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에브리원은 무기력할 때 봐야 하는 영화다. 일을 향한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똘똘 무장한 주인공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레이첼 맥아담스가 연기한 주인공, 베키 폴러는 투데이쇼의 메인 PD가 되는 꿈을 가진 사람이다. 소규모 방송국의 아침 방송에서 열심히 일했던 그녀는 갑작스레 해고를 당한다. 베키는 빠른 시일 내에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그녀가 맡은 방송은 모두가 ‘망한 프로그램’으로 손을 떼고 있는, 동시간대 시청률 최하위인 뉴스쇼 데이브레이크다. 짧은 시일 내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베키는 해고되며 프로그램마저 폐지된다. 제작 환경은 열악하고, 프로그램의 평판은 바닥이고, 동료들의 사기는 떨어진 상황. 이 위기를 베키가 어떻게 똑부러지게 극복해나가는지를 그린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자아가 단단한 사람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베키 폴러는 자신을 상처입히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극 초반 베키의 어머니는 허황된 꿈을 좇는 딸이 부끄럽다고 한탄하고, 베키의 상사는 허접한 3류 대학을 나온 초짜 PD에 기대가 되지 않는다고 타박한다. 극 중반까지 진행자 콜린과 마이크는 그래봤자 무슨 변화를 만들 수 있겠냐고 비아냥댄다. 하지만 베키는 그러한 부정적인 말을 담아두며 속상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력과 결과로 입증해내겠다는 마음으로 투지를 불태운다. 또한 베키 폴러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마음을 투명하게 내보인다. 애덤과의 첫 데이트가 실패한 다음, 그녀는 먼저 애덤을 찾아가서 자신이 괜한 비교의식을 가진 채 위축되었다는 것을 털어놓는다. 불성실함으로 방송에 폐를 끼치는 마이크에게 자신이 과거에는 마이크를 얼마나 존경했고, 우러러 본 과거와 딴판인 현재의 행적에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우선 베키 폴러는 소위 말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 그녀는 설득의 달인이다. 허접한 방송은 절대로 안 한다는 마이크 포머로이를 끈질기게 설득하여 그가 데이브레이크에 성실하게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상사를 설득하여 시청률을 1.5퍼센트까지 올려놓고 만들테니 약속을 지킨 경우 6개월 연장을 해달라는 딜을 성사시켰다. 다음으로, 베키 풀러는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첫 회의에서 그녀는 동료들이 쏟아낸 수십개의 안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프로그램의 고질적 병폐라 할 수 있는 무능한 진행자를 단번에 해고하고,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던 망가진 손잡이까지 고쳐놓는다. 마지막으로, 베키는 직업관과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시청률을 올려야 하고, 이를 달성하려면 시청자가 좋아할 만한 가볍고 재밌는 뉴스를 많이 다뤄야 한다는 것을 베키는 그 누구보다고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시청자들이 지루해할 만한 진지하고 재미없는 코너를 개편한다. 리포터를 새로 만들어진 롤러코스터에 직접 시승하게 하거나, 진행자가 초대 가수인 래퍼와 함께 노래부르게 하는 등 그녀는 재미를 위한 방송을 공격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그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모든 개인 시간을 자료조사, 모니터링, 인터뷰 섭외에 할애한다.
굿모인 에브리원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베키는 주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못말리는 워커홀릭’이다. 영화는 베키의 워커홀릭이 ‘마냥 좋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여러 장면들을 통해 매우 의도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가령 첫 장면에서 베키는 데이트 도중 업무 전화를 받고, 자신이 하는 일 얘기만 하다가 데이트를 망친다. 애덤과의 데이트에서 베키는 업무를 위해 먼저 황급히 뛰쳐나간다. 마이크는 베키에게 일에만 집중한 탓에 자식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말한다. 영화는 일에는 유능하나 인간관계에는 서투른 베키의 모습, 취미생활이 전무한 베키의 빽빽한 일과를 지속적으로 내비친다. 베키는 쉬는 시간에서조차 핸드폰에서 올리는 전화를 받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사람에서, 쉬는 시간에는 핸드폰을, 비록 전화가 울릴지라도, 홀가분하게 냉장고 안으로 집어던지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미란다와 앤디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직업관을 보여준 다음, ‘어떤 사람처럼 살아가고 싶은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판단은 관객에게 남겨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달리, <굿모닝 에브리원>은’ 극 후반의 성장한 베키처럼 살아야 한다’는 일방적인 교훈을 던진다는 측면에서 다소 깊이가 부족하기는 하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굿모닝 에브리원>은 성과라는 악셀을 밟아오며 질주한 관객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어, 일에만 매달릴 경우 놓칠 수 있는 작고도 소중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