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40_가족방에 올라온 영상
신랑이 뜬금없이 가족 단톡방에 '치앙마이 한 달 살기'라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는 딸과 함께 다녀오라고 제안했다. 올 여름방학은 수영장과 도서관에서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린 영상을 보자 마음이 둥둥 떠올랐다. “그래, 이렇게 기회가 생겼으니 한번 가보자!”라고 결심했다. “갈래!”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신랑은 여행준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나한테 알아서 하라고 한다. 갑자기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면서 주저하게 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을 계획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늘 누군가 주도적으로 준비해 주는 대로 따라다니기만 했다. 결혼 후 가족여행도 늘 계획은 남편이 짰고 나는 그저 아이들 챙기며 마음 편하게 따라다니며 즐겼다. ‘내가 혼자서, 게다가 아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올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그래도 말이 나온 김에 항공권과 숙소를 대략 알아보았다.
하지만 영상에서 소개한 드라마틱한 가성비 예산에는 도저히 맞출 없는 비용이었다. 그냥 더 이상 일 벌이지 말고 집에서 편안히 쉬자고 결론 내렸다.
D-day36_그냥 가보기로 한다
가족 식사 모임에서 동생네 여름휴가 이야기가 나올 때, 신랑이 다시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언급했다. 예상 비용을 듣고 제부가 만족스러웠는지 동생에게 언니랑 애들이랑 같이 다녀오라고 적극적으로 부추겼다.
너무 적극적인 두 남자의 분위기를 보니, 우리를 다 보내고 편하게 한 달을 보내고 싶은 마음인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정말 넷이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능한 일정을 정하고, 항공권과 숙소를 다시 알아봤다. 동생에게 톡을 보냈다. “이 일정으로 치앙마이 한 달 살이를 함께하시겠어요?”
다음 날, 바로 답이 왔다. “가자~”
그렇게 우리의 치앙마이 한 달 살기는 결국 가는 걸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