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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랑이 Jan 17. 2024

점토로 표현하는 소망 글쓰기(1)

" 마음속 이야기로 뭉클함을 안겨주는 소중한 친구들 "

어린이집 7세 반 교실 앞에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는데 "사랑하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어깨동무

내 동무 잘 있거라 또 보자!" 하며 아이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2월 졸업식 때 부를 노래이다.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는데 눈시울이 붉어지고 6세 때부터 수업을

함께 해오며 부쩍 성장한 모습이 감동을 안겨준다.


1월이 되니 8살 형님이 되었고 곧 입학할 예비 초등생들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자 친구들은 남자 또래 친구들보다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고, 남자 친구들은 아직 어린것 같지만

이야기를 하면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의젓한 모습으로 성장했다.


세호라는 남자친구는 출석을 부르려고 하는 나에게 " 선생님 머리에 휘리릭 감기는 걸로 감았죠?" 하며

손목을 돌려가며 말하는데 " 다이슨 에어랩"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맞다~ 앞머리 쪽에 웨이브를 오늘 좀 진하게 말아서 갔더니, 7세 1학기까지 말이 많지 않았던 세호가

무척 적극적이고 밝아진 모습으로 서로 어렵지 않은 편안한 사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큰소리로 말한다.


순수하고 엉뚱하지만 교사의 모든 면에 관심 가져주는 세호의 질문에  나도 뭔가 설명을 해야 하는데  옆에 계신 담임 선생님이 먼저  빵! 터져서 웃는다.

이때쯤이 되면 스승과  꼬마 제자이기 전에 2년 동안 함께 하며 서로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깊은 눈빛을 지닌 아린이는 최근 들어 나만 보면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요! "라고 말하며 나한테 자꾸 스킨십을  한다. 또 다른 친구 채윤이는 " 학교 갔다가 선생님 만나러 어린이집에 올 거예요! "라고 말하며 아쉬운 마음을  전달한다.


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다른 반 아이들을 만나면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하나같이 곧 있을 헤어짐에 미리 아쉬운지 평상시 보다 반갑게 나를 앉아주고 매달리는 것 같다.




1월이 되면 새해 이야기를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예전에는 졸업작품이라고 해서 큰 작품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수업을 종료했었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엄마가 그동안 만든 작품을 버렸어요!"라고 하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이 말을 들으면 엄마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아이들의 서운한 마음도 풀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보여주던 예전의  작품 결과물 중심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며  잘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수업을 하며 2년 동안 함께 해온 점토수업을 마무리하려 한다.


아이들에게 " 머리로 공부한 것은 금방 잊어먹을 수 있지만, 손으로 만들면서 마음으로 기억한 것은 쉽게 잊어먹지가 않아!" 라며 7세 유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일 있지만 버려진 작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열심히 듣고 있는 아이들의 눈빛은 나의 말의 뜻을 이해하는지 늘 똑소리가 나는 진홍이는 " 저는 만들기 3개는 방법을 기억해요! "라고 말하니, 이어서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대답으로 나를 또 위로해 준다.


오늘의 주제는 "클레이로 소망 글쓰기"를 활동을 했다. "소망이 뭐예요!"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 " 너희들이 바라는 거나 되고 싶은 거"라고 쉽게 이야기를 해 주니 손을 번쩍 들며 내가 생각하는 소망 이야기를 한다.


" 태권도, 미술, 스포츠, 요리, 노래, 과학, 공부 "라는 단어만 앞에 붙이고 " 잘하고 싶어요! "라고 뒷말을 붙이며 배움과 연결된 이야기를 한다.

반면, 어떤 친구는 "전갈을 잡고 싶어요! 안경을 벗고 싶어요! 더 인기 많고 싶어요! 라며 재미있는 유아들의 순수한 마음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


클레이로 글쓰기 놀이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색을 다양하게 색을 섞고 글씨를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면서 아이들의 글씨체는 무척 자유롭고 예쁜 이야기 그림이 된다.


담임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예쁜 마음과 알록달록 색깔 놀이로 표현한 글쓰기와 함께 한 명 한 명 사진으로 찍어주시며 함께 기특해한다.


늘 이맘때에는 아이들과 헤어짐이 다가오다 보니 어떤 부분을 못해도 이해하고 격려해 주고, 잘 만들면 칭찬을 듬뿍해 준다. 이런 행동들이 오늘 글쓰기 활동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면 "뭉클하다!"이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영상을 찍는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과 " 액션! "이라고 외치면서 우린 함께 소중한 추억을 찍었다.




아이들과 수업 후 사무실로 돌아와서 자료를 정리한 후 찍어둔 영상파일을 열어보니 또 다른 감동이 밀려오면서 어른들은 과연 클레이를 주었을 때 자기 소망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  쪼점시 회원님들과의 회의가 계획되어 있는데 중년의 시니어 분들과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해 보려고 하니 더 궁금해지면서 재미있을 것 같다.


유아프로그램이지만  중년이 되어버린 우리 어른들 마음속에 나의 어릴 적 소중한 꼬마아이가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기에 유아와 노인의 수업 활동은 프로그램에서 일부만 수정하면 바로 도입이 가능한 점이 있다.


아이들이 한참 소망 글쓰기 수업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나는 올해 어떤 소망이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다.


" 쪼물딱 점토놀이 시니어 강사단을 세상에 알리다! "

" 건강, 행복, 집중하며 여유 있게 나를 사랑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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