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10. 일기
일기라고 해 놓고 일기 같지 않은 글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날짜가 쓰여 있는 것은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을 활자화해 브런치에 올려놓은 날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일기처럼 그날 일어났던 일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최근 치앙마이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전처럼 동서네 가족과 함께 7인이서 다녀온 여행이었다.
이런저런 많은 해프닝들이 있었다.
나중에 그 일들을 조금씩 브런치에 풀어 내 보도록 하겠다.
태국 음식 중에서 쌀국수도 좋지만
똠양꿍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태국에서 똠양꿍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의 쌀국수를 파는 태국 음식 전문점에서 파는
똠양 쌀국수를 먹어 본 게 전부인데
대체로 입맛에 맞았다.
레몬그라스가 잔뜩 들어가서 김치찌개와는 다른 신맛이 가득한
그 국물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치앙마이 여행에서
본토의 똠양꿍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그런데 그 기대는 처음 가 본 카오소이 님만이란 곳에서
똠양꿍을 먹어 보고는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레몬그라스도 별로 안 보이고 신맛도 별로 없고
설상가상으로 먹을 수 없는 단단한 생강 같은 것만 잔뜩 들어있는 똠양꿍이 나온 것이다.
나름 미슐랭 식당이란 곳이었는데 거기서 이런 똠양꿍이 나온 것을 보고
치앙마이 여행에서 똠양꿍에 대한 기대를 초반에 버린 것 같다.
아 내가 좋아하는 똠양꿍은 한국식으로 개량된 똠양꿍이구나!
본토 똠양꿍은 아직 나에겐 진입장벽이 너무 높구나!!
이런 생각으로 나중 일정에서 나는 똠양꿍을 시킬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여행이 금방 지나가고 출국을 위해 치앙마이 공항을 찾은 나는
비행기를 타기 전 터미널에서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서
처음 보는 컵라면이 있는 걸 보게 된다.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마마 똠양 라면"이라고 하는 이 라면이
매우 맛있다는 정보를 얻은 나는 그 라면을 몇 개 사서 귀국하게 된다.
그리고 그 라면을 시식한 결과
너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바라는 바로 그 맛이 미슐랭 식당이 아닌 인스턴트 라면에 있었던 것이다.
너무 맛이 있어서 봉지라면으로 1박스를 주문하고 말았다.
치앙마이 여행으로 결과적으로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똠양 라면을 발견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