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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에너지 옥랑 Jul 11. 2024

결국 글은 쓰는것이 아니라 다듬는 것입니다.

야먀구치 다쿠로

이번에 책을 출간하면서 퇴고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찾아볼 때 퇴고에 관한 책에 먼저 눈길이 갔다. 헤밍웨이도 노인과바다를 쓸 때 20번넘게 고쳐썼다고 하지 않던가. 글을 쓸때는 열정적으로  써내려가고 그 후 냉정한 눈으로 글을 다듬을 것.

<결국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다듬는 것입니다>의 저자 야마구치 다쿠로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글을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지 방법론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 글을 퇴고할 때 많이 신경썼던 부분들을 저자도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써본다.


저자는 글쓰기의 8할은 고치고 다듬는 것이라면서  다듬는 단계를 중요시하게 생각한다. 

글쓰기에는 ‘글을 쓰기 전 준비하는 과정’과 ‘다 쓴 후 퇴고하는 과정’이 포함되며 퇴고와 교정에 힘을 쏟으라고 강조한다. 다듬는 포인트로는 4가지를 제시하는데 그 중 하나가 초고를 쓰고 바로 다시 읽어보는게 아니라 2~3일 후, 일주일 후, 보름 후 시간 간격을 두고 읽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잠시 글에서 떨어지는 시간을 둠으로써 내 글을 개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데 객관성이 늘어나면 부족한 내용, 어색한 흐름, 부적절한 단어, 오탈자등이 눈에 훨씬 잘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프린트해서 읽기, 제3자에게 읽어보게끔 하는 것, 마지막으로 소리내어 읽는 음독을 하라고 권유한다. 이 4가지 중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음독이다. 하지만 음독이 중요한 이유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입으로 말하는 과정에서 언어 변환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글자도 흘려 읽을수가 없다. 특히 소리 내어 읽다 보면 글의 흐름이나 리듬이 나쁜 부분이 쉽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나는 글이 지루하지 않기 위해서는 리듬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한명인데, 앞으로 글을 퇴고할때는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꼭 실천해야겠다. 

    

글을 쓸 때 문장이 길어지면 꼬이기때문에 글을 쓴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때가 있다.(물론 나도 여러번 경험했다) 그럴때는 먼저 문장을 끊어서 짧게 써보도록 하고 이후에 살펴볼것이 주어와 서술어의 위치이다. 정확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을 확인하고 최대한 주어와 서술어가 가까이에 위치할수 있게 고쳐보자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 한가지 우리가 주의해야할 것은 수동적 표현이다. 수동 표현이 많은 글은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읽는 사람 관점에서 보면 어딘가 석연치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무책임한 글’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수동적 표현에 익숙해져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글을 쓴다. 나도 그렇다. 내가 그렇게 많은 수동형문장을 쓰는지 미처 몰랐는데, 이 부분을 인지하고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니 수동형문장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실제로 퇴고할 때 수동형문장을 중점적으로 고치기도 했다. 문장을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 고친후 처음에는 능동형문장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지만 여러번 읽어보니 능동형문장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의식적으로 능동형 문장을 쓰려고 노력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훨씬 좋은 글이 될것이다.


 수동태의 특징                     능동태의 특징

문장구조가 복잡                   문장구조가 단순

추상적이고 객관적                 구체적이고 주관적

설득력 부족                        설득력 있음

책임을 회피하는(듯이 보임)         책임을 지고 말하는(듯이 보임)

 

또한 저자는 글의 건조함을 피하려면 대화체를 사용하라고 하는데 대화체를 섞어쓰면 현실감과 생동감이 한층 올라가서 ‘동작’이 살아난다고 한다. 나역시 글을 쓸 때 대화체를 종종 사용했었다. 그런데  대화체를 쓰는 것이 글을 좀 가볍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 대화체를 구어체를 바꾸기도 했는데 오히려 대화체가 글을 생동감있게 만든다니 눈여겨볼만했다. 저자는 “글쓰기에서 ‘연출력’은 중요한 기술이다. 뛰어난 연출을 살려 현장에 있는듯한 효과를 내는 데 대화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라고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은 것은 첫문장의 중요성이다. 저자는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흔한 내용으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일은 피하라고 한다. 나도 글을 쓸 때 첫문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짧고 강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그 다음은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 하는 호기심이 들게하고 싶어서 첫 문장에 많은 공을 들인다. 출간한 책의 어느 한 꼭지에서도 고민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편집때 문장을 통째로 빼고 “나는 예민한 엄마였다”라는 짧은 문장을 첫문장으로 배치했다. 독자에게는 왜 예민한 엄마였는지 궁금증이 일기 때문에 잘한 선택이다 싶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방법론적인 것들을 익히고 배우며 내 글에 적용하는 연습을 한다면 내 글이, 우리의 글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초고도 쓰기 어렵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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