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에 마주 앉은 84세 어머님과 50대 중년 강사는 30년을 넘긴 나이차에도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인생이야기에 맞장구치며 듣고 있다.
짧은 질문 하나에 쏟아지는 어머님의 말씀은 호기심과 공감능력이 수능성적 1등급은 거뜬히 받을 수 있는 중년강사 입장에서 세상 재미있는 이야기로 1000만 영화 부럽지 않은 리얼다큐 영화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림은 언제 배우신 거예요?라고 하니 그림은 83세 작년에 가까운 센터에서 배우기 시작했고 가르치는 강사님께서 훌륭한 솜씨에 놀라 개인 화실로 불러서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자식들에게 남겨줄 것을 생각하다 그림에 담긴 내 이름을 의미있게 남기고 싶어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어머님은 그 대답 후 70년이 넘게 지난 어릴 적 초등학교 3학년때로 거슬로 돌아간다.
어릴 적부터 이웃집 아주머니가 재봉을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배우고 싶어 한참을 문 앞에 서서 보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한번 해 보라고 해서 실을 꿰고 몇 번 안 했는데 금세 배워버렸다.
눈썰미가 좋고 뜨개질도 엄청 많이 했었다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릴 적 귀한 딸로 태어나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자랐다고 한다.
갑자기 아버님의 사업이 안 좋아져서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를 지었는데 부모님께서 힘들어하는 이야기로 다투시는 것을 보고 그제야 철이 들었다고 한다.
24살에 결혼해서 시집살이로 고생고생 하면서 6년을 그렇게 살다가 분가를 해서 이것저것 안 해 본일 없이 너무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집살이 6년 동안 배운 것이 살아가는 밑천이 되었다고 말하는 어머님의 긍정적인 사고가 지금 84세 나이라고는 믿지 않을 만큼 열정이 남아있었다.
일곱 명의 딸을 낳았고 다른 것은 몰라도 어머님이 배우고자 하는 욕망이 컸는데 그것을 못해서 자식만큼은 공부는 꼭 시켜야 한다 해서 모두 서울에 좋은 대학을 나와서 지금 교사, 공무원, 작가 등 아주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할머니 본인의 배움의 욕망이 커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송통신대학교에 들어가서 졸업은 못했어도 대학은 들어갔다고 자랑하시는 모습에 표정이 더 밝아진다.
50대 때에 아이들 키우며 동네 슈퍼를 할 때에도 주경야독으로 밤늦게 까지 일하고도 한자 쓰기 등 공부를 하고 싶어서 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했었는데 그때 친정엄마가 집에 오셔서 그런 딸을 안쓰러워했다고 한다.
지금 다른 것 보다 친정 어머니와 많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고 딸들이 잘 자라공부를 시키면 내 욕망이 사라지나 했지만 그렇지 않더라며 공부와 배움에 대한 욕망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한다.
밝은 표정의 열정이 넘치는 84세 어머님을보니 30년후 나의모습일것 같다는 생각에 이야기에 푹 빠져 듣게 된다.
어머님은 이야기 보따리가 아직 더 남았지만 갑자기 본인 이야기만 했다며 이젠 강사님 이야기를 해보라며 마이크를 넘기는 둘만의 토크쇼가진행된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심각한 강사병이 있기에 나의이야기보따리를 꺼내면 충분히 200페이지는 채울 수 있는 책 한 권의스토리가 있기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차 한잔으로 나의 이야기보따리를 풀기에는 허기짐에 집중이 안될 듯해서 따뜻한 양송이 수프를 시켜에너지를 채운 후 이야기를 이어간다.
중년강사의 이야기를 시작하며그동안 열심히 살며 굽이굽이 큰 산을 넘어온 이야기를 어머님의 인생 책 한 권을 읽은 보답으로 나의 이야기는 간추린 부록으로 풀다가 푸근하게 들어주는 어머님의 편안함에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꺼낸다.
올해를 돌아보니 그동안 아이들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도 사이가 멀어졌고 함께 배우며 열정을함께 하던 사람들과 시댁 가족 중에서도 섭섭한 사이가 된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냈다.
인생을 깊이 있게 살아오신 어머님은 나의 간추려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성경말씀처럼 마음에 꽂히는 짧은 구절로 전한다.
"객지 10년 벗 하루 벗과 같다"
어머님도 오랫동안 애들 키우면서 친한 사이로 계를 태우면서 돈을 모으겠다고 했던 시절에 그 친구가 사기를 쳐서 힘들었던 점들을 빗대시면서 "멀리서 보는 눈이 무섭다" 누군가는 보고 있기에 남에게 대하기를 잘하라고 했던 친정아버지의 말씀을 전해준다.
어른들의 오래된 삶의 말씀은 유명한 철학자의 말과 다를 바 없고 살면 살수록 하나하나 검증하게 되는 삶 속 해답을 찾으며 그들이 걸어온 길로 나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중년의 독고다이 강사가 되기까지 어려운 고비를 넘긴 것이 아니라 어찌어찌 살다 보니 중년의 강사가 되어 있었고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무엇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여러 번의 삶의 고난이 주는 지혜가 밑천이 되어 성장이라는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중이다.
오십이라는 나이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자작곡 수업으로 양천50플러센터를 알게 되면서 나의 새로운 경험 속 끝없는 도전이 시작되었다.
나의 이익만 숨어있는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며 부딪치고 깨지면서 삶에 대해 배워간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는 반드시 찾아오며 상황에 타협하며 불필요한 그동안의 인연에 끌려 남들의 삶에 간섭하고 맞춰가는 삶의 계획을 중단하면 바로 나를 위한 기회가 찾아온다.
물론, 익숙하지 않고 불편한 시간을 겪어가며 혼란스러움으로 힘들지만 그 또한 지나고 나면 그 일로 인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의 삶의 정체성과 목표를 찾아가는 열정을 핑계로 힘들었던 순간을 지혜롭게 헤쳐가게 되는 나만의 마음 근육이 생겨난다.
" 객지 10년 벗 하루 벗과 같다"는 말은 단순히 사람을 중심에 둔 이야기라기보다 내가 중심인 삶에 나의 뜻을 스스로 알고 객지벗에 의지하고 집착하기보다 평생 벗인 나에게 온전히 더 집중하며 그 벗과 영원히 단짝이 되어 행복하게 삶을 그려보라는 다른 해석을 하게 된다.
27년 경력의 중년 점토강사가 브런치 스토리 작가, 어쩌다 싱어송라이터가 되며 일상이 쓰는 대로 이루어지고 행동하는 도전은 열정의 불씨를 한 곳으로 모으며 또 다른 기회를 기다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고다이 중년강사(3편)는 블로그에 미친 글쓰기로 깨달은 삶의 변화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블로그 쓰기는 12월 현재 116개의 글을 발행하고 홍보성 글이 아닌 잊혀가는 나의 열정의 깨달음의 기록물이 되어버린 블로그 글쓰기가 나의 소중한 객지 벗이 된 이야기를 펼치며 새로운 희망을 나눔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