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大邱) 행진곡(行進曲) (1930)
이상화
앞으로는 비슬산(琵瑟山) 뒤로는 팔공산(八空山)
그 복판을 흘너가는 금호강(琴湖江) 물아
쓴 눈물 긴 한숨이 얼마나 쌧기에
밤에는 밤 낫에는 낫 이리도 우나
반 남아 무너진 달구성(達句城) 옛터에나
숩 그늘 욱어진 도수원(刀水園) 노리터에
오고가는 사람이 만키야 하여도
방천(防川)뚝 고목(古木)처럼 여윈 이 얼마랴
넓다는 대구(大邱) 감영 아모리 됴태도
웃음도 소망도 ᄲ개앗긴 우리로야
님조차 못 가진 외로운 몸으로야
앞뒷들 다 헤매도 가슴이 답답타
가을밤 별가티 어엽분 이 잇거든
착하고 귀여운 술이나 부어 다고
숨갑븐 이 한밤은 잠자도 말고서
달 지고 해 돗도록 취해나 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