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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워니네 Oct 27. 2022

2. 오늘도 때렸다.

2022.10.27.(목)

오늘도 때렸다.


우리 엄마가 나를 키우듯이 그렇게 키우지 않으리라 그렇게 다짐했건만 정신차리고 보면 나도 똑같다.

나는 어릴때부터 엄마에게 참 많이 맞았다.  물론 내가 별나기도 별났고 활동적이고, 말도 안들었을테고, 때론 거짓말도 하는 등 아들둘을 키우는 엄마 마음은 오죽했을까 마는.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마음은 아니지만 엄마가 참 밉고 원망스러웠다. 때리기도 하고, 윽박지르고, 믿어주지 못하고 고함도 많이 치고. 

그렇게 커온 내가 부모가 되었다. 절대 그렇게 키우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내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때리고, 윽박지르고, 믿어주지 못하고, 고함치고. 

유일한 아들 우리 둘째에게는 유독 내 어릴적 모습을 자주 본다. 똑같다.


퇴근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들과 함께 목욕을 했다. 이제 그만 나가자하니 물 나오는 샤워기를 계속 가지고 있겠단다. 안된다. 이제 그만 나가자.  하고는 물을 꺼버렸다. 그 순간 둘째는 샤워기를 내던졌다. 


그후 밥먹다 돌아다닌다. 밥먹는데 누가 계속 돌아 다니냐. 빨리 앉아라. 듣는 척도 안하고 쇼파에서 뛴다. 그러다 또 물건을 던졌다. 


그 순간 또 욱했다. 그렇게 있는 둘째를 몽둥이를 들고 때리기 시작했다. 한참 때리고 고함지르고. 

어떤 순간에도 던지면 안된다는 것, 하고싶은것을 못한다고 버릇없이 구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다.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은 둘째는 괴로움에 몸을 이리저리 꼬고 울고 불고 고통스러워 한다.  

똑바로 세웠다.

이제 겨우 우리나라 나이 3살. 이 아이는 이 순간 무엇을 생각 하고 있을까. 어떤 감정으로 내앞에 서 있을까.

이제 진짜 안해야겠다는 반성? 내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던것 같다. 입으로는 잘못했다고, 다음부턴 안그러겠다고 하지만 분한마음이랄까. 어쨋든 그런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자녀들에게 매를 들어야 한다는 양육관에는 변함이 없다. 맞아야 한다. 그렇게 커야 한다. 그래야 버릇없는 아이가 되지 않고 어른 무서운줄 알며, 세상을 살아가는 규율을 배울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경에도 그렇게 쓰여 있다.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하는 것이고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꾸준히 징계 하며, 아이를 때릴지라도 죽지 않으니 때리면 아이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고. 

아이는 맞으면서 커야 한다. 


그런데 또 이런 말씀이 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엡6:4)


노엽게 하는것. 분노하게 하는 것. 

그것은 바로 감정적으로, 즉흥적으로 아이를 때리는 것이 문제 였던 것이다.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면 아이는 분노한 마음밖에 없다.


가만히 서있는 둘째에게 나는 분할것같다는 감정을 읽었다. 나도 어릴때 그랬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우리엄마도 감정적으로 나를 많이 대하셨던 것 같다.(아들 둘을 키우면 어쩔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아직까지도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목욕하고 물이 나오는 샤워기를 가지고 놀도록 조금만 기다려 줬더라면.

밥먹고 쇼파에서 장난치는 아이에게 좀더 기다려줬더라면.


이렇게 감정이 섞인 체벌을 하고 난 그날. 잠들기전에 하루를 돌아보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듯 또 반성하며 잠든다. 


체벌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딤후 1:7)



절대 쉽지 않은 세아이와의 저녁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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