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액 목표 설정하기
여러분은 현재 소득 대비 몇 퍼센트를 저축하는가?
재테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본인의 소득 대비 저축률을 알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저축률을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매달 들어오는 수입에서 지출(지난달 카드값 결제 포함)을 먼저 한 후에 남는 돈을 모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쓰고 남는 돈은 저축이 아니다.
우선 저축이란 사전적 의미로 '절약하여 모아 둠'을 뜻한다. 그런데 만약 그때그때 내가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에 돈을 다 쓰고 남는 돈은 통장 한 구석에 모아둔다고 한다면 그것이 절약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여러분에게 '사고 싶은 거 다 참고 무조건 돈 모으세요.'라는 구시대적인 조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달 카드내역 청구서를 받아보며 '나 한 것도 없는데 뭐 이렇게 많이 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의 소비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딱히 소비를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지출내역을 보고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막상 내역서를 살펴보면 커피, 배달음식, 택시 등 습관적인 소비로 인한 지출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습관적 소비는 하나씩 볼 때는 그 금액이 크지 않은 듯 하지만 우리가 돈을 모으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는 한다. 다소 클리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하루에 커피 한두 잔, 배달음식 한번 씩만 먹어도 약 3만 원씩 30일이면 90만 원이 된다. 택시는 또 어떤가 현재 택시 기본요금은 3천8백 원인데 심지어 내년 2월부터는 4천8백 원으로 인상된다고 한다. 결국 이런 작은 돈이 모여 시드머니가 되고 어떤 사람은 그 돈을 모아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는 스노우볼처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 습관적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저축액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다. 이 저축액 목표를 세우는 주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보통 일 년 단위로 큰 목표를 세우고 그 하위에 세부 목표를 세우는 편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목표액은 본인이 생각했을 때 조금 어렵다고 생각되는 금액(+10% 정도)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처음부터 목표를 여유롭게 설정해버리면 가장 저축률을 올려두어야 할 연 초에 (결심을 한 직후이므로)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두 번째, 정기적인 수입 외에 기대 못했던 수입(성과급, 부수입 등)이 생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이때 해당 수입이 바로 지출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다음에는 이렇게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또한 사람마다 상이할 수 있지만 내가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오며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정기적금 30 or 50만 원 (본인 소득 수준에 따라 선택하되 월 수입 200만 원 이상인 경우 50만 원 납입)
2. 연금저축펀드 tiger 미국 S&P 500, 나스닥 100 총 33만 원 (연 최대 소득공제 400만 원)
3. 주택청약 10만 원 (청년 우대형 상품 가입 조건에 맞는 경우 금리가 약 2배이므로 무조건 전환할 것)
위와 같이 자동으로 납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약 100만 원을 매달 정기적으로 저축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소득 수준이 평균 이상인 경우 개인적으로는 최소 150~200만 원 정도를 매달 저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수령 액이 월 300만 원 이라고 할 때 200만 원을 저축한다고 해도 100만 원을 쓸 수 있다는 뜻이고, 100만 원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참고로 필자는 연봉이 적을 때나 많을 때나 동일한 저축률을 유지해왔으며 연봉이 올랐다면 기념으로 플렉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저축액을 늘리는 것이 마땅한 처사이다.
저축액 목표를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부분은 감가상각 되는 자산을 소비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감가상각이란 간단히 말해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으로 자동차나 명품 등이 있다. 나는 앞서 언급했듯 검소하신 부모님의 영향 탓에 사회인이 되기 전까지는 명품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지금도 딱히 관심은 없다) 의외로 본인의 한두 달 치 월급을 호가하는 명품을 턱턱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이 나이쯤 되면 좋은 가방 하나쯤은 있어야지'라는 말로 그들의 소비를 합리화하지만 정말 합리적인 사람들은 그 비용을 자신에게 투자하거나 미래에 가치가 몇 배는 더 오를 진짜 자산(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몇백만 원일지라도 10년 후에는 몇천만원, 더 나아가서는 몇억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레버리지이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구매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감가상각이 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되도록 늦게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다못해 동학 개미의 선구자인 존 리 대표도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는데 이제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에게 정말 차가 필요할까? 물론 교외에 살다 보니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다거나 태어날 아이를 위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말의 핵심은 지출을 할 때 이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정도는 충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주변에 대기업을 다니고 연봉을 7,8천씩 받으면서도 자차가 없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본인의 만족이지 남에게 보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사실 돈이라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현 자산상태를 트랙킹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에는 '뱅크 샐러드'를 이용해 (광고 아님) 각종 입출금 통장, 예적금, 주식, 펀드 등을 전부 다 연동해 놓고 늘어나는 숫자를 눈으로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이 습관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선 내가 잊고 있던 나의 숨겨진 자산을 찾는데도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꾸준히 나의 현 자산을 인지함으로써 자산관리의 지속성을 가져갈 수 있다.
재밌는 일화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얼마 전 삼쩜삼이라는 세금 환급 서비스가 친구들 사이에서 핫한 적이 있었다. 들어본 분들이 있으실 수도 있는데 '내가 모르는 잠자고 있는 세금을 환급해준다'는 슬로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던 것으로 안다. 나 또한 호기심에 서비스를 가입해 세금 환급 신청을 했는데 환급금액이 0원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순간 '뭐야 이거 사기 아니야?'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친구들은 모두 일정 금액을 환급받았다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나는 꾸준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산을 관리해 온 결과 지금까지 환급받지 못한 금액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아주 단편적인 예시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자산관리 행동이 습관이 되면 나의 사소한 것까지 내가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그뿐인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내 자산을 보며 어느 순간 돈 모으는 재미를 느끼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장담하건대 돈은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게 훨씬 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