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끊임없이 자신을 억압한다. 나한테 버거운 것을 알고 있지만서도 지향점이 높기에 무리하게 된다. 그럴 때, 조금 내려놓고 천천히 앞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생각조차도 내 주제에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 너 상황에 천천히 가다간, 나중에 더 힘들거라고?' 며 말이다. 그럴 때면 왜 난 목표가 높을까, 왜 난 내려가는 인생을 걷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가진게 없었더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지 않았을까, 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런 내가 싫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힘들게, 안타깝게 살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충분히 행복한 것이라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생각하면 건방진 것이라며, 자신을 또 억압한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자신을 그만 억압하고 싶어 방법을 찾았던 것인데 정신차리고 보니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이것도 슬슬 지겹다.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조금 놓으면 된다. 사실, 나는 내려 놓지 않고 싶어서, 내려 놓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자신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어있으니까.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정해져있다. 실존적으로는 정해져있다. 내가 스트레스 받는 만큼, 만족을 얻어야 하고, 그 만족을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며, 결국엔 어떤 형태로든지 표출된다. 이젠 자신을 끊임없이 억압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란 것을 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는데, 무엇이든지 할 수 다는 희망이 오히려 나를 옥죄이는 꼴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오늘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끊임 없이 자신을 채찍질 했기에 마음이 너무 답답해, 글을 써봤다. 글을 쓰면 생각만 했던 것이 구체화 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은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잠시 실존적으로 자신을 내려놓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