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측면에서 작성되어야 하는 포트폴리오
촬영에 관련한 업무를 하다보면 모델을 섭외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 많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받고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받게 되는 모델 포트폴리오들은 뭐랄까 뭔가 좀 보기가 힘들다.
필자가 보기 어렵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모델 분들이 제작한 포트폴리오의 디자인적 요소 때문만은 아니다. 상당히 복합적이 이유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솔직히 모델 분들에게 디자인적으로 감각적이면서 매력적인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다.
여하튼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 모델분들의 포트폴리오에 기대하는 것은 디자인적으로 보기 좋은 완성도를 가진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보기 편리한" 포트폴리오이다. 그럼 필자가 생각하는 보기 좋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분류이다. 대부분 모델 포트폴리오라고 보내오는 결과물은 분류가 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서 교복을 입고 있는 사진과 오피스룩을 동시에 한 화면에 다 담아놓는다. 모델 분들의 입장에서는 이쁘게 나온 A 컷과 B 컷으로 분류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제작자나 촬영자 입장에서는 유효한 분류 기준이 아니다.
즉, 분류를 했다. 라는 행동이 모델 위주로 진행된 것이지 이것을 보는 대상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측면에서의 포트폴리오를 분류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집중이다. 모델을 섭외하는 단계에서 촬영자나 제작자 또는 담당자는 모델의 다양한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는 상품 또는 서비스 또는 브랜드와 잘 맞는 지 그것만 보게 된다.
헬스케어 브랜드에서 제품 촬영을 위해서 모델을 섭외할 때 포트폴리오에 있는 교복, 오피스룩과 같은 복장 또는 그런 분위기에서의 사진을 집중해서 볼까?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강한 이미지와 느낌의 이미지를 보고 결정하게 된다.
물론 다른 사진과 이미지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미지와 연출은 또 다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오히려 다양한 느낌이 추가적인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만 모델을 섭외하고 채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촬영인지 표시가 되어 있다면 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그 외 사진들은 뒤로 미루어 모델 채용 담당자가 집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통일성. 포트폴리오에서 획일화된 디자인과 레이아웃은 지루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약간의 변주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체적인 통일성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서 B&W 모노톤에서 갑자기 파스텔톤이 되는 것은 변주가 아니라 혼란이다.
즉, 전체적인 톤앤매너는 유지하면서도 레이아웃이나 글자의 굵기 등으로 포인트와 반전을 주게 되면 전체적인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는 포트폴리오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오색빛깔 찬란하게 보노보노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되면 절대 안된다.
매우 어렵겠지만 이상적인 부분을 말한다면 이 포트폴리오를 보는 브랜드, 촬영의 콘셉트, 제품에 맞는 개별화된 색감의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것이 좋다. 근데 이건 매우 어려우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자.
모델 분들의 포트폴리오는 보통은 공급자 측면에서 작성된다. 내가 예쁘고 잘 나온 사진들로 구성이 된다. 하지만 본 포스팅에서 계속이야기를 하고 있듯 모델 포트폴리오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측면에서 작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델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