 신경쓰는 편이고. 혹시 저 사람이 불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친해지면, 그러니까 내가 이 사람을 좀 안다 싶으면 안 그러지만, 덜 편한 사이에서는 말도 가려서 하려고 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사과를 엄청 해요. 닷닷 팀원들 처음 만났을 시기에도 아마 생각해 보면 내가 자주 그랬을 거예요. 상대방이 나를 믿는다는 생각이 들 때에 이 사람과 친해졌다고 느끼는데, 그러다 보니까 눈치를 좀 보죠. 제가 뭔가 말해놓고 사람들 반응이 안 좋으면 내가 뭐 실수했나? 하는 생각도 계속 하게 되고. 인간관계에서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으니: 그에 더해서, 닷닷 멤버나 혹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떡갱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준다면 어떤 내용을 넣고 싶으세요?


떡갱: 저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으레 하는 말이라면 좀 그렇지만, 나를 믿고 뭔가를 맡겨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 굉장히 기뻐요. (으니: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나요?) 회사 팀 내에서도 저는 제가 잘 못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제 작업물을 갖고서 믿음을 주시고 큰 일을 맡겨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죠. 떡갱님 잘 하시니까, 이것도 잘 하실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요. 기분 좋은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떡갱님 연차 때 코드 짜면 다들 날려먹고, 실수하는데 떡갱님은 코드 어렵지도 않고 잘 한다. 또 힘들 때도 친구들이 너 정도면 열심히 하는 거다, 이런 말 해 주면 힘이 나구요. 저는 제가 열심히, 또 잘 하고 있는 게 맞는지를 계속 의심하거든요.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력에 대해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그러다 보면 줄곧 안대를 끼고 달리는 것 같아요. 그러다 주변에서 잘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힘이 나요. 제가 걱정을 많이 하니까요. 별로 티는 안 내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싫으니까, 거기에 대한 방어기제로 ‘할 수 있다’고 말하려 하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 같이 일할 때,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면 저한테는 의견 안 물어봐도 돼요. 저는 웬만하면 오케이를 하잖아요. (으니: 그치만 말은 그렇게 해도 얼굴 보면 알겠던데.) 그렇기는 해도, 저는 누가 나를 믿어주는 게 좋다고 했잖아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제가 누군가를 믿을 때의 제 감정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이미 신뢰하는 사람이라면, 같이 일할 때 간단하게 설명만 해 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믿기 때문에. 뭐 그렇게 해 줘도 너무 아닌 것 같으면 티가 나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우리도 한 번씩 아젠다별로 토론이 벌어질 때도 있지만, 최근에도 회의에서 이것저것 얘기가 많이 됐죠, 그래도 결론적으로 뭔가 처음 으니가 가져온 기획안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의견을 말할 때 담당자가 생각하는 trade-off를 고려하지 못한 경우도 많을 거고, 뭐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안건을 보고 떠오르는 걸 말할 뿐이지, 그 고민이 밀도가 있거나 concrete하느냐고 하면 아닐 거예요. 제가 경험이 더 많으면 모를까. 오히려 차라리 그냥 제게 아쉬운 게 있다면 그런 걸 말해주면 좋겠어요. 이거 고쳐, 이건 좀 별로야, 이런 거 말해도 상관 없어요. 작업이 느리게 되는 것 같다든가(웃음) 꼭 일적인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도요.


○으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떡갱: 인터뷰 재미있었습니다. 원래 팀장님이랑 게임하기로 했었는데, 팀장님 아직 회의중이신 것 같네요. 닷닷 멤버들에게는 다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으니: 왜요?) 나를 믿어주는 것 같아서.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일지는 알 수 없죠, 그치만 저희끼리 되게 자주 만나고, 또 편하게 유지되면서 비슷한 레벨에서 함께 작업하며 성장해나가는 것도 좋구요.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닐토가 보는 떡갱


책임감이 느껴져요. 동료로서 이런 기술 해 줘, 하면 떡갱이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같이 밤에 오래 작업했던 기억이 있기도 하지만, 신기술 좋아하고 그런 느낌도 있거든요. 앞으로 보여줄 퍼포먼스가 기대가 돼요. 애초에 떡갱을 보면 좀 앞서나가려는, 야망 같은 것도 있고. 눈빛이 강렬해요. 겉으로는 유해보이는데 속은 단단할 것 같아요. 그리고 팀 캐리커처 작업에도 녹아 있지만 노는 거 좋아하는 듯 보이고. 교양 있는 분위기도 약간 있어요.


YY가 보는 떡갱


배려를 많이  주는  같아요 팀원들을. 스스럼없이 자기 얘기 많이 하고, 초반에 그걸 되게 많이 느꼈어요. 요새도 많이 하지. 사적인 면모를 많이 알게 돼서 친밀감이 많은 멤버   명이에요. 자기 소식을  공유해 주는 재밌는 친구예요.  그리고, 제가 취준하는  있어서, 스타트업 알아볼  어떻게 하냐 이런  물어봤을  사이트랑 이런  봐야 된다 어떤 것들을 따져야 한다 이렇게 조언을 줬거든요. '도움을 요청하면 선뜻, 되게  도와주는 친구구나'라는 걸 얼마 전에 느껴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백엔드를  몰라서 어느정도 배우면 일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싶어요.


으니가 보는 떡갱


모임에서 마음을 먼저 열어준   고마웠어요. 저를 포함한 팀원들을 되게 챙기고 걱정하는,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주고요. 떡갱이 먼저 물꼬를 터준 덕분에 저희가  얘기도 많이 하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있었던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자기 좋아하는  얘기할 , 또는 마음에  드는 제안을 들었을  표정이 바뀌는  관찰하면 재밌어요. 검색알고리즘, 소셜네트워크 등등떡갱이  아는 영역에 대해 질문하면 신나서 구구절절 설명해주는 것도 굉장히 웃깁니다. 이렇게 말하면  빅뱅이론 주인공처럼 들리지만 되게 약속 많고 놀기 좋아하고 바쁜 사람인   반전이죠. 떡갱은 자신감에  있는  같다가도 가끔 그게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 왔다갔다 한달까. 저도 백엔드 사실  모르니까 딱히 일적으로는  말이 없는데, 떡갱이 다른 사람들이랑 자기를 비교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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