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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 Mar 10. 2024

UX스터디, 없어서 제가 만들었는데요 (3)

우당탕탕 스터디 주최기

지난 2월, 준비부터 시작하면 약 3개월이 소요되었던 스터디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오늘은 'UX스터디, 없어서 제가 만들었는데요' 시리즈의 마지막 글로, 스터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혹시 지난 글을 아직 못 보셨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글 : UX스터디, 없어서 제가 만들었는데요 (1)

두 번째 글 : UX스터디, 없어서 제가 만들었는데요 (2)




시작하게 된 이유

첫 번째 글에서 더 상세히 적었지만, 스터디를 진행하려고 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Input(공부) 활동을 Output(토론, 발표)으로 연결시켜,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들자.
2.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기르자.

이러한 목적을 가지다 보니 스터디 형태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번의 목적이야 온라인으로 진행해도 충분히 기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2번의 경우는 대면일 때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면인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서로 친밀감이 형성되어야  하며 실무에서는 사람을 직접 마주하고 소통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람을 직접 보고 소통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진행해 본 결과, 서로 매주 만나다 보니 친밀감이 쉽게 형성되었고 빠르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능해 의견 표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 개인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향상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진행 과정


1. 가장 어려웠던 구인

시작 전에도 구인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라 예측은 했으나,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구인 과정에 대한 글은 두 번째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궁금하시다면 링크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커뮤니티의 대표 격인 *프롬 디자이너 커뮤니티 운영자님께서 배려해 주신 덕분에 이곳에서 열정 넘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유익하고 즐겁게 스터디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 커리큘럼은 꼼꼼하게

애초에 4주 커리큘럼을 잡았으나, 중간에 인원을 채우거나 한 주 쉬어간 것까지 하면 총 8주 정도 진행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실제로 진행했던 과제 목록의 일부입니다.

노션에 정리한 매주 과제 목록

(1) 영어 아티클 매주 간단하게 공유 

새로운 지식을 매주 가볍게 공유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가장 최신의 정보는 해외에서 먼저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 국내보다는 영어 아티클에서 선정하도록 했습니다.


(2) 도서에 나오는 이론을 서비스의 실제 사례에 적용하여 분석 후 발표

UX이론의 기초를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책들 중, 스터디에 적합한 책으로 두 권 선정했습니다.

책 :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이 책은 가벼운 이론서에 가깝습니다. 각각의 UX이론이 공부하기 쉽게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팀원이 이론을 한 가지씩 담당하여 내용을 흡수한 뒤 발표하고, 실제 이론이 사용된 사례들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

훅 법칙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제 서비스에서 어떻게 사용되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설명되어 있는 책입니다. 

이론이 명확하게 분리된 책은 아니기 때문에 이론을 분석하기보다, 훅 법칙이 잘 적용된 서비스를 각자 한 가지씩 선정하여 어떤 식으로 훅 법칙이 적용되어 있는지 분석 및 발표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꽤 난이도가 있었지만, 잘되는 서비스들이 왜 잘되는가에 대하여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한 과제였습니다.

실제 진행한 과제의 일부

스터디 팀원 분들이나 커리큘럼을 보여드렸던 분들 말씀에 의하면 '커리큘럼이 매우 꼼꼼하고 탄탄해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워낙 계획 세우는 걸 중요시 여겨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제가 주최한 스터디이므로 잘 준비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더 섬세하게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커리큘럼이 꼼꼼했기에 스터디를 진행하는 동안 낭비하는 시간 없이 알차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3. 토론을 통해 사고 확장하기

각자가 발표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견 나누기를 통해 사고를 더 확장하고 생각의 범주를 넓히는 과정을 거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질문을 준비하거나, 의도적으로 계속 질문하여 팀원분들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제가 질문하지 않아도 각자가 다양한 의견을 얘기하거나 질문해 주셔서 원활한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서로 몰랐던 것들을 배우기도 하고 다른 생각을 공유하면서 시야가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는 열정이 넘치는 멋진 팀원 분들을 만난 덕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애쓰지 않아도 스터디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4. 구성원 - 스터디의 질을 높이기 위해

(1) 효과적이었던 5인 체제

왜인지 4인은 적고, 6인은 많은 듯한 기분이 스터디를 계획할 때부터 들었는데요. 결국 5인 체제를 선택했고, 5인 체제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 시간을 매주 일요일 3시간으로 잡았는데, 지루하지도 않으면서 지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시간이었습니다. 5인의 인원은 이 3시간을 알차게 채우기에도 좋았고, 각자의 발언권도 골고루 분포되어 시너지 내기에 적당한 인원수였다고 생각합니다.


(2) 디자이너 4인+개발자 1인 - 신선한 시각

저희 스터디 구성원 중에는 개발자 분도 1분 계셨습니다. 디자이너와 잘 소통하고 싶다는 목적으로 참여해 주셨던 분입니다. 처음에는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지만, 같은 현상도 다른 시각으로 제시해 주셔서 오히려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 분들과는 더 깊은 시각을, 다른 직종의 분들과는 더 넓은 시각을 배울 수 있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스터디를 통해 느낀 점

1. 좋은 점

목표했던 바를 이루었습니다. 책을 통해 공부한 내용이 정말 깊게 각인되었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늘었습니다.

작지만 팀을 운영해 보면서 리더의 무게(?) 같은 것도 조금 느껴보고,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리더십이 대단히 높아지지 않았더라도, 이런 것들을 고민해 본 것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귀중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인연들을 만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다행히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서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소 미숙했을 제 스터디를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제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저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스터디를 이어서 블로그 하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계신데, 제 스터디가 자극제가 된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제 스스로 굉장히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아쉬운 점

중간 이탈이 계속 발생해서 스터디 진행을 일정한 인원으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종적으로 남은 팀원분들과 처음부터 이어갔으면 더 많은 배움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 심화된 내용을 다루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처음 커리큘럼을 4주로 잡고, 팀원 분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2주 정도 심화 내용을 추가하려던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구인 과정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터라, 스터디가 더 길어지면 저를 비롯한 최초 팀원 분들이 지칠 것을 예상해 심화 내용까지는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스터디를 하면서 아쉬운 점은 거의 떠오르지 않고, 좋았던 점이 훨씬 많았습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협동하며 비전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당분간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 기존 스터디 팀원분들과 또 다른 재밌는 일을 벌여볼까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혹시라도 스터디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새로운 스터디를 열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주저 않고 시도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생각하시는 것 이상의 좋은 것들을 얻어가실 거예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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